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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과 나는 견우와 직녀 칠월칠석에만 보죠”

‘위대한 멘토’ 김태원의 다시 본 음악인생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이승철과 나는 견우와 직녀 칠월칠석에만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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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음악적 영감의 화수분, 치명적인 첫사랑
  • ● “살기 위해 술 끊었다”
  • ● 치유된 ‘우울증’과 치유되지 않는 ‘불면증’
  • ● 두 번째 자살 포인트는 ‘아내를 배신한 죄’
  • ● “‘사랑할수록’ 부른 김재기 첫눈에 반했다”
  • ● 장애인학교 세우는 것이 최종 목표
“이승철과 나는 견우와 직녀 칠월칠석에만 보죠”
“화장이 잘됐네요.”

“그렇죠? 오늘 화장, 예술입니다.”

이제야 진짜 김태원(46) 같다. 시커먼 선글라스를 신체 일부처럼 쓰고 다니는 ‘록의 전설’ 부활의 리더. 좀 전까지도 선글라스를 벗고 ‘분칠’하던 이 남자. 우연히 본 그 얼굴은 조금 낯설었더랬다.

물 빠진 청바지에 체크 남방을 걸치고, 검정색 니트 모자로 포인트를 준 옷차림이 제법 ‘쌈박’하다. 굽 높이가 족히 5㎝는 넘어 뵈는 거무죽죽한 가죽 부츠도 멋스럽다. 두 눈에는 어김없이 선글라스가 씌워져 있다. 렌즈가 너무 시커메서 시선을 가늠하기가 힘들다. 그런 소품들과 긴 생머리가 어우러져 뮤지션 특유의 ‘아우라’가 뿜어져 나온다.

그를 늘 따라다니는 휴대품들도 눈에 띈다. 주인장의 손때가 묻은 화이트 톤의 일렉트릭기타와 선글라스 여러 개가 담긴 고급스러운 안경함, 국산 담배인 ‘에쎄 순’이다.

오랜 ‘친구’들이 곁에 있어서일까. 공연장이 아닌, TV예능프로그램 대기실에서 마주한 로커의 몸짓이 제집에 온 듯 편해 보인다. 하기야 그는 요즘 인기 절정의 ‘예능 늦둥이’가 아니던가. “김태원에게 예능이란?” 하고 물었더니 바로 답이 나온다.

“삶 그 자체입니다. 예능은 20년 넘게 받지 못하던 대중의 관심을 모아준 음악적 통로예요. 어느 날 갑자기 예능이라는 통로가 열린 건 아닙니다. 라디오방송 게스트를 5년간 했고 거기서 저의 언변과 스토리텔링을 인정받았기에 예능을 할 수 있었던 겁니다. (데뷔 후) 20여 년이 지나 그 기회를 얻은 것이죠.”

TV예능프로그램에 발을 들인 지도 벌써 3년째. 첫 무대는 2008년 말 출연한 MBC ‘황금어장-라디오스타’였다. 방송이 끝나자마자 그의 이름은 인터넷 인기 검색어 1위에 올랐다. ‘김태원 어록’으로 인터넷을 달구는 촌철살인(寸鐵殺人)의 언변 덕분이다. 그의 입담은 2009년 봄 합류한 KBS ‘해피선데이-남자의 자격’에서도 빛을 발했다. 데뷔 후 처음 ‘국민할매’라는 애칭도 얻었다.

최근 또 하나의 감투를 썼다. 바로 ‘위대한 멘토’다. MBC 오디션 프로그램 ‘위대한 탄생’에서 그의 제자 백청강과 이태권은 1,2위를 차지했고 심사위원 점수에서 최하위를 면치 못하던 또 다른 제자 손진영도 4강에 진출했다. 한때 외인부대로 불리던 이들은 김태원 멘토와 함께 ‘기적’을 보여줬다.

▼ 시청자들은 왜 유독 김태원씨의 제자들에게 열광했을까요.

“단 한 가지도 계획됨이 없어서일 거예요. 만남 자체를 즐거워했고, 제가 그 친구들을 발견한 것에 대해 굉장한 희열을 느꼈고, 그 친구들과 점수에 연연하지 않고 매순간을 충실히 성실히 해내는 모습이 아름다워 보이지 않았을까요.”

“가르치려드는 순간부터 부작용이다”

▼ ‘멘토의 힘’이라고들 하던데요.

“그건 불을 붙일 때 약간이에요. 불이 붙고 난 다음부턴 그들 스스로 불붙은 거죠.”

▼ 단점보단 장점을 찾아내 자신감을 심어주는 멘토링이 인상적이었는데, 어떤 생각으로 임하셨나요.

“사실 본인만큼 단점을 아는 사람은 없어요. 멘토라고 해서 그것을 지적하는 건 스트레스를 줄 뿐이지 발전을 기대하는 게 아닙니다. 지금까지 우리 교육에 부작용이 많았던 이유죠. 그들이 단 한순간이라도 현재를 편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 멘토다, 늘 그렇게 생각했어요. 어떤 목사님이 저에게 이런 질문을 한 적이 있어요. ‘청년부 아이들이 말을 듣지 않는다. 진심으로 이야기하는데 받아주질 않는다. 어떻게 해야 하느냐.’ 제가 말합니다. ‘가르치려고드는 순간부터 부작용이다. 누가 누구를 가르친다는 자체가 모순이다. 동등한 위치에서 서로 배워야 한다. 그런 자세라면 안 통할 일이 없다. 원 틀부터 깨라’고요.”

▼ 제자들에게 무엇을 배우셨나요.

“그들의 열정을 배우고, 그동안 망각했던 열정을 일깨우고, 순수를 배웠습니다. 이 나이에 순수하기가 어디 쉽습니까? 그나마 지켜가는 거지. 그나마 지켜서 이정도인 거예요.”

▼ 멘토가 되어달라는 팬이 많을 것 같아요.

“편지가 많이 오죠. 제게는 음악이라는 좋은 방법이 있잖아요. 사실 제가 쓴 가사에 제 얘기가 다 있어요. 그 음악을 듣고 생각하는 것이 저와 대화하는 것과 같아요. 왜냐하면 그 음악이 저니까요.”

1993년 1월부터 그는 일기를 써왔다. 일상의 소소한 행적에 대한 한두 줄짜리 기록이다. 일기를 쓰듯 방송에서도 그는 삶의 철학이 담긴 명언을 남기고 있다. 짧지만 강렬한 울림을 주는 그의 명언들은 ‘김태원 어록’으로 불리며 인터넷을 달구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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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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