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4월호

코뼈가 바로 서야 건강도 선다

  • 글: 박상욱 하나이비인후과 원장

    입력2003-03-26 09:2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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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뼈가 바로 서야 건강도 선다
    자연은 때로 공해에 찌든 인체에 부담스러운 존재로 다가온다. 봄소식과 함께 날아든 꽃가루 때문에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는 환자들만 봐도 알 수 있다. 요즘 같은 환절기엔 이비인후과가 문전성시다.

    그런데 여기엔 변수가 잠재해 있다. 요즘 병원을 찾는 코 질환자들 중 계절적 요인을 확대해석해 알레르기성 비염으로 자가진단하는 경우가 그렇다. 환자들 중엔 “수년간 알레르기성 비염을 앓아왔노라”며 “요즘 더 심해져 병원을 찾았다”는 경우가 많다.

    문제는 환자들이 생각하듯 이맘 때 일어나는 코의 이상들이 전부 감기나 알레르기 등 바이러스성 감염으로 인한 질환만은 아니라는 데 있다. 임상에서 살펴보면 콧물, 코막힘, 잦은 재채기를 호소하는 대다수 환자들이 바이러스성 감염보다는 코 자체에 문제를 갖고 있다. 즉 콧대가 휘어져 콧속 구조가 균형을 잃어 이런 증상을 겪게 되는 것. 비중격 만곡증 환자들이 대표적이다.

    비중격은 콧속 가운데 있는 칸막이뼈다. 비중격 만곡증은 이 뼈가 휜 상태를 말한다. 사실 일반인의 70%는 이 부분이 미세하게 휘어져 있다. 그러나 이것이 운동이나 기억에도 없는 작은 외부적 충격을 받아 더 크게 휘면 증상이 악화된다. 발육 이상 또는 코 안에 생긴 물혹, 종양이 콧속을 압박해서 생기는 경우도 많다. 별 증상이 없으면 치료가 필요치 않지만 증상이 가볍다고 방치하는 것은 금물. 후일 만성비염, 비후성비염, 부비동염(축농증) 등 합병증을 일으켜 평생 코로 인한 괴로움에서 벗어날 수 없기 때문이다.

    거울을 똑바로 쳐다봤을 때 코가 휜 것을 바로 알 수 있으면 100% 비중격 만곡증이다. 잘 판단되지 않으면 이비인후과에서 상담받는 게 좋다. 코뼈가 휘면 콧구멍 크기도 달라지고, 결국 이는 코의 이상을 부르는 원인이 된다. 인체는 콧구멍 양쪽이 같은 압력으로 숨을 쉬도록 설계돼 있는데, 콧구멍 크기가 다르면 압력차가 생기고, 이로 인해 작은쪽 콧속엔 상처가 생길 수밖에 없다. 이 상처가 심해지면 코막힘, 코피, 두통, 편두통 증세가 나타난다.



    비중격 만곡증 환자들에겐 공통점이 있다. ‘킁킁이’란 별명이 그것. 코막힘 때문에 생긴 버릇이 놀림감이 된다. 그 정도야 우스갯소리로 넘어갈 수 있다. 문제는 환자들이 업무 비능률 상태에 빠지기 쉽다는 데 있다.

    비중격 만곡증 환자들은 주의력 산만, 기억력 감퇴를 호소한다. 코막힘에 괴로워하다 보니 집중력이 떨어져 업무처리에 소홀해지기 쉽고, 자칫 불성실한 사람으로 비쳐지곤 한다. 이를 막으려면 비중격 성형술로 코뼈를 바로잡아야 한다. 시술은 30분 안에 끝나며 국소마취를 하므로 당일 일상복귀가 가능하다.冬

    코 질환 환자가 의사의 진료를 받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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