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10월호

“이렇게 발전한 대한민국, 아버지가 보셨으면….”

6‧25 정전협정 참여한 케네스 영 아들, 진주 국제포럼 참석

  • reporterImage

    구자홍 기자

    jhkoo@donga.com

    입력2024-09-30 13:58:56

  • 글자크기 설정 닫기
    • ‘K-기업가정신 포럼’ 참석차 방한한 스티븐 영

    • 선친은 세계대전‧6‧25정전협정 참여한 케네스 영

    • 정전협정 당시 美 목표는 ‘자유 대한민국 지키기’

    • “한국을 도왔던 미국의 결정은 옳았다”

    스티븐 영 콕스라운드테이블(CRT) 사무총장. [홍태식 객원기자]

    스티븐 영 콕스라운드테이블(CRT) 사무총장. [홍태식 객원기자]

    삼성과 LG 등 한국의 기업가 정신을 세계에 알리기 위한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이 9월 30일 진주시 경남이스포츠경기장에서 막을 올렸다. 이틀 일정으로 열리는 이번 국제포럼은 ‘세계 기업가정신 전문가 세션’ ‘4대 글로벌 대기업 세션’ ‘콕스 라운드 테이블 세션’ ‘중소기업 세션’ ‘세계 학장 라운드 테이블 세션’ 등 다양한 주제로 구성됐다. 중소벤처기업진흥공단이 주관하는 토크 콘서트, 경상국립대와 한국경영학회가 주관하는 ‘대한민국의 경제 기적, K-기업가정신과 그 뿌리’ 토론 등도 예정돼 있다.

    이날 개회식에서 가장 눈길을 끈 참석자는 스티븐 B. 영(Stephen B. Young) 콕스라운드테이블(CRT) 사무총장.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조직위 초청으로 방한한 영 사무총장은 6‧25전쟁 정전협정 당시 미국 측 인사로 참여한 케네스 T. 영 전 태국 주재 미국대사의 아들이다. 선친 케네스 영은 1951~1954년 미 국무부 동북아 국장을 지냈고, 정전협정 당시에는 미국 측 차석대표로 유엔군사령부 군사정전위원회 특별대사 자격으로 활동한 인물이다.

    1953년 판문점에서 열린 휴전협상 당시 선친인 케네스 영(가운데). [스티븐 영 제공]

    1953년 판문점에서 열린 휴전협상 당시 선친인 케네스 영(가운데). [스티븐 영 제공]

    ‌그는 ‘신동아’ 기자와 만난 자리에서 “아버지는 유엔사 정전위 특별대사(UNC-MAC) 존 J. 맥클로이의 대리인으로 활약했다”며 “1954년 6‧25전쟁 정전협정 비준을 위한 제네바 회의에도 참석했다”고 말했다. 그는 이어 “아버지는 1972년에 돌아가셔서 한국의 아주 오래 전 모습만 보셨다. 만약 지금처럼 발전한 한국의 모습을 봤다면 아주 자랑스러워하셨을 것”이라며 “6‧25전쟁 당시 미국의 희생, 그리고 판문점에서 정전회담에 참여했던 수고가 가치 있는 일이 됐다고 기뻐하셨을 것 같다”고 부연했다.

    미국 존 F. 케네디 대통령 재임 시절인 1961년~63년 태국 주재 미국대사를 지낸 선친은 하버드대 졸업 후 2차 세계대전에서 미 공군으로 참전했다. 이후 1946년 미 국무부에 입부한 뒤 외교관으로 활동한 것으로 알려졌다. 오준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조직위원장(전 주유엔 한국대사)은 “당시 휴전협정은 군인들이 주도했지만 외교관이던 선친이 관여한 것으로 안다”고 부연했다.

    이승만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케네스 영. [스티븐 영 제공]

    이승만 대통령과 악수하고 있는 케네스 영. [스티븐 영 제공]

    “한국인은 헌신할 줄 아는 강한 사람들”

    영 사무총장은 “한 밤 중에도 밝은 빛이 가득한 한국과 캄캄한 어둠 속인 북한 위성사진은 6‧25전쟁 이후 두 나라의 삶이 어떻게 달라졌지 극명하게 보여준다”며 “만약 북한이 (6‧25)전쟁에서 승리했다면 지금 한반도 전역에서 불빛을 찾아볼 수 없었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나의 아버지는 ‘한국인은 고유의 가치와 유산을 지키기 위해 헌신할 줄 아는 강한 사람들’로 기억했다”며 “(6‧25전쟁 때) 한국을 도왔던 미국의 결정은 옳은 일이었다”고 강조했다. 또한 “정전협상 당시 미국의 가장 중요한 목표는 자유 대한민국을 지키는 것이었고, 소련의 스탈린을 등에 업은 독재 정권에 한국인이 지배 받아서는 안 된다는 분명한 목표가 있었다”고 회고했다.

    9월 30일 진주시 경남이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개회식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9월 30일 진주시 경남이스포츠경기장에서 열린 ‘진주 K-기업가정신 국제포럼’ 개회식 참가자들이 기념사진을 촬영하고 있다. [홍태식 객원기자]

    ‌그는 이번 국제포럼에서 ‘도덕적 자본주의와 지속 가능한 성장을 위한 기업가정신의 역할’을 주제로 강연에 나설 예정이다. 그가 사무총장을 맡고 있는 콕스라운드테이블(CRT)은 비즈니스 리더들과 변호사, 교수, 회계사, 비정부기구(NGO) 활동가가 모인 전문가 네트워크로, 1986년 스위스 콕스에서 각국 리더들이 ‘지속가능한 자본주의’를 위한 경영 원칙에 대해 논의하기 시작한 데서 비롯됐다.

    하버드대 로스쿨 출신 변호사이기도 한 영 사무총장은 햄라인 로스쿨(Hamline University School of Law) 학장을 지냈고, ‘도덕적 자본주의’와 ‘도덕적 자본주의로의 길’을 펴냈다. 최근에는 베트남 전쟁에서 미국이 패한 원인을 다룬 책 ‘키신저의 배반’을 출간하기도 했다. 영 사무총장의 인터뷰 전문과 이날 강연 내용은 10월 중순 발행 예정인 ‘신동아’ 11월호에 실릴 예정이다.



    구자홍 기자

    구자홍 기자

    ‘지금’ ‘여기’ ‘우리’에게 필요한 콘텐츠가 무엇인지, 여러분의 아이디어와 지혜를 나눠주세요. 제 이메일은 jhkoo@donga.com입니다. 세상이 필요로 하고, 세상에 도움 되는 콘텐츠로 보답하겠습니다. 감사합니다.

    尹 임기 전반기, ‘소통 의지’ 보였지만 ‘불통 모습’ 더 보여

    [영상] 진중권 “한동훈, 지금 국면 돌파 못 하면 미래 없어”

    댓글 0
    닫기

    매거진동아

    • youtube
    • youtube
    • youtube

    에디터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