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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

어려운 시장 환경이 오히려 기회

  • 김선우│동아비즈니스리뷰 기자 sublime@donga.com 홍정훈│국민대 경영대학원장 chhong@kookmin.ac.kr

‘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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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가 4월 6일 창립 50주년을 맞았다. KAMCO는 50년간 한국의 자산을 관리하는 공기업으로 성장하면서 다양한 노하우를 쌓았다. 특히 KAMCO는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의 인수·합병(M&A)을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는데, 대우인터내셔널의 M&A가 성공할 수 있었던 이유는 △㈜대우의 적절한 기업 분할 △전략적인 매각 시기 선정 △공동 매각 주간사 선정 △다양한 M&A 기법에 대한 고려 △대우인터내셔널의 가치 △공익성을 우선시하는 매각 방식 추구 등 6가지로 분석된다. 동아일보가 발행하는 비즈니스 전문지 ‘DBR(동아비즈니스리뷰)’ 102호(2012년 4월 1일 발행)에 실린 기사 ‘어려운 시장 환경이 오히려 기회. 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를 통해 대우인터내셔널 M&A 성공 비법을 엿볼 수 있다.
‘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

2010년 대우인터내셔널 매각 당시 한국자산관리공사의 이철휘 사장(왼쪽에서 세 번째)과 포스코 정준양 회장(오른쪽에서 세 번째)이 주식매매 계약을 체결하며 악수하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가 아직 남아 있던 2009년 상반기. 한국자산관리공사(KAMCO)는 알짜 매물 중 하나인 대우인터내셔널을 인수·합병(M·A) 시장에 내놓으려다가 내외부의 거센 반대에 부딪혔다. KAMCO가 투자은행(IB) 네트워크를 통해 이리저리 알아봤지만 “지금은 시기가 아니다”는 답변이 지배적이었다. 금융위기 때문에 M·A 시장은 꽁꽁 얼어붙은 상황이었다. 매물이 시장에 나오면 관심을 갖는 구매자가 많아야 가격도 오르고 서로 경쟁도 할 텐데 당시 상황에서는 시장이 너무 불확실했다. 하이닉스, 현대건설, 우리금융지주 같은 대형 M·A 매물이 이미 시장에 직간접적으로 나와 있는 상황이어서 국내 M·A 시장은 대기 매물은 많으나 잠재 매수자가 적은 수요자 위주 시장(Buyer′s Market) 구도를 형성하고 있었다. 대우인터내셔널의 M·A를 시작하기에는 부담스러운 상황이었다.

하지만 당시 KAMCO의 생각은 달랐다. 대우인터내셔널은 KAMCO가 꾸준히 관리해오면서 매출 규모나 이익 등 재무성과가 사상 최대 수준을 달리는 중이었다. IB들은 시장 상황에 대해서는 잘 알았지만 대우인터내셔널의 상황과 가치는 몰랐다. 무역 중개 업무를 위주로 하는 다른 종합상사와는 달리 대우인터내셔널은 미얀마 가스전 등 자원 개발에 선제적으로 투자하고 있었다. 해외자원개발 시장이 들썩이는 시점이기도 했다. 이런 점을 봤을 때 당시 이철휘 사장을 비롯한 KAMCO의 실무진은 “시장이 아무리 어렵다 하더라도 대우인터내셔널이라는 매물 자체가 좋고 M·A 경험이 풍부한 KAMCO가 나서면 다른 대형 M·A 매물이 주춤하는 사이 시장을 선점할 수 있을 것”이라고 판단했다.

게다가 KAMCO는 대우인터내셔널의 M·A를 부실채권정리기금 정리 기한인 2012년 11월까지 마무리해야 하는 상황이었다. 이렇게 해서 KAMCO는 반대를 무릅쓰고 2009년 9월 대우인터내셔널의 M·A를 추진했다. 그리고 정확히 1년 만인 2010년 9월 성공적으로 마무리했다.

1.M·A까지의 상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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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우인터내셔널은 1997년 외환위기 이후 대우그룹 12개 계열사의 기업개선작업 결정에 따라 ㈜대우의 무역사업 부문이 분리돼 설립됐다. KAMCO는 대우 계열사 부도로 인한 금융회사들의 유동성 부족을 해소하기 위해 공적자금을 긴급 투입, 2000년 1월부터 대우 계열 12개 사에 대한 금융회사 보유 채권을 인수했고 채권금융회사와 공동으로 기업구조조정을 진행했다. 이 중 대우인터내셔널에 투입된 공적자금은 3870억 원이다.

회사 분할 후 채권금융회사협의회는 대우인터내셔널의 기업개선 약정에 따라 원금상환 유예, 이자조정, 출자전환, 신규 금융지원 등 채무재조정 약정을 이행했다. 이후 KAMCO는 자금관리단을 파견해 채권금융회사협의회 구성원들 간 이견을 조정했으며 채무재조정 실행과 관련한 자구계획을 실천했다. 그 결과 대우인터내셔널은 본격적인 경영 정상화의 길에 들어섰다.

기업개선작업을 위해 KAMCO는 2004년 ‘경영개선이행을 위한 약정’을 체결하면서 최대주주로서 대우인터내셔널의 발전을 위해 최대한 지원할 것을 약속하고 회사의 정기적 경영 현황 설명, 사업계획 등에 대해 사전이나 사후에 협의 및 보고를 요구했다. 하지만 일반적인 경영행위는 전문경영인이 책임지고 처리하도록 최대한 자율권을 부여했다.

이와 함께 KAMCO와 2대 주주(수출입은행), 외부 전문위원 등 모두 5명으로 구성된 경영평가위원회는 기업개선작업 이후 매년 초에 대우인터내셔널이 자체 수립한 경영계획을 참고하고 무역업 동향 등을 분석, 대우인터내셔널 임직원들에게 동기를 부여할 수 있도록 경영목표를 제시했다. 그리고 수익성과 안정성을 중시하는 정량 부문과 경영진의 역량, 책임경영체제, 위기관리능력 등을 중시하는 정성 부문으로 나눠 경영실적을 평가했다. 이런 방침은 자율 및 책임경영 문화 구축과 실적 개선에 기여했다.

‘시기, 매물, 방식’ 3박자로 메가딜 일구다
성공적인 기업개선작업 진행으로 대우인터내셔널은 부채비율이 분할 당시 940%에서 198%로 낮아지는 등 재무구조가 개선됐고, 자구계획 이행률은 79%에 이르렀다. 또 경상이익과 당기순익 기조가 유지되는 등 기업개선작업 종료 요건을 모두 충족했다. 이에 따라 채권단은 기업개선작업 종료를 승인했다. 잔여 채권은 11년간(2004∼14년) 분할상환, 금리는 3년물 국고채 최종 호가 수익률 +1.5%를 적용하기로 했으며 채권단 출자전환주식 매각에 대해서는 1% 초과지분을 보유한 10개 채권금융회사가 공동매각약정을 체결하고 공동매각협의회를 구성해 매각(1% 이하 지분은 시장매각)을 진행하기로 결의했다.

KAMCO는 대우인터내셔널 M·A를 위해 마스터플랜 수립, TF팀 구성 등 사전준비를 하고 2009년 9월부터 본격적인 M·A 진행을 시작했다. 국민 부담 최소화, 대상기업의 발전, 공정·투명·신속한 M·A를 원칙으로 해 공동매각협의회가 보유한 주식 중 전체 주식의 50%+1주 이상 최대 68.15%까지 입찰자가 인수를 희망하는 주식 수를 2단계 경쟁입찰 방식에 따라 매각하기로 했다.

KAMCO는 M·A 주간사, 회계 및 법무자문사 선정 시 공정성을 기하기 위해 KAMCO 내부 임직원 2명, 대학교수로 이뤄진 외부전문가 4명, 공동매각협의회 소속기관인 수출입은행 직원 1명 등 총 7명으로 구성된 M·A 주간사 선정위원회를 구성했다. 그리고 대우인터내셔널의 해외사업 부문 실사, 마케팅, 국내 산업 보호 등 다양한 측면을 고려해 M·A 주간사, 회계 및 법무자문사를 선정했다.

2010년 3월 예비 입찰을 거쳐 포스코와 롯데그룹컨소시엄이 참여한 5월의 최종 입찰에서 포스코가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9월 20일 대우인터내셔널은 3조3724억 원에 포스코에 팔렸다. 10여 년 만에 대우인터내셔널이 KAMCO의 관리를 벗어나는 순간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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