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래리 홈즈·존 메켄로를 키운 스포츠의학의 대가

미국 올림픽대표팀 닥터 재미교포 ‘마스터 서’

  • 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래리 홈즈·존 메켄로를 키운 스포츠의학의 대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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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987년 6월, 오컨 의원의 소개로 서대식씨는 존 메켄로를 처음 만났다. 그는 메켄로의 발바닥을 만져 척추 맨 끝에 있는 꼬리뼈 4번과 척추 4번이 한쪽으로 마비되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마스터 서는 우선 존 메켄로의 허리 부위를 뜨거운 스팀 타월로 데웠다. 마사지하기 전 예비작업으로 혈액 순환을 원활히 하기 위한 조치다. 그는 모든 치료에 앞서 더운물 찜질을 한 뒤 마사지를 시작한다.

그가 마사지할 때면, 피부를 절개하지 않고도 손가락을 보이지 않을 정도로 몸속으로 눌러 넣어 부러진 뼈를 맞추고 찢어지고 끊어진 근육을 이어 붙인다. 마사지를 시작한 지 세 시간 만에 메켄로는 허리와 발바닥의 통증이 씻은 듯이 사라지는 것을 느꼈다. 동양과 서양의 의학을 접목한 마스터 서의 시술을 처음 맛본 메켄로는 그를 존경하게 되었다. 마스터 서는 메켄로에게 14일간의 재활훈련을 처방했다.

재활훈련을 마친 뒤, 메켄로는 거짓말처럼 재기했다. 선수생명이 끝났다던 의사들의 진단이 무색할 지경이었다. 치료가 끝난 직후인 1987년 7월 메켄로는 데이비스컵에서 보리스 베커와 6시간30분 동안 듀스를 거듭한 끝에 우승컵을 따냈다. 당시 존 메켄로의 재기를 놓고 미국 언론들은 “존 메켄로 뒤에는 ‘하얀 옷을 입은 동양의 도사’가 있다”고 보도했다.

1983년 11월 월드컵 노르딕 컴바인 스키 3회 연속 챔피언인 케리 렌치의 부상을 고친 일화도 유명하다. 담당 코치가 마스터 서에게 전화를 걸어와 케리 렌치가 스키 점프를 한 뒤, 선수 생활을 못할 정도로 다쳤다는 사실을 알렸다. 서씨는 다칠 당시의 점프 장면이 들어 있는 비디오 테이프를 요구했다. 어떤 자세에서 다쳤는지를 알아야만 정확하게 치료할 수 있기 때문이다. 그는 비디오를 본 뒤 무릎 부상이 분명하다고 결론을 내리고, 여기에 기초해서 렌치를 치료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그래서인지 그가 1984년 사라예보 동계 올림픽 미국 스키 선수단의 팀닥터 겸 트레이너가 되었을 때, 미국 스키선수단은 “We have secret weapon”이라며 마스터 서를 추켜세웠다. 마스터 서는 운동선수들에게 특유의 이론을 강조한다. 기계적으로 운동할 것이 아니라 리듬과 철학이 있는 운동을 하면 능률이 더 오르고 육체와 정신의 고통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것이다. 이럴 경우 스포츠맨으로서 수명도 더 길어진다고 했다.



마스터 서는 운동선수뿐 아니라 관절염과 디스크, 고혈압, 당뇨 등과 관련한 일반 환자들도 숱하게 치료했다. 그에게 찾아오는 환자들은 일반 병원에서 포기한 중증 환자가 대부분이었다.

사지마비 장애자를 치료

그 대표적인 환자가 1982년 8월16일 그를 찾아온 제니 마슨 양이었다. 당시 제니는 15세였으나 몸은 9세 수준이었고, 사지를 펴지 못하고 오그리고 있었다. 제니는 7세부터 사지를 못쓰는 장애아였다. 미국에서만도 병원을 27군데나 찾아다녔으나 효험을 보지 못했다. 제니의 어머니가 서대식씨를 소개하는 ‘에스콰이어’지의 기사를 보고 간절한 편지를 보내왔다.

‘에스콰이어’지는 1982년 8월호에 ‘stretching with master Seo’라는 기사를 실었는데, 이 기사가 난 뒤 해당호가 4만2000권이나 팔리고, 그를 찾는 문의전화가 3002통이나 이 잡지사로 걸려왔다고 한다. 서대식씨는 제니의 어머니에게 다음과 같은 조건을 내걸었다. 첫째, 나는 의사가 아니다. 둘째, 나는 미국사회에 정식으로 등록된 시민권자가 아니다. 셋째, 나에게 오면 당신이 모든 여행 경비와 치료비를 부담해야 한다. 넷째, 내 지시를 100% 따르면 받아주고 그렇지 않으면 안 된다. 이런 조건을 다 받아들이면 재활이 보장된다고 그는 제니의 어머니에게 약속했다. 당시 제니의 어머니는 메사추세츠에 있는 병원에 가기로 했는데 병원에 가기 전에 서대식씨에게 들렀다.

당시 서대식씨는 의사들한테 공격받고 있었다. 이유는 당연했다. 정형외과 등 관련 부문 의사들한테 예약했던 환자들이 이를 취소하고 서대식씨를 찾는 사태가 이어졌기 때문이다. 그는 주의회에 등록된 의사도 아니고, 의료보험도 적용되지 않았고, 그냥 평범한 태권도 사범이었다.

제니는 사지를 오그린 채 펴지 못했는데, 무릎과 가슴 사이가 30cm 밖에 되지 않았다. 이것을 펴고 싶어도 펴지 못했다. 서대식씨는 우선 제니의 병상기록을 보았다. 2세 때부터 시작된 제니의 병상기록은 쌓아놓고 보니, 10cm나 되었다. 제니의 병명은 ‘류머티스 아트라이디스’로 순환장애로 관절이 굳어진 병이었다.

서대식씨는 원인을 2세 때부터 호흡장애로 복용한 약물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병상기록에 나와 있는 약물을 보니 어른도 장애를 일으킬 수 있을 정도로 많은 양이었다. 그는 이 정도면 7세부터 다리를 절었을 것이라고 진단했다.

그는 제니의 병상기록을 모두 살핀 뒤 부모에게 “오늘 세시간만 나에게 있으라. 변화를 볼 수 있을 것이다”고 자신있게 말하고 치료에 들어갔다. 우선 제니의 전신을 지압(Deep layer stretch)했다. 한 시간 뒤, 붙어 있던 다리가 3cm 정도 벌어졌다. 두 시간째는 마사지(Bio mechanical massage)를 시술했다. 이 마사지는 500개가 넘는 근육선을 하나하나 만지는 세밀한 작업이었다. 마사지를 끝내니 30cm 정도로 붙어 있던 제니의 무릎과 가슴의 거리가 60cm 정도로 떨어졌다. 마지막 한 시간은 복합적인 근육 운동을 시켰다. 세시간 뒤 제니는 부모 도움 없이 팔다리를 조금씩 움직이기 시작했다. 제니의 부모가 받은 충격은 대단했다. 마치 하늘에서 내려온 신을 만난 것 같았다. 이후 제니는 꾸준하게 마스터 서의 치료를 받아 스스로 휠체어를 타고 다닐 수 있게 되었다. 1994년 7월에는 뉴저지주에서 결혼까지 하고 잘살고 있다.

서대식씨의 치료법에서 가장 큰 특징은 약을 전혀 쓰지 않는다는 점이다. 그는 오로지 지압과 마사지, 물, 운동으로 치료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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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영재 <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 cyj@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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