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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치권 가세한 전임자 처우 관계법 논란 시작도 못해보고 누더기 되나?

노조 전임자 타임오프

  • 김지은│객원기자 likepoolggot@empas.com

정치권 가세한 전임자 처우 관계법 논란 시작도 못해보고 누더기 되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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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노조 전임자의 유급 근로시간 면제(타임오프) 제도가 시행 1년째 실효를 거두지 못하고 있다. 법은 만들어졌지만 경영계와 노동계는 여전히 대립한다.
  • 이유가 뭘까. 오는 7월 국회에서 뜨거운 감자로 떠오를 근로시간 면제에 대한 각계의 입장을 들어보았다.
정치권 가세한 전임자 처우 관계법 논란 시작도 못해보고 누더기 되나?

지난 6월8일 현대자동차 노사가 울산공장 본관 아반떼룸에서 2011년 임단협 첫 상견례를 했다.

지난해 1월1일, 13년간이나 유예돼 오던 노조법의 근로시간 면제 제도와 기업단위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 제도가 우여곡절 끝에 국회를 통과했다. 날치기 통과라는 야권의 주장과 정당한 법적 절차를 거친, 선진화된 법안 마련이라는 여권의 주장이 엇갈렸다. 근로시간 면제제는 이미 지난해 7월1일부터 시작됐고, 복수노조 교섭창구 단일화제는 7월 시작된다. 정치권, 노동계, 경영계는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고용노동부에 따르면 2011년 5월 말 현재 타임오프제를 도입한 노조는 89%에 달한다. 하지만 이는 수치에 불과하다. 대기업 노조 상당수는 여전히 기존 전임자를 무급 전임자, 즉 조합비로 임금을 대체하는 형태로 운영하고 있다. 실제로 기아자동차의 경우 기존 234명이던 유급 전임자 수를 21명으로 대폭 줄였다. 그러나 노조에서 임금을 지원하는 형태로 노조 전임 활동을 계속하고 있는 무급 전임자는 현재 70명에 달한다. 기존 234명에 비하면 절반 이상이 전임활동을 접은 셈이지만 법적 잣대로 보면 정해진 인원보다 몇 배나 많은 노조 전임자가 활동하는 셈이다. 한국철도공사도 노조 전임자 수를 64명에서 17명으로, 현대중공업은 55명에서 15명으로 줄였지만 실제로는 이보다 많은 수가 사실상 노조 전임자로 일하는 것으로 확인된다. 이에 대해 노조 측은 “기존 대비 10분의 1로 급작스럽게 줄어든 노조 전임자 수를 곧이곧대로 수용하기에는 현실적으로 무리가 있다”고 주장한다.

무급 전임자, 편법인가 합법인가

물론 무급 전임자 형태로 노조활동을 계속하는 것은 불법이 아니다. 근로시간 면제 제도에서 규정한 것은 회사가 임금을 지급하는 유급 전임자 수일 뿐, 노조 전임자 수 전체에 제한을 두지는 않기 때문이다. 위에 언급한 기업들 외 다른 대형 노조들도 많게는 전임자의 절반 정도가 무급 전임자 형태로 노조 활동을 계속하고 있다. 다만 기존처럼 회사에서 임금을 받는 형태가 아니라 노조에서 거둔 조합비의 일부를 월급으로 지급받는다는 점이 달라졌을 뿐이다. 월급을 어디에서 받느냐의 차이일 뿐 노조 전임자가 현업에 종사하지 않고 노조활동을 계속할 수 있다는 점에서는 표면적으로 1년 전과 별반 차이가 없어 보인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6월9일, 현대자동차 노조 노동안전위원이던 박모(48)씨가 ‘노동탄압’을 이유로 스스로 목숨을 끊은 안타까운 사태가 발생하면서 타임오프제에 대한 관심이 다시 일기 시작했다. 박씨는 유서에서 “회사에서 타임오프제 시행에 따른 노조활동 탄압을 계속해왔으며 이를 빌미로 근태를 문제 삼았다”고 밝혔다. 하지만 회사 측이 박씨의 죽음을 ‘가계 빚에 따른 압박’이라 해명하면서 노사 간 갈등이 커졌다. 노조 측의 반발로 현대자동차 아산공장의 조업이 한때 중단되는 등 갈등이 폭발하는 사태까지 벌어졌다.

이번 사태를 두고 민주당 조춘화 노동전문위원은 “사람마저 제도에 끼워 맞추기 급급해 벌어진 일”이라고 개탄하며 노조 전임자 인원을 법으로 규제하는 것은 노동자들이 누려야 할 최소한의 생존권마저 짓밟을 수 있는 명분을 만드는 일이라고 꼬집었다.

사업장마다 근로시간 면제제에 대한 노사 양측의 합의가 이뤄지기까지는 상당한 진통이 있었다. 지난해 4월 노조 측의 ‘기존 전임자 유지를 위한 교섭 요구’를 2개월간이나 거부해오던 기아자동차 사측은 6월에 이르러서야 무파업을 조건으로 보상을 실시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했다. 같은 해 9월, 법적으로 사측이 임금을 지급해야 하는 21명 외에 노조가 임금을 부담하는 조건으로 70명이 추가로 전임 활동을 계속하는 데 합의했다. 지난해 10월 기아자동차 노조가 합의한 내용은 기본급 7만9000원 이상, 성과일시금 300%+500만원 지급, 신차성공 격려금 주식 120주 지급, 보전수당 6000원 등이다. 노조 전임자 관련 조항은 특별 협약을 통해 협의되었는데 무급 전임자의 경우 무급 휴직 처리하는 대신 근무시간 중에는 조합 활동을 금지하는 것으로 합의됐다.

내용 합의는 이뤄졌지만 협상 내용을 바라보는 노조 측과 회사 측의 입장은 사뭇 다르다. 특히 신설된 보전수당 6000원(실질임금 기준으로 약 1만5000원)에 대해 노조 측은 결과적으로 회사 측이 무급 전임자의 임금까지 지급할 수밖에 없는 상황임을 고려해 취한 조치로 받아들인다. 실제 업계에서도 “기아차가 타임오프제 도입에 반대하는 노조와의 협상을 통해 기존에 없던 이 수당을 만들고, 노조는 수당 인상분만큼 조합비를 인상해 이것으로 무급 전임자 수당을 지급하는 편법을 쓰고 있다”고 분석하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반면 회사 측은 동종사와의 임금 격차를 해소하기 위해 신설한 항목일 뿐이라고 못 박고 있다. 보전수당의 경우 조합원뿐만 아니라 비조합원을 포함한 기아자동차 사원 전체에 지급하는 수당이므로 조합원들이 무급 전임자의 임금을 지급하기 위해 추가로 거둔 조합비(1만4200원)와는 무관하다는 것이다. 하지만 노동계는 지금껏 노조 전임자들의 활동비를 사측에서 지급함으로 인해 노조 측이 임금 인상폭에 대해 양보한 부분이 있었다고 주장하고 있어 앞으로 임금협상 과정에서도 이 부분은 보이지 않는 쟁점이 될 것으로 예상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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