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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기자의 월드컵 리포트

생각하는 속도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 김화성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차장 > mars@donga.com

생각하는 속도의 차이가 승패를 가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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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제육상경기연맹(IAAF) 규정에 ‘1000분의 100초 이하’로 표현된 것은 사진판독기의 시간이 1000분의 1단위로 표시되기 때문이다. 단거리 육상선수가 아닌 다른 운동선수들의 출발반응시간은 0.15초 정도면 우수한 것으로 친다. 보통 축구선수들의 100m 달리기 속도는 12초대. 만약 공을 받기 전에 그 공이 어디로 갈 것인지 알고 있다면 상대보다 0.15초 빨라질 수 있다는 이야기다. 0.15초는 100m를 12초로 달리는 축구선수가 상대보다 1.24m를 앞서 달릴 수 있다는 뜻이다. 페널티에어리어 안에서의 1.24m는 곧바로 ‘노마크 찬스’로 연결된다. 여기에 무게중심을 앞쪽으로 향하고 있는 공격수와 자기 골대를 등지고 있다가(무게중심이 발뒤꿈치에 있는) 몸을 돌려 공격수를 막아야 하는 수비수의 순간 스타트스피드는 그 차이가 날 수밖에 없다. 이와 같이 원래부터 똑같이 출발하더라도 수비수가 불리한 법인데 수비수가 ‘생각의 속도’마저 느리다면 그 결과는 보지 않아도 뻔하다.

지난 1월24일 북중미골드컵 한국과 미국의 경기에서 한국이 ‘미국의 마라도나’로 불리는 랜던 도노번(20)에게 첫 골을 먹은 것이나 최진철이 2선에 있다 뛰쳐나오는 도노번을 막다가 퇴장당한 것은 바로 그 ‘생각의 속도’에서 뒤진 탓이다. 2선에 있는 반대편 선수가 돌아나갈 것이라는 것을 최진철이 예상하고 있었다면 도노번을 충분히 막을 수 있었을 것이다. ‘생각의 속도’가 늦어 도노번을 놓친 최진철은 결국 뒤에서 잡아챌 수밖에 없었다. 최진철은 출발반응시간 0.15초만큼의 거리인 딱 1m 정도가 늦었다. 탄력이 좋은 비슬리(20)에게 먹은 두번째 골도 커닝햄(25)의 크로스패스로 이뤄졌다.

1대3으로 패한 코스타리카전에서도 우리 수비 뒷공간으로 파고드는 완초페에게 찔러주는 후방의 스루패스에 당한 것이다. 한국 수비수들은 자기가 마크하고 있는 상대 이외의 반대편 공격수의 움직임이나 공의 예상 흐름에 대한 ‘생각의 속도’가 너무 늦다. 한국팀을 울린 미국 도노번의 말이 의미심장하다.

“전반 초반이 지나면서 한국이 지난해 12월8일 서귀포 경기에서와 같은 수비 포메이션을 쓰는 걸 보고 오프사이드 트랩 돌파를 시도했는데 성공했다. 만약 한국이 늘 같은 방식을 쓴다면 앞으로도 충분히 뚫을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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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화성 < 동아일보 스포츠·레저부 차장 > mar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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