경제성장률도 큰 변화 없어
청년인구 크게 안 줄어
취업·입시 경쟁 별 차이 없어
“2022년 웬만해선 세상 안 바뀐다”
한 일자리박람회에서 취업준비생들이 면접을 보기 위해 줄을 서고 있다. [박영철 동아일보 기자]
먼저 출생인구 감소 현황을 알아볼 필요가 있다. 통계청의 인구동향조사에 따르면, 출생자 수가 줄어드는 패턴을 보이기 시작한 때는 1995년이다. 이해 출생자 수는 약 71만5000명으로 전년 대비 0.9% 줄었다. 이후 계속 줄다가 2000년 잠깐 늘었다. 2000년 출생자 수는 약 64만 명으로 전년 대비 3.1% 증가했다.
“2000년대 초 출생자 수 급감은 사실”
그렇다면 “2000년대 초반에 급격하게 출생인구가 줄어들었으니 2022년에 세상이 확 바뀐다”는 이야기는 정말 맞는 것일까? 이에 대한 답을 찾기 위해선 출생인구 감소와 밀접한 관련이 있는 몇 가지 지표의 현 수준을 살펴볼 필요가 있다.
우선 살펴봐야 할 것은 우리 경제의 심각한 문제인 청년 실업률이다. 2008년 청년(15~29세) 실업자는 약 31만8000명으로, 7.1%의 청년 실업률을 보였다. 10년 뒤인 2018년에는 약 40만8000명으로, 9.5%의 청년 실업률을 기록했다. 10년 사이 청년 실업률이 2.4%포인트 상승한 것이다. 나라의 미래를 짊어지고 갈 청년들의 일자리 상황이 글로벌 금융위기 때보다 더 악화됐다고 할 수 있다.
청년 실업률 못지않게 우리나라 부모의 속을 태우는 것은 상위권 대학 입시 경쟁률이다. 상위 17개 대학의 정원 내 기준 정시 경쟁률은 2015년 5.96대 1, 2016년 6.12대 1, 2017년 6.2대 1, 2018년 6.81대 1로 최근 지속적으로 오르고 있다. 자녀의 학벌에 대한 부모의 갈망이 청년들을 대학입시 전쟁으로 몰아넣는다.
인구가 줄면 경제성장률도 부정적인 영향을 받는다. 글로벌 금융위기 직전인 2007년 실질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은 5.5%였으나, 10년 뒤인 2017년에는 3.1%로 낮아졌다. 2018년 실질 GDP 성장률은 더 낮아져 2.7%로 떨어졌다. 우리나라의 경제성장은 일본처럼 점차 저성장 늪으로 빠지고 있다.
“고령자 수가 더 가파르게 늘어”
먼저, “2000년대 초반의 급격한 출생인구 감소가 청년 인구수를 크게 줄여 2022년 청년 실업률을 큰 폭으로 낮춘다”는 가설과 관련해, 통계청의 장래인구에 대한 기본 추계에 따르면, 청년 인구(15~29세)수는 2010년 1040만2000명에서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895만6000명으로 줄어든다. 이렇게 청년 인구수가 지속적으로 줄어드는 것은 사실이지만, 2019년 현재와 2022년 사이엔 청년 인구수의 급격한 변화는 없다. 이는 <그림 2>에서 시각적으로 잘 확인된다.
2022년 청년 인구수는 다소 줄지만 인구 고령화로 인해 오히려 고령자 인구수는 좀 더 가파르게 늘어날 것으로 보인다. 고령자 인구수는 2010년 약 536만6000명으로 전체 인구의 10.8%를 차지했지만 2022년에는 약 897만8000명으로 17.2%를 차지하게 된다. 고령자 수가 더 늘어나는 것은 청년에게 결코 좋은 일이 아니다. 청년이 짊어져야 할 복지비용이 그만큼 많아진다는 뜻이다. “2022년 청년들 취업도 잘되고 부담도 줄어드는 멋진 세상이 된다”는 보장이 없는 셈이다.
“2022년 이후 상위권 대학 쉽게 간다”는 말도 안 맞아
2000년대 초반의 급격한 출생인구 감소는 2022년 군 입대 대상자에 큰 영향을 줄 수 있다. 군 입대 대상자인 20~24세 인구수는 2010년 약 313만9000명에서 서서히 증가해 2016년 약 355만9000명으로 늘었다. 이후 지속적으로 감소해 2022년 약 305만4000명으로 줄어든다. 2027년부터는 약 230만 명대로 수렴하는 패턴을 보인다. 군 입대 대상자 수도 2019년 현재와 2022년 사이에서 급격한 변화는 없다고 할 수 있다.
정치권, 근거 없는 말 삼가야
지난해 11월 많은 수험생과 학부모가 참석한 가운데 열린 2019대학입시 설명회. [안철민 동아일보 기자]
결론적으로, 정치권은 “2022년 세상이 바뀐다”고 말해선 안 된다. 사회와 개인 각자가 노력하지 않으면 2022년에도 웬만해선 세상은 달라지지 않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