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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릴러 ‘이웃사람’으로 돌아온 월드스타 김윤진

“배우는 내 인생의 축복, 새 작품 할 때마다 교훈 얻어요”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스릴러 ‘이웃사람’으로 돌아온 월드스타 김윤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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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 “나이 먹을수록 과감해져요”
  • ● ‘로스트’ 하며 주연과 조연의 차이 배워
  • ● “어딜 가나 이방인이었어요”
  • ● 노출과 스킨십에 ‘쿨’한 동갑내기 남편
  • ● “미워할 수 없는 악역 욕심나요”
  • ● 어릴 적 우상 궁리 보며 연기로 성공하는 꿈 키워
스릴러 ‘이웃사람’으로 돌아온 월드스타  김윤진
“‘심장이 뛴다’ 이후 꼭 1년 반 만이네요. 한국 영화에 출연하는 게….”

영화 ‘이웃사람’의 개봉이 8월로 연기됐는데도 김윤진(39)은 예정대로 7월 9일 인터뷰를 진행했다. 시사회와 배우 인터뷰 일정은 개봉 직전에 잡는 것이 국내 영화계의 관례이지만 사정이 여의치 않아서다. ‘이웃사람’을 찍기 전 미국 ABC-TV드라마 ‘미스트리스(Mistresses)’의 파일럿(TV 방송용 견본)에 출연한 그는 본편 촬영을 위해 7월 중순 출국해야 한다. 그 때문에 준비할 것이 많은데도 미국에 가기 전 영화를 알리려고 인터뷰에 나선 것이다. 도대체 어떤 영화기에 김윤진이 이토록 애착을 보이는 걸까.

인기 만화가 강풀의 동명 인터넷 만화가 원작인 ‘이웃사람’은 연쇄살인범과 그를 둘러싼 이웃주민들의 이야기를 다룬 미스터리 스릴러다. ‘댄싱 퀸’의 김휘 감독이 메가폰을 잡고 각본도 직접 썼다. 이 영화에서 김윤진은 의붓딸이 아랫집에 사는 연쇄살인범에게 살해당한 후 죄책감을 안고 사는 여린 엄마 송경희로 등장한다. 영화 시사회가 열리기 전 미리 본 시나리오에서 얻은 정보는 이 정도다. 슬슬 본론으로 들어가려고 하니 그 역시 어떤 걸 물어도 술술 풀어놓을 태세다. 긴장과 경계를 풀고 기자의 눈을 쳐다보며 귀를 쫑긋 세운 이 여자, 인터뷰 매너도 최상급이다.

“소심한 엄마 역 힘들었어요”

▼ 또 엄마 역을 맡았네요. 영화에서만 벌써 네 번째 아닌가요?

“다섯 번째더라고요. 캐릭터가 작품마다 다 달라서 미처 의식하지 못했어요. ‘6월의 일기’에서는 아들을 죽음으로 내몬 아이들에게 복수하는 엄마였고, ‘세븐 데이즈’에선 납치된 딸을 구하려고 살인범을 석방시키려 애쓰는 열혈 변호사였어요. 또 ‘하모니’에선 배 속 아이를 지키려다 우발적으로 살인을 저지르고 입양을 앞둔 아이와 보낼 단 하루의 외출을 위해 합창단을 결성하는 지극한 모성애의 소유자였죠. ‘심장이 뛴다’에선 심장병을 앓는 딸을 살리려고 사력을 다하는 엄마였고요. 모두 엄마 역이라 비슷해 보이지만 캐릭터도 모성애를 표현하는 방법도 처한 상황도 저마다 달라요.”

▼ 이번에 맡은 송경희는 뭐가 다른가요?

“새엄마고, 아이도 친딸이 아니다보니 다른 캐릭터에 비해 굉장히 수동적이죠. 경희는 의붓딸과 관계가 개선되기 전에 딸이 살해된 것을 자기 탓이라고 생각해요. 자기가 딸을 때맞춰 데리러 갔으면 죽지 않았을 거라고요. 그 때문인지 죽은 딸이 매일 책가방을 메고 교복을 입고 비에 젖은 모습으로 집에 와요. 귀신이 진짜 나타나는 건지 자책감 때문에 허상을 보는 건지 알 순 없지만 경희는 딸을 계속 피해요. 그 정도로 소심해서 심한 자책감에 시달리죠.”

▼ 심리묘사가 중요한 역인데 연기하기가 힘들진 않았나요?

“힘들었어요. 딸에 대한 감정을 관객이 충분히 이해할 수 있게 표현해야 하는데 출연 분량이 많지 않았거든요. 다른 영화에서는 나오는 신이 많으니까 배분해서 보여줄 수 있었어요. 좀 길게 가야 관객과 공감대를 형성하기도 수월한데 이번에는 촬영이 2주 만에 끝났어요. 중심인물 중 한 명이긴 하지만 제 분량이 적어서요. 짧게 보여줘야 하니까 엔딩에서도 쉽지 않았어요. 만날 울고 벌벌 떨던 여자가 잘 모르는 아이를 구하려고 손을 잡고 뛰는 신이에요. 작은 변화지만 소극적이던 경희로서는 큰 용기가 필요한 순간이죠. 그 장면을 찍을 때 속에서 뭔가가 꿈틀거리는 느낌이었어요.”

▼ 실제 상황이라면 어떻게 했을 것 같나요?

“경희보다 좀 더 적극적으로 대처했을 것 같아요. 아이가 없어서 자식을 잃은 엄마의 심정이 어떨지 다 헤아릴 순 없지만 저라면 적어도 혼자서 끙끙 앓지는 않았을 거예요.”

▼ 아직 경험하지 못한 엄마 캐릭터를 능수능란하게 연기하는 비법은 뭔가요?

“항상 상상을 하죠. ‘만약 나한테 이런 일이 있으면 어떻게 할 것인가?’ 하면서요. 이번에도 그랬어요. 경희만큼은 아니지만 A형이라 저도 굉장히 소심한 면이 있어요. 겁도 많고, 일단 친해지면 오래가지만 친해지기까지 시간이 걸리거든요. 그 부분을 뻥 키워서 극적인 상황에 대입시켜 어떻게 그릴지에 대한 설계를 하는 거죠.”

▼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나요?

“특별한 에피소드가 없어요. 대부분의 촬영을 아역배우인 김새론하고만 했거든요. 포스터 촬영하던 날 영화에 나오는 많은 등장인물과 처음이자 마지막으로 함께 찍었어요. 서로 교감할 일이 별로 없어서 좀 아쉬웠죠.”

▼ 딱히 주인공이라고 할만한 인물도 아닌데 출연한 이유가 뭔가요?

“배역의 비중은 중요하지 않았어요. 작품을 고를 땐 원래 캐릭터보다 내용을 많이 보거든요. 분량으로 치면 경비원 역의 천호진 선배가 주인공이에요. 연쇄살인범이나 1인2역을 한 김새론보다 더 많이 나오거든요(웃음).”

▼ 시나리오가 무척 마음에 들었나보네요?

“지난해 말에 시나리오를 처음 봤는데 내용이 흥미진진했어요. 김휘 감독님과의 친분도 무시할 수 없었고요. 감독님이 ‘하모니’를 각색하고, ‘해운대’ 대본도 쓰셨어요. 강제규 감독님이 운영하는 JK필름을 통해 감독님을 알게 됐는데 이번 작품을 준비하신다는 소문을 듣고 제가 먼저 찾아갔어요. 대본은 솔직히 모니터 차원에서 주신 것 같아요. 그동안 계속 엄마 역을 했으니 당연히 안 하겠거니 하신 거죠. 근데 제가 선뜻 하겠다고 해서 감독님도 무척 놀라셨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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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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