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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경제연구원은 특급 싱크탱크?

‘MJ노믹스’ 만드는 사람들

  • 글: 김기영 hades@donga.com

현대경제연구원은 특급 싱크탱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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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후보의 중앙고 및 서울대 동기인 손호철 서강대 교수도 정의원과 언제라도 연락이 닿는 인사다. 1992년 국민당 시절부터 정의원을 도와온 이달희 보좌관은 외부 정책전문가들과 정의원을 잇는 가교 노릇을 하고 있다. 이보좌관의 주선으로 몇몇 소장 학자들이 MJ노믹스 만들기에 힘을 보태고 있다.

최근에는 이수성(李壽成) 전 국무총리가 운영하는 미래연구소도 MJ노믹스 만들기에 참여했다는 소문이 나돌았지만 개연성은 높아 보이지 않는다. 신당추진위 한 관계자는 “미래연구소는 신당추진위가 생기기 훨씬 전부터 있던 이 전총리의 개인 연구소다. 그 연구소에서 신당의 정책을 연구한다는 얘기는 들어본 적이 없다. 만약 신당과 관련이 있다면 (정의원)비서실에서 직접 관리할 것이다”고 말했다.

신당추진위 관계자들의 설명과 신당 주변의 전언을 종합하면 여기저기 흩어져 있는 지식인 그룹을 정의원 측근 몇 명이서 개별적으로 연락하고 관리하는 방식으로 MJ노믹스의 틀이 만들어지고 있다는 것이다.

하지만 이런 ‘수공업적’ 작업으로 과연 제대로 된 집권 청사진을 만들 수 있을 것인가에 의구심을 갖는 사람도 적지 않다. 이런 이유로 정치권에서는 한때 정몽준 의원이 대표이사를 지낸 ‘현대경제연구원(현경연)’을 주목하는 이들도 있다.

현경연은 1986년 출범한 현대그룹 계열 연구소로 경제, 사회, 남북문제 등 핵심 국가적 주제에 대해 조사와 과제연구를 하는 민간 연구기관. 정의원은 1990년부터 1년간 대표이사를 맡아 연구원들과 인연을 맺었다. IMF 외환위기와 2000년 현대그룹 내 2세 경영자들 사이의 다툼인 ‘왕자의 난’을 겪으며 현경연은 구조조정과 지분변경 등의 어려움을 겪었는데, 현재 정의원은 주식 1만주(0.5%)를 소유한 ‘주요 주주’다. 현경연 지분은 하이닉스(35.1%), 현대증권(20%), 현대중공업(14.4%), 현대자동차(14.9%), 현대건설(0.5%) 등이 나눠 갖고 있는데 정의원은 개인으로는 가장 많은 지분을 갖고 있다. 현경연 김중웅 원장은 김정렴 전 청와대 비서실장의 사위로 정치감각도 뛰어나 정의원과는 말이 잘 통하는 사이로 알려져 있다.



이런 정의원과 현경연의 인연 탓에 정치권 일각에서는 정몽준 신당의 사실상 ‘정책 뱅크’는 현경연 아니냐는 의혹이 일고 있다. 그도 그럴 것이 1992년 대선 때 현경연은 정주영 후보와 국민당의 조사연구기관으로 중요한 몫을 했다.

국민당 출신 한 정계인사는 “특히 경제정책 분야에서는 현경연의 도움이 결정적이었다. 일상적인 대선 여론조사도 현경연이 맡아서 했던 것으로 안다. 아예 현경연과 국민당 사이를 오가는 전담 직원이 있을 정도였다”고 말했다.

매주 여론조사 실시

신당추진위측은 현경연과 신당의 관련설에 대해 “터무니없다”는 반응을 보인다. “과거에는 어땠는지 몰라도 현재 만들어지는 신당은 현대경제연구원과는 아무런 관련이 없다”는 것이다. 한 관계자는 “신당 구성원이 현경연 소속 연구원에게 사적으로 자문했을 수는 있어도 당 차원에서 현경연의 도움을 받은 적은 없다”고 말했다.

현경연 측도 같은 반응이다. 현경연에 정치권의 관심이 집중되자 현경연은 “1992년 대선 때는 3월부터 거의 매주 여론조사를 하고 국민당의 정강 정책을 만들었다. 하지만 지금은 정의원측으로부터 아무 요청도 없고 함께하는 작업도 없다”고 공식 발표하기도 했다.

하지만 드러내놓고 정의원을 지원하지는 않았다 해도 은근히 도운 흔적은 남아 있다.

최근 몇 달 사이 현경연이 내놓은 연구자료 목록을 보면, 의도하지는 않았어도 정의원의 정치적 부상(浮上)에 도움이 됐을 법한 것이 적지 않다. 결과적으로 정의원을 도와준 현경연의 연구자료들은 주로 월드컵 유치와 한국팀 4강 진출의 사회·경제적 이득에 관해 분석한 것이다.

현경연은 월드컵 한일공동개최가 결정된 후 10여 건의 월드컵 관련 자료를 발간했다. 1996년에 ‘월드컵 한일공동유치’라는 연구자료를 통해 월드컵 공동개최가 양국관계 발전에 끼칠 영향을 분석했다. 이를 시작으로 ‘월드컵 공동개최, 효과적으로 치를 수 있는가’(1996년 8월) ‘월드컵과 지식산업’(2000년 11월) ‘월드컵과 문화자본’(2002년 5월) ‘월드컵의 경제적 효과 전망조사’(2002년 5월) ‘월드컵을 통한 국가브랜드 제고방안’(2002년 5월) 등의 자료들을 내놓아 월드컵 붐 조성에 적잖이 이바지했다. 지난 6월 월드컵이 개막된 후에는 더욱 많은 연구 자료를 내놓았는데 대부분 월드컵이 가져올 금전적 효과를 알리는데 집중돼 있었다.

6월5일 현경연은 ‘월드컵 1승의 경제적 효과’라는 제목의 보고서를 내놓았다. 6월4일 폴란드와 첫 대결에서 승리한 직후였으니까 이 보고서는 언론이 받아쓰기 좋은 소재였다. 보고서는 한국팀의 월드컵 첫 승리가 총 14조원 가량의 경제적 효과를 낼 것이라고 분석했다. 1승으로 당장 나타나는 소비증대 효과만 1조5000억원이고 월드컵 이후 공식 후원사를 비롯한 기업들의 광고효과와 국가이미지 제고 등 장기적 이익까지 고려하면 14조원에 달한다는 것이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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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기영 hades@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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