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MB, 아프간 美軍에 ‘보급 공항’ 비밀리 제공

정부 돈 1억1760만달러로 미국에 통 큰 선물

  • 허만섭│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shue@donga.com│

MB, 아프간 美軍에 ‘보급 공항’ 비밀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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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중앙아시아 보급공항 폐쇄…아프간 미군 위기”
  • ● MB, 5월 ‘우즈벡 나보이공항 현대화’ 발표
  • ● 수출입은행 통해 정부예산 대거 지원
  • ● “한국, 나보이 통해 아프간 미군에 물자 수송”
  • ● 美 리포트 “MB, 워싱턴이 가장 원하는 걸 줬다”
MB, 아프간 美軍에        ‘보급 공항’ 비밀리 제공

5월11일 이명박 대통령이 우즈베키스탄 타슈켄트 영빈관에서 이슬람 카리모프 대통령과 정상회담을 하며 뭔가를 메모하고 있다.

이명박 대통령은 5월11일 우즈베키스탄을 국빈 방문했다. 이날 이 대통령과 이슬람 카리모프 우즈베키스탄 대통령은 인프라, 물류, 에너지 분야에서 양국의 협력을 약속하는 6건의 양해각서(MOU)를 체결했다. 6건은 △수르길 가스전 개발사업 협력 △신규 광구 탐사 협력 △알마릭 광산개발 및 현대화 협력 △나보이특구 건설 지원(3건)이었다.

이 대통령은 “중앙아시아 무역 루트 교두보인 우즈베키스탄의 물류 분야와 한국의 IT 분야를 기반으로 ‘21세기 신 실크로드’를 구축해야 한다”며 양국의 윈-윈 전략을 강조했다. 6건의 MOU 중 언론의 집중 조명을 받은 대상은 나보이특구 관련 건이었다.

대한항공 등 한진그룹은 지난해부터 우즈베키스탄 사마르칸트 인근에 위치한 나보이공항과 그 주변지역을 개발하는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다. 한진그룹은 2018년까지 나보이 공항을 ‘중앙아시아의 물류 허브’로 만들 계획으로 알려졌다.

대한항공은 1월부터 나보이공항의 모든 경영권을 위탁받아 실질적으로 공항을 운영하고 있다. 5월27일에는 인천-나보이-이탈리아 밀라노 노선 외에 인천-나보이-벨기에 브뤼셀 노선을 신설했다. 나보이특구와 관련해 이명박 정부가 우즈베키스탄 정부에 ‘정부 대 정부’ MOU를 잇따라 체결해 지원을 약속한 것은, 이러한 한국 기업 차원에서 진행된 나보이의 ‘중앙아시아 물류 허브화’에 날개를 달아준 격이었다.

한-우즈벡 문제로만 보도

지식경제부의 ‘보도자료’에 적혀 있는 나보이특구 MOU의 구체적인 내용은 1억달러 전대(轉貸)라인과 1760만달러 차관 제공이다.

△나보이특구 전대라인 신규 설정 협력 MOU 2건: 한국수출입은행과 우즈베키스탄 NBU, ASAKA은행이 각각 1억달러씩 전대라인 신규 설정 △나보이특구 상하수도시설 지원 MOU : 수출입은행의 1760만달러 차관을 상하수도시설에 지원.

지식경제부에 따르면 우즈베키스탄의 최대 관심 사업은 나보이특구다. 아지모프 부총리는 나보이공항뿐만 아니라 나보이특구 내 산업단지에도 한국기업들이 적극 투자할 수 있도록 한국 정부와 기업의 지원을 요청했다. 이윤호 지식경제부 장관은 나보이특구 신규 협력 등을 통해 좀 더 많은 기업이 진출할 수 있는 계기가 마련됐다고 했다.

국내 언론은 이번 정상회담에서 맺은 나보이특구 관련 협정을 ‘한국-우즈벡 경제협력의 견인차’ ‘한국-우즈벡 동반 성장의 기반’으로 보도했다. 한국과 우즈벡 두 나라 정부 간 MOU인 만큼 언론이 이를 두 나라만의 문제로 보도하는 것은 외견적으로 당연한 일이다. 청와대와 지식경제부 등 정부 부처도 나보이 프로젝트에 대해선 다른 시각을 전혀 제공하지 않았으며 오직 한국과 우즈베키스탄 간의 경제협력과 우호관계 증진에 초점을 맞춘 자료만 언론에 제공해 그러한 방향으로 보도되도록 유도했다.

“카리모프 대통령은 ‘한국과 우즈베키스탄의 윈-윈이 가능하다’고 말씀하셨습니다.”(5월11일 청와대 브리핑) “카리모프 대통령은 ‘더 중요한 것은 양국이 신뢰를 바탕으로 협력을 하고 있다는 점’이라고 말씀하셨습니다.”(5월10일 청와대 브리핑) “한-우즈벡 동반 성장의 기반을 다지다. 이명박 대통령 방우 계기 경제 에너지 분야 협력.”(5월11일 지식경제부 보도자료)

그러나 한 외교 소식통은 최근 ‘신동아’에 “한국 정부와 우즈벡 정부의 나보이공항 협정은 두 나라만의 문제는 아니며 미국의 세계전략과 관련되어 있다”고 밝혔다. 이 소식통은 “오바마 행정부의 미국외교에서 최우선 순위, 가장 중요한 지역은 중앙아시아와 아프가니스탄이다. 미국에는 아프가니스탄에 주둔하는 미군부대의 원활한 작전수행이 무엇보다 중요하다. 이번 나보이공항 협정은 아프간 주둔 미군의 이해관계와 일치한다”고 전했다. 이어지는 소식통의 설명이다.

“아프가니스탄 주둔 미군부대에 물자를 공급해온 중앙아시아 소재 공항들이 최근 수년 사이 해당 국가와 미국 간의 관계악화 등으로 폐쇄됐거나 곧 폐쇄될 예정이다. 아프간 미군은 생명선인 보급로 확보에 차질을 빚고 있다. 그런데 한국 정부가 나보이공항에 대한 대규모 투자를 약속함으로써 이 공항을 아프간 주둔 미군의 물자수송기지로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이명박 대통령이 미국에 큰 선물을 준 셈이다.”

미국의 세계전략과 연관

이 소식통에 따르면 2001년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자국 공항을 아프가니스탄 전쟁에 참여한 미군에 보급기지로 제공했다. 2005년 우즈베키스탄 정부는 자국내 안디잔 지역의 유혈시위 진압사태와 관련해 미국 정부가 이를 비난하자 미국과 외교적 마찰을 빚었다. 화가 난 우즈벡 정부는 미국이 사용해온 공항을 폐쇄해버렸다. 우즈벡과 아프간은 인접해 있다. 비교적 안전한 우즈벡 보급로의 폐쇄는 아프간 주둔 미군에 상당한 부담을 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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