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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나라 박근혜계 ‘공천 생존 투쟁기’

“대표님, 이렇게 약하시면 다음에 또 집니다”

  • 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한나라 박근혜계 ‘공천 생존 투쟁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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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제17대 대통령선거 이후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는 몇 차례 만났다. 늘 공천 문제가 이슈였다. 회동 뒤에는 원만히 타결되는 듯했다. 그러나 양측은 이내 틀어졌다. 패자의 두려움, ‘대학살의 두려움’ 때문이다. 생존의 기로에 선 박근혜系의 공천 생존 투쟁기를 추적했다.
한나라 박근혜계 ‘공천 생존 투쟁기’

중국특사 단장으로 중국 방문을 마친 박근혜 전 대표(앞쪽 손 흔드는 이)가 1월19일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 마중 나온 지지자들의 열렬한 환호에 답례하고 있다.

한나라당은 지난해와 올해 잇달아 내전을 치렀다. 2007년 6~8월 한나라당 대선후보 경선이 1차 전쟁이었다면, 12월19일 대선이 끝나자마자 불붙은 양측의 18대 총선 공천 갈등은 2차 전쟁이었다. 공천 갈등은 지금도 진행 중이며 2월말이나 3월초 공천 결과가 발표되더라도 봉합이 될지 장담할 수 없다.

갈등의 씨앗은 대선후보 경선을 앞두고 줄서기가 시작된 1년여 전에 뿌려졌다. 지난해 8·20 경선 이후 12·19 대선까지 4개월은 공천 갈등의 잠복기였다. 공천 다툼이 이-박 사이의 마지막 승부처로 여겨졌지만 대선운동 과정에서 누구도 말을 꺼낼 분위기가 아니었기 때문이다.

물밑에서 부글부글 끓던 갈등은 대선 직후 마침내 폭발했다. 지난 한 달여 동안 양측은 사사건건 벼랑 끝에서 대치했고, 그럴 때마다 공멸을 막기 위해 서둘러 봉합했으나 이내 실밥이 터지곤 했다.

이명박 대통령 당선자와 박근혜 전 대표 진영의 공천 갈등은 대선 승리 이틀 만인 12월21일 대권·당권 분리 문제를 놓고 고개를 들기 시작했다. 경선 당시 이명박 후보 캠프 공동 선대위원장을 지낸 박희태 의원은 이날 라디오에 출연해, “노무현 대통령의 당권·대권 분리는 아마추어적 발상이다. 국정혼란과 여권의 풍비박산을 불렀지 않으냐”고 문제를 제기했다. 그는 “대통령과 당이 따로 놀아선 안 된다. 당과 대통령 관계를 재정립하고 새로운 협력과 국정수행의 모델을 만들어야 한다”고 했다.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정(黨政) 분리 원칙을 ‘당정 일체화’로 수정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이 문제는 총선 등의 공천권과도 연결된다. 현행 당헌 7, 8조에 명시된 당정 분리 규정은 대통령이 당직 임명과 총선 공천 등 당의 인사권에 개입하는 것을 막는 것이 골자다.

“신문 보고 깜짝 놀랐다”

그러자 당권을 쥐고 있는 강재섭 대표가 즉각 반박에 나섰다. 강 대표는 “당헌·당규에 규정된 당정 분리 원칙은 지켜져야 한다. 이 당선인 주변에서 자꾸 이상한 말을 흘려 쟁점으로 삼으려는 것은 당을 시끄럽게 할 뿐”이라고 경고했다. 공천권을 둘러싼 기 싸움이 촉발된 셈이다. 이 때까지 ‘친박(親朴)’ 쪽은 전면에 나서지 않았다.

당정 분리 문제는 12월24일 이 당선자와 강 대표의 대선 이후 첫 회동에서 일단락됐다. 이 당선자가 “당헌·당규에 잘 정리돼 있는 것 같다. 당헌·당규를 고친다든지 하는 문제는 앞으로 이야기하지 않는 게 좋겠다”고 강 대표의 손을 들어줬기 때문이다. 이 당선자는 또 “신문을 보니 우리 당이 공천 문제 때문에 뭐 어떻고 해서 깜짝 놀랐다. 지금 그런 것을 갖고 얘기할 때가 아니다”고 우려를 표시했고, 강 대표는 “내년 1월 중 총선기획단을 만들어 공천 일정과 기준 확정 등을 조용하게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그러나 결코 조용하게 추진될 수 없는 사안이었다.

이-강 회동 이틀 후인 12월26일 ‘친이(親李)’ 핵심인 이재오 의원과 이방호 사무총장, 정종복 사무부총장이 잇달아 “18대 총선 공천자는 2월25일 대통령 취임식 이후 확정하겠다”고 언급하면서 전운이 감돌기 시작했다. 이재오 의원 등은 “취임식 전에 공천자를 발표하면 (공천 탈락 현역 의원의 비협조로) 국회에서 새 정부 국무총리 인준과 장관 인사 청문회가 제대로 이뤄지지 않을 수 있다”는 이유를 들었다.

그러자 박 전 대표 측이 드디어 반격에 나섰다. 총선에 임박해 공천자를 발표하겠다는 것은 반발의 틈을 주지 않고 이 당선자 측 뜻대로 밀어붙이겠다는 것으로, 총리 인준 등에서 거수기로 사용한 뒤 팽(烹) 시키겠다는 의도란 불만이 터져 나왔다. 박 전 대표 측 명분은 이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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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국건 영남일보 정치부 기자 song@yeongnam.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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