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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특집

“비육사 차별해선 强軍 될 수 없다”

군 진급 부조리 폭로했던 차원양 예비역 소장이 이준 국방장관에게 보낸 편지

“비육사 차별해선 强軍 될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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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육사 차별해선 强軍 될 수 없다”

육사생도의 행진모습. 차원양씨는 육사 출신이 진급시 혜택을 받는 것이 우리 군을 약화시킨다고 질타했다.

가장 중요한, 진급제도 관련사항입니다. 이제 며칠 후면 각군은 계급별 진급심사에 착수할 것으로 예상됩니다. 진급문제는 군의 사기와 안보역량, 즉 국가의 존망과 직결되는 것이기 때문에 사회 여느 것과는 비교될 수 없을 만큼 중요하다고 하겠습니다.

특히 군의 사기는 급여를 인상하고, 주거지원 및 자녀교육 등 복지를 향상시킨다거나, 레저·휴양·스포츠·오락 등 문화욕구 시설을 확충한다고 해서 나오는 것이 아닙니다. 사기의 원천은 공평무사한 인사관리에 있고, 그 중에서도 공정하고 투명한 진급관리가 핵심이라는 것은 두말할 필요가 없습니다.

현재 육군의 진급제는 각 계급별로 특정 출신에게 진급자리를 우선 배정하는 할당제입니다. 특정 출신에게는 절대 다수의 진급공석을 할당해놓고, 남는 공석을 3사·학군·학사·기행·특간 등 비육사 출신들에게 할당하는 진급제도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특정 출신 우선 배정 할당제’는 진급심사에 들어가기 전 진급계장과 진급처장·인사참모부장·참모총장이 출신별 진급공석을 미리 확정해놓는 것을 말하는데, 진급을 관리하는 핵심 네 개 직위에 비육사 출신은 지난 20여 년 동안 단 한사람도 보직된 일이 없었다는 사실은 무엇을 의미하겠습니까?

진급심사는 확정된 출신별 공석범위 내에서 극히 제한된 부분만 심사하는 것이 되었습니다. 그런데도 혹시 확정해놓은 진급공석에 반기를 드는 사람이 있을까 싶어, 다시 각 계급별 진급심사위원의 3분의 2 이상을 특정 출신으로 배치해놓고 있습니다. 이런 상태에서 진급심사를 하고 있으니, 그 결과는 뻔하지 않겠습니까?



현 육군 수뇌부의 방침은, 공개하지는 않고 있지만, 특정 출신은 대위에서 소령 진급과 소령에서 중령 진급은 특별한 하자가 없는 한 전원을 진급시키고, 중령에서 대령 진급은 진급공석의 60%를, 대령에서 준장 진급은 70%를, 소장·중장·대장으로의 진급은 정원의 75∼83%를 장악케 하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때문에 상위계급으로 올라갈수록 특정 출신 비율이 상상을 초월할 정도로 높아지고 있는 것입니다.

행인지 불행인지 몰라도 저는 육군 진급심사위원을 네 번이나 경험했기 때문에, 누구보다 진급심사 과정을 잘 알고 있습니다. 저는 심사 때마다 진급심사제도의 모순점을 지적하고 개선을 촉구했습니다만, 다수의 힘에 밀려 공허한 메아리가 되고 말았습니다.(중략)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 계급별로 출신별 진급공석 결정 과정이 투명해야 한다고 생각합니다. 비육사 출신은 완전 배제된 상태에서 특정 출신의 선후배 몇 명만이 관여하여 출신별 진급공석을 결정하고, 진급심사위원회도 특정출신이 전체의 3분의 2 이상을 장악하여 진급심사를 진행한다면, 어느 누가 옳은 제도라고 수긍하겠습니까?

전역 후 저는 잘못된 군 인사는 현역에 국한된 것이 아님을 발견하였습니다. 국방부의 차관보급 몇 개 직위와 대통령과 장관님께서 임명하거나 승인하시는 국방부 15개 산하 기관장 중 하나(남성대 체력단련장 사장)를 제외한 모든 자리가 특정 출신의 예비역 장성으로 보직되어 있음을 알고 또 한번 놀랐습니다. 이러한 인사관행 아래서 ‘군심결집(軍心結集)’이란 말은 허황한 구호일 수밖에 없습니다.(중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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