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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 북한 핵과 격동의 한반도

“대북 강경책 고려하고 있지 않다”

[인터뷰] 최성홍 외교통상부 장관

  • 글: 이정훈 hoon@donga.com

“대북 강경책 고려하고 있지 않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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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8년 만에 재연된 북핵 위기를 어떻게 풀어갈 것인가. 최성홍 외교장관은 제네바 합의 중에는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을 이행한다’는 내용이 있다며, 북한이 핵개발을 포기하는 것이 제네바 합의를 이행하는 전제 조건이라고 밝혔다. 최장관은 일본이 제의한 6자회담은 한반도 문제를 풀어가는 데 적절치 않다고 강조했으나 북-일간 대화는 도움이 된다고 말했다.
“대북 강경책 고려하고 있지 않다”
10월17일 북한이 핵개발 계획을 갖고 있다는 발표는 많은 사람에게 충격을 주었다. 1993~94년에 있었던 북핵 위기가 재연되는 것일까. 김대중 정부는 이러한 사실을 모르고 햇볕정책을 펼쳐온 것일까. 우리 정부의 대책은 무엇인가. 부시 대통령이 이끄는 미국 정부와 고이즈미 총리의 일본 정부와는 어떻게 공조할 것인가. 8년 만에 재연된 북핵 위기의 본질과 대책을 짚어보기 위해 최성홍(崔成泓·63) 외교통상부 장관을 만났다.

IAEA 사찰 통해 북핵 문제 해결해야

-북한 핵문제에 대한 우리 정부의 정책은 무엇입니까. 정부는 북한이 핵을 갖는 것을 용인할 생각입니까. 제네바 합의 이전에 북한이 추출한 것으로 확실시되는 플루토늄 보유는 인정하는 것입니까.

“우리 정부의 기본 생각은 북한의 핵 개발은 절대 용인할 수 없으며, 북한은 문제의 핵 프로그램을 조속히, 가시적으로 폐기해야 한다는 것입니다. 정부는 8차 남북장관급 회담과 3차 남북 경추위에서 이러한 생각을 단호히 전달한 바 있습니다. 우리 정부는 미국 일본과 긴밀하게 공조하고 국제사회의 협력을 동원해 북한 핵문제를 평화적으로 해결하기 위해 최선을 다할 것입니다.

제네바 합의서는 ‘제네바 합의 체결 이전의 핵문제는 IAEA의 사찰을 통해 규명한다’라고 돼 있습니다. 정부는 북한이 하루 빨리 IAEA의 사찰을 받기 위한 협조를 개시할 것을 기대합니다. IAEA의 사찰을 통해 북한이 IAEA에 신고한 플루토늄 추출건이 완벽히 밝혀질 것으로 생각합니다.”

-제네바 합의는 북한 핵문제를 해결한 것이 아니라 현상태에서 동결(freeze)했다는 평가를 받아왔습니다. 북한 핵문제가 다시 불거진 지금, 동결을 선택한 클린턴 정부의 결정이 옳았다고 보십니까.

“지난 8년 간 제네바 합의는 북한 영변의 핵시설을 동결시켜 한반도 안정에 기여했습니다. 그러나 최근 농축 우라늄을 이용한 북한의 핵 개발계획이 밝혀짐으로써 제네바 합의가 손상된 것은 사실입니다.

하지만 제네바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북한으로 하여금 영변 핵시설을 다시 가동케 하는 구실을 줄 우려가 있는만큼, 미국 일본 등 관련국과 긴밀히 협의해 신중히 대처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북한이 농축 우라늄을 이용해 핵무기를 만드는 것은 제네바 합의 위반입니까? 제네바 합의는 사용후 핵연료 재처리를 통한 플루토늄 추출을 금지한 것으로만 해석해야 합니까.

“제네바 합의 3조 2항은 ‘북한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을 이행하기 위한 조치들을 일관되게 취한다(The DPRK will consistently take steps to implement the North-South Joint Declaration on the Denuclearization of the Korean Peninsula)’라고 돼 있습니다. 주지하다시피 1992년 남북한은 한반도 비핵화공동선언을 한 바 있습니다. 따라서 북한이 우라늄 농축시설을 보유한 것은 제네바 합의 3조뿐만 아니라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도 정면으로 위반한 것이 됩니다.

다시 말씀드리지만 제네바 합의는 한반도의 비핵화를 대전제로 한 것입니다. 제네바 합의는 이러한 목표를 달성해 나가는 과정에 북한이 취해야 할 대표적 조치로 플루토늄 추출과 관련된 핵 시설의 동결 유지, 한반도 비핵화 공동선언 이행, 핵확산 금지 조약(NPT) 잔류와 IAEA의 전면안전조치 협정 이행, 그리고 남·북 대화에 응할 것 등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어겼을 경우에도 우리는 이 합의를 준수할 생각입니까? 그리고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어긴 것으로 판단될 경우 우리 정부는 어떠한 제재를 가할 수 있습니까.

“제네바 합의 서명 당사자는 미국과 북한입니다. 따라서 이 합의는 기본적으로 미국과 북한이 준수해야 할 사항들을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론적으로 본다면, 북한이 제네바 합의를 위반했을 경우 다른 당사자인 미국은 제네바 합의상의 조치를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 속도를 조절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러나 이 합의가 지난 8년 간 북한 핵 시설을 동결함으로써 한반도 안정 유지에 기여해 왔음을 감안할 때, 제네바 합의의 장래 문제에 대해서는 신중히 접근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현 단계에서는 북한이 제네바 합의로 되돌아오도록 유도할 필요가 있다고 생각합니다.”

제네바 합의 지키는 것이 급선무

-제네바 합의는 미국과 북한이 체결한 것이지만, 이 합의서 내용이 적용되는 지역은 한반도입니다. 한국은 합의 당사자가 아니면서도 이 합의를 지켜야 하는 처지가 된 것이지요. 그런데 북한이 제네바 합의 이전에 생산한 핵을 그대로 보유한 채 추가로 농축우라늄까지 생산하고 있다면, 우리는 제네바 합의를 폐기할 수도 있는 것은 아닌가요.

“법리적으로만 보자면, 우리는 서명 당사자가 아니어서 북한을 상대로 제네바 합의 폐기를 선언하는 것은 이치에 맞지 않습니다. 그러나 우리나라는 KEDO 이사국으로서, 경수로 건설 같은 제네바 합의의 이행과 관련된 부분에 깊이 관여하고 있으니만큼, 제네바 합의 이행 전반에 걸쳐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는 여지는 매우 크다고 봅니다.

현 단계에서 이 합의를 폐기하는 것은 예기치 못한 부작용을 수반할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제네바 합의의 장래에 대해서는 한·미·일 3국이 긴밀하게 공조해 신중히 검토해 나가는 것이 긴요하다고 봅니다.”

-사실상 제네바 합의가 무력해지고 경수로 공사가 중단될 경우 신포지구에서 공사중인 우리 기술자들은 어떻게 됩니까.

“가설적인 상황에 대해 구체적으로 언급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봅니다만…, 경수로 건설에 투입된 인원을 보호하기 위해 KEDO와 북한 간에는 ‘특권·면제 및 영사 보호 의정서’ 등이 체결돼 있습니다. 만에 하나 경수로 공사가 중단되는 경우에 대비해 관련 대책 마련에 만전을 기하고자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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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정훈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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