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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문명 공부에 적격인 신전 여행서

  • 고승철│저널리스트 koyou33@empas.com│

고대 문명 공부에 적격인 신전 여행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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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대 문명 공부에 적격인 신전 여행서

‘고대 신전 오디세이’
이종호 지음/ 신인문사/ 403쪽/ 2만원

국내 일간지 토요일자에는 몇 개면에 걸쳐 서평이 실린다. 주요 일간지들은 한때는 따로 북 섹션까지 만들었다. 이런 서평 지면은 독서를 즐기는 이에게 훌륭한 길라잡이 역할을 한다.

신문에 큼직하게 소개된 책에는 아무래도 눈길이 더 가게 마련이다. 책 표지 사진에다 저자 얼굴 사진까지 곁들이면 더욱 이목을 끈다. 이런 ‘대접’을 받는 신간 서적은 행운을 누리는 셈이다. 그런데 자세히 살펴보면 행운의 주인공은 대부분이 번역 도서다. 대상 출판사도 거개가 ‘메이저’급이다. 서평 담당 기자에게는 아무래도 저명한 외국인 저자나 이름 있는 출판사의 책이 더 믿음직하리라.

흔히 국내 출판사 기획자들은 “역량을 갖춘 국내 저자를 찾기가 힘들다”고 개탄한다. 예비 저자군(群)인 대학교수들은 학술 논문 쓰는 일이 바빠 대중용 저술에는 신경을 쓸 겨를이 없단다. 적잖은 교수는 고생하며 책을 써봤자 1쇄 몇 백 권만 팔리는 허탈감을 맛보았기에 다시 집필할 의욕을 잃었다.

한국에서 출판의 위기라는 말이 나온 지 오래됐다. ‘지식 생태계’도 국내 저자의 빈곤 현상 탓에 위기를 맞았다. 그래서 국내 저자가 쓴 좋은 책을 만나면 반가워 독서 애호가에게 소개해주고 싶다. 과학자이자 고대 문명 탐사가인 이종호 박사의 ‘고대 신전 오디세이’가 그런 책이다.

저자의 이력을 살펴보니 범상치 않은 삶의 역정을 걸었다. 그는 고려대 건축공학과 및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프랑스 페르피냥대학에서 공학박사 학위와 과학국가박사 학위를 받았다. 해외유치 과학자로 귀국해 한국과학기술연구소, 한국에너지기술연구원 등에서 연구했다. 100여 편의 과학 논문을 발표했으며 신문, 잡지, 인터넷을 통해 과학의 대중화에 앞장서고 있다. 프랑스 유학 시절부터 세계의 유적지를 탐사·연구했다. 기초 없이 고층 빌딩을 지을 수 있는 ‘역피라미드 공법’으로 20여 개 국가에서 특허권을 얻었다. 저서로는 ‘과학으로 여는 세계 불가사의’ ‘세계사를 뒤흔든 발굴’ ‘세계 최고의 우리 문화유산’ 등이 있다.

저자가 이번에 펴낸 책은 세계 9개 지역의 고대 신전을 찾아 현장 사정을 전하며 축조의 의미를 살피는 내용이다. 쉽게 읽히는 문장에다 화려한 컬러 사진이 수두룩해 고대 문명 공부에 적격이다. 저자는 서문에서 “고대 신전은 고대인들이 온갖 지혜와 삶의 정수를 담았던 성스러운 공간”이라면서 “그들은 절대적이고 성스러운 세계를 3차원 공간으로 만들어 절대자가 그 안에서 거주할 수 있게 하였다”고 밝혔다.

저자가 탐방한 신전을 개인이 일일이 찾아가려면 적잖은 비용과 시간이 든다. 이 책은 고대 문명 탐사가가 독자를 위해 대신 찾아가 작성한 충실한 보고서 같다. 책을 천천히 넘기며 신전 여행을 떠나보자. 이 서평을 쓰는 필자는 이 책에 소개된 9개 신전 지역 가운데 5개를 방문한 바 있다. 저자와 같은 전문적인 식견이 없었기에 신전 탐방 때 미처 보지 못한 점이 많았는데 이 책을 통해 그 미진함을 보완했다.

마을 소년이 발견한 라스코 동굴벽화

저자가 소개하는 곳은 △크로마뇽인의 동굴벽화 △솔즈베리 평원의 거인, 스톤헨지 △신전의 나라, 이집트 △중국 우하량의 신비의 왕국 △이스라엘의 예루살렘 성전 △에페수스의 아르테미스 신전 △신전의 대명사, 델포이와 파르테논 신전 △테오티와칸과 치첸이트사의 피라미드 신전 △잉카 수도 쿠스코와 마추픽추 등이다.

먼저 라스코 동굴을 살펴보자. 1940년 9월12일, 프랑스 남부의 몽티냐크 마을의 동굴에서 소년들이 벽에 그려진 많은 동물 그림을 발견했다. 소년들은 학교 교사에게 알렸고 곧 유명한 고고학자인 브뢰이 신부가 찾아왔다. 이렇게 해서 1만7000년 동안 잠자던 라스코 동굴벽화는 다시 인간을 접하게 됐다. 크로마뇽인이 그린 이들 벽화는 주술 용도인 것으로 추정된다. 동굴을 발견한 소년은 브뢰이 신부의 당부대로 동굴을 지키는 것이 자신의 소명이라고 여기고 40여 년간 관리인으로 일했다고 한다. 라스코 동굴은 일반인에게 공개된 후 오염이 심해졌다. 결국 부근에 복제 동굴을 지어 관람객을 받는다.

영국 솔즈베리 평원에 우뚝 솟은 스톤헨지. 높이 4m, 무게 25~30t의 거석(巨石)을 둥글게 늘어놓은 이 축조물은 멀리서 보면 기괴한 느낌을 준다. 로마인들의 발길이 닿기 전인 선사시대에 세워졌다. 고대인들은 이를 왜 세웠을까. 고대인의 천문관측대 또는 제사 장소라는 학설이 유력하다. 최근 학자들이 스톤헨지와 가까운 곳인 우드헨지 등을 함께 발굴하면서 스톤헨지를 이해할 수 있는 실마리가 풀렸다. 집단 주거지역인 우드헨지의 주민들이 장례용 신전으로 스톤헨지를 사용한 것으로 추정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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