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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의 에코도시⑥

‘동양의 베니스’ 중국 쑤저우(蘇州)

환경을 무기로 글로벌 첨단도시로 변신한 비결

  • 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동양의 베니스’ 중국 쑤저우(蘇州)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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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쑤저우는 크고 대단한 도시다. 6000개의 다리가 있으며, 머리 좋은 상인과 각종 기술과 지혜를 가진 영리한 사람들이 많다. 비단 생산량이 엄청난 규모여서, 모든 사람이 비단옷을 입고 있을 정도다.” (마르코 폴로의 ‘동방견문록’중에서)
‘동양의 베니스’ 중국 쑤저우(蘇州)
‘신동아’가 ‘세계의 에코도시’ 시리즈를 시작했을 때 고민 중 하나는 선진국 도시 위주로 소개될 수 있다는 점이었다. 냉정하게 말하면 환경은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된 뒤에야 관심을 갖는 문제이기 때문에 어떻게 보면 당연한 이야기일지 모른다.

그런데 누군가 중국에서 에코도시 후보를 찾아보면 좋겠다는 아이디어를 냈다. 선진국 사례뿐만 아니라 개발도상국이 환경문제에 어떻게 대처하는지를 살펴보면 우리에게도 도움이 될 것이라는 취지였다.

중국의 에코도시를? 기자는 지금도 1997년 2월 베이징의 겨울을 생생하게 기억한다. 중국 개혁개방의 총설계사인 덩샤오핑이 사망했을 때였다. 그때는 대기오염이 너무 심해서 호텔 바깥에만 나가면 숨 쉬기가 어려울 정도였다. 취재를 마치고 호텔에 들어가 세수를 하면 검댕이 씻겨져 나왔다. 베이징은 당시만 해도 난방연료로 대부분 석탄을 사용했기 때문에 겨울철 대기오염은 최악의 수준이었다.

올림픽이 열렸을 때 베이징의 맑은 하늘이 증명했듯이 이제 베이징도 많이 달라졌다. 그렇지만 환경문제에 대한 중국의 첫인상은 그렇게 각인됐다. 적어도 기자에게는. 더구나 세계의 공장인 중국에서 높게 솟은 공장 굴뚝이 아닌 에코도시를 찾는다는 것은 쉽지 않아 보였다.

그래도 혹시나 하는 심정으로 코트라 상하이 KBC(코리아비즈니스센터)에 “중국에서 에코도시로 취재할 만한 곳이 있으면 추천해달라”고 부탁했다.

그런데 연락이 왔다. 그런 도시가 있다는 것이었다. 쑤저우 공업원구(蘇州 工業園區)였다. 한국어로 직역하면 ‘쑤저우 공업단지’이지만, 실질적으로 중국에선 신도시 개념이다. 공단뿐만 아니라 학교, 아파트 단지, 공원, 자체 법원과 검찰, 대형 쇼핑시설 등 도시의 모든 자족기능을 갖춘 곳이기 때문이다.

취재일정 섭외를 도와준 코트라 상하이 KBC의 김윤희 과장은 “쑤저우 공업원구가 2008년 3월 국가생태시범단지로 지정되면서 생태 및 친환경사업을 적극적으로 하고 있으며, 특히 2009년에 설립 15주년을 맞이하면서 향후 15년은 생태, 친환경 쪽을 강화하고 있다”고 전해왔다.

중국에 있는 공단이 ‘에코 신도시’를 만들었다고? 잘 이해가 되지 않았지만 일단 현장에서 직접 눈으로 확인하기로 하고 상하이행 비행기에 올랐다.

2009년 10월 상하이에서 자동차를 타고 서쪽으로 100㎞ 정도 떨어진 쑤저우로 향했다. 쑤저우 공업원구가 속한 쑤저우는 중국의 대표적인 관광지이기도 하다. 쑤저우는 한국에선 ‘소주’라는 이름으로 더욱 익숙한 도시다.

‘동양의 베니스’, 쑤저우

‘동양의 베니스’ 중국 쑤저우(蘇州)

쑤저우 공업원구에서 석양을 배경으로 웨딩사진을 촬영 중인 커플.

양쯔강변에 있는 쑤저우는 2500여 년의 역사를 가진 도시로 중국 수 왕조 때 대운하가 완공되면서 주요 무역 도시로 부상했고, 상인과 장인들로 붐비는 해상운송업과 곡물저장고로 번성했다. 14세기에 쑤저우는 중국의 비단생산지로 자리매김하면서 부가 급격히 팽창했다. 부자들이 쑤저우에 대저택과 정원 휴양지를 대거 지으면서 쑤저우는 16세기에 최전성기를 맞았고, 당시의 부(富)는 후대에 경쟁력이 있는 관광상품을 유산으로 남겼다.

쑤저우 최고 정원이자 중국 4대 정원으로 꼽히는 줘정위안(拙政園)이 대표적인 사례다. 1509년에 조성된 이 정원은 소설 ‘홍루몽’의 무대가 된 곳으로 유네스코 문화유산으로 지정됐다.

쑤저우에 도착하자마자 주요 관광코스인 운하로 향했다. 수나라 때 이런 규모의 운하가 건설됐다는 게 믿어지지 않았다. 쑤저우는 도시를 동서남북으로 관통하는 운하가 많아 ‘동양의 베니스’라는 별명을 갖고 있다.

실제로 1276년 쑤저우를 방문한 마르코 폴로는 ‘동방견문록’에 “모든 사람이 비단옷을 입고, 6000개의 다리가 있다”는 기록을 남겼다. 그런데 현재 쑤저우에 남아있는 다리는 200여 개라고 한다. ‘동방견문록’을 관통하고 있는 과장이 쑤저우 묘사에도 적용된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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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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