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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의 美·日·中·러 스파이전력 총점검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서울의 美·日·中·러 스파이전력 총점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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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일·중·러 가운데 서울에 정보 역량을 가장 많이 투입하고 있는 나라는 단연코 미국이다. 가장 큰 이유는 북한 때문이다. 북한은 핵과 생화학무기를 개발하고 있는 나라다. 또 각종 테러와 위조지폐, 마약 등 국제 범죄와 연결된 전력을 갖고 있다. 게다가 한국에는 미 지상군이 주둔하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이 한국내에서 정보를 수집하는 단위는 대사관의 공식조직과 ORS(Office of Regional Study:지역조사과), FBIS(해외방송청취반), DIA(미국방정보본부), 501정보부대, OSI (Office of Special Investigation:미공군방첩수사대) 등이다.

이중 핵심은 ORS다. 이곳은‘CIA 한국지부’로 인원만 수십명에 이른다. ORS와 FBIS는 세종로 미대사관 내에 설치돼 있고, DIA, 501정보부대, OSI는 모두 서울 용산 미8군 영내에 있는 군사정보기관이다. 501정보부대는 주로 특수장비를 동원하여 국내의 주요 통신을 감청한다.

서울에서 이루어지는 미국측 정보 활동의 기지는 용산 미8군기지다. 우선 각 정보단위의 회합 장소. 용산의 미8군기지 10번 게이트로 들어가서 왼쪽편으로 꺾으면 드래곤힐호텔이 나온다. 호텔 뒤에는 하텔하우스라는 장성전용 레스토랑이 있다. 아늑한 이 레스토랑의 별채에서는 매주 금요일, 남북한의 최고기밀이 오가는 비밀회의가 열린다. 바로 이곳이 서울에 파견된 미국의 여러 정보조직이 한주일 동안 수집한 정보를 공유하고 분석하는 자리다. 이 연석회의를 통해 미국 정보요원들은 두 가지 보고서를 만든다. 한 가지는 미국만 보는 대내용이고, 다른 하나는 캐나다대사관, 영국대사관, 호주대사관과 돌려서 보는 대외용이다.

이 드래곤힐호텔 옆에는 군청색의 큰 파라볼라 안테나가 걸려 있다. 이 안테나 밑에는 지하벙커가 있는데, 이곳에서는 북한군의 교신내용을 감청해서 녹음하고, 이를 영어로 번역한다. 이 벙커에서는 평상시에는 북한 교신 내용을 감청하지만, 한국의 통신을 감청하는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대외적으로 활동하는 것은 미국대사관 공식조직뿐이고 미국의 여러 정보조직들은 대부분 막후에서 움직인다. 그 가운데 정치과가 가장 민감한 현안을 다루는데, 현재 데이비드 스트라우브 정치참사관 밑에 1등서기관 세명이 ▲북한·군사문제 ▲북한·정치문제 ▲한반도 외교·통일문제로 업무를 나누어 맡고 있다. 이 1등서기관 세 명 밑에 각각의 스태프들이 있다. 정치과는 보안 때문에 한국인 직원은 여직원 두 명만 쓰고 있다.

주한미국대사관은 화이트 요원(공개 정보원)과 블랙 요원(비공개 정보원) 뿐만 아니라 광범위한 협조자를 운영하며 인간정보(Humau Intelligence:HUMINT)를 획득하고 있다. 지난 1월 말부터 주한미국대사관은 부시 미국대통령 방한 준비로 눈코 뜰 새가 없었다. 여러가지 업무가 많았지만, 이들의 가장 큰 관심사는 부시 대통령의 ‘악의 축’ 발언에 대한 한국민들의 여론이었다. 이는 기계정보로도 잡아내지 못한다. 미국대사관이 공식적인 활동을 통해 끊임없이 한국사회의 여론주도층을 접촉하는 것은 이 때문이다. 여론주도층 가운데 가장 많이 이용하는 계층은 대학교수 집단이다. 이들을 대사관이 주최하는 파티에 초대해서 의견을 청취하는 것이다.

미국정부가 운영하는 정보조직과의 연관은 확인되지 않았지만 미국인의 정보 수집에는 사설 탐정회사 같은 민간라인도 동원되고 있다. 앞에서 소개한 외국어학원의 영어강사를 동원한 저인망식 여론 수렴과 정보 수집이 한 예이다.

미국의 정보조직이 정보를 캐기 위해 기를 쓰고 있지만, 한국인이 갖다 바치는 경우도 있다. 한국의 VIP들이 미군 정보부대의 거점인 용산 미8군 기지 안으로 들어와서 정보를 흘리는 것이다. 용산의 미군부대에 차량을 타고 입장하기 위해서는 ‘데칼(Decal)’이라는 미군부대 차량출입증이 있어야 한다.

이 차량출입증이 발행된 차량의 주인은 대부분 한국 관계나 재계의 고위 간부들이다. 이들은 중요한 인사를 만날 때, 미군부대에 자유로이 출입할 수 있다는 것을 과시하기 위해 종종 미8군 영내 식당에서 식사를 한다. 이때 이들이 이용하는 레스토랑이 미8군 영내 골프 윈도(Golf Window) 옆에 있는 ‘촘스키 레스토랑’이다. 이 레스토랑을 자주 이용하는 한 정보 관계자는 “이 레스토랑에는 가끔 대한민국 최고의 기업가들이 식사를 하러 온다. 이들은 이 자리에서 공무원들에게 뇌물 준 이야기를 주고받는다. 또 한미연합사나 국방부, 육군본부, 해군본부, 공군본부의 고급 장교들도 이곳에 출입한다. 여기서 또 고급 군사정보가 오간다. 중요한 것은 이 레스토랑에서 일하는 종업원들이 모두 미군에 협조하는 정보 끄나풀이라는 사실이다. 이 레스토랑에서 주고받는 이야기는 전부 미군에 들어간다고 보면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뭐니뭐니해도 미국 정보력의 강점은 영상정보·신호정보·측정정보를 총괄한 기계정보다. 미국은 첩보위성과 전세계적인 도감청시스템 에쉴론(echelon)을 통해 한반도에서 일어나는 웬만한 사항들은 다 잡아내고 있다.

한반도에서 이를 총괄하는 곳이 바로 경기도 오산의 ‘미 제7공군’ 기지에 있는 복합정보정찰지상센터다. 이곳은 오산 공군기지와 평택시에 있는 험프레이기지를 연결하며 전시 지휘·통제를 담당하는 종합센터다.

오산 복합정보정찰지상센터는 비밀정보를 수집하고 한미 연합군 사령부가 중대한 지휘와 통제 지시를 내릴 때 결정적인 정보를 제공한다. 이곳은 남북한에서 필요한 정보를 수집하는 전문적인 능력을 갖추고 있다. 밤이건 낮이건, 궂은 날이건 갠 날이건 24시간 한반도를 감시한다. 한반도 상공에 떠 있는 U-2R 정찰기도 수집한 정보를 이 센터에 보낸다. 말하자면 한반도 전역이 오산 기지의 수집 권역에 들어간다는 것이다. 이 센터에서 걸러지는 정보는 한반도 주둔 미공군과 한국 공군, 미 태평양함대가 공유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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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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