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2년 11월호

인듀어런스외

  • 담당: 김진수 기자

    입력2002-11-05 18:1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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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듀어런스

    캐롤라인 알렉산더 지음/ 김세중 옮김

    이 책은 ‘위대한 실패’에 관한 이야기다. 1914년 8월 영국의 극지탐험가 어니스트 섀클턴은 대원 27명과 함께 세계 최초로 남극대륙 횡단에 도전한다.

    그러나 그들은 바다가 얼어붙는 바람에 배가 난파돼 남극대륙엔 발을 디뎌보지도 못한다. 목적지를 불과 150km 앞두고, 타고온 배 ‘인듀어런스’호를 버릴 수밖에 없었던 그들은 결국 남극해를 떠다니는 얼음덩이에 몸을 싣고 인간의 상상을 초월하는 역경을 헤쳐나가야 하는 상황에 놓이면서 생존 드라마를 펼치게 된다.

    펭귄을 잡아 허기를 달래고 매서운 추위로 발이 썩어들어가는 와중에도 희망을 잃지 않던 그들은 마침내 조난당한 지 634일째 되는 날, 칠레정부가 급파한 군함에 의해 단 한 명의 희생자도 없이 구조된다.



    기적에 가까운 이 생존드라마는, 자신이 처음에 세운 목표의 달성만이 성공이라고 고집하지 않은 섀클턴 덕분에 가능했다. 그는 남극대륙 횡단이 불가능하다고 판단되자 과감히 목표를 수정했다. 수정된 목표는 전 대원의 무사생환. 인간애를 바탕으로 한 섀클턴의 리더십은 믿기 어려운 팀워크를 이끌어냄으로써 ‘실패한 탐험가의 성공한 리더십’을 세상에 보여줬다.

    섀클턴과 대원들의 처절한 사투는 탐험대원으로 함께 참여했던 호주의 사진작가 프랭크 헐리가 당시 촬영한 생생한 사진들에 잘 나타나 있다. 섀클턴은 1999년 11월 영국 BBC방송이 실시한 온라인 여론조사에서 ‘지난 1000년 동안의 최고 탐험가 10인’에 선정됐다.

    (뜨인돌/ 173쪽/ 3만원)

    ◇ 음식, 그 상식을 뒤엎는 역사

    쓰지하라 야스오 지음/ 이정환 옮김

    한국음식의 특징은 단연 매운맛. 그렇다면 언제부터 그렇게 매워진 것일까? 이 매운맛의 역사는 불과 200년 남짓하다. 고추가 서민가정에서 쓰이기 시작한 것은 19세기 초의 일이다. 세계사에는 이렇게 우리가 무심히 지나친, 음식에 얽힌 의외의 사실이 적지 않다.

    중국의 라면이 실크로드를 따라 이탈리아로 건너가 전세계인이 즐기는 스파게티가 됐고, 술을 엄격히 금하는 이슬람문화권에서 증류주가 처음 개발됐다는 것, 이슬람에서 돼지의 식용을 금지하고 힌두교에서 소를 신성시하는 풍습은 종교적 이유가 아니라 지역적인 이유에서 비롯됐다는 것 등 흥미로운 역사적 사실들이 어느 민족과 국가에나 존재한다.

    이 책은 우리가 늘 접하는 음식과 그 재료가 어떻게 생겨났고 어떤 변화를 거쳐왔는가 하는 점을 풀어놓고 있다. 햄버거, 버번 위스키, 맥주, 와인, 커피, 차 등 완성된 음식은 물론 각종 조미료와 향신료, 젓가락과 식기 등 식생활과 관련한 모든 것의 유래가 흥미롭게 펼쳐진다.

    부제는 ‘세계를 휘어잡은 음식의 재미있는 이야기.’ 그런데 음식의 기원을 알면 과연 맛도 달라질까?

    (창해/ 224쪽/ 8000원)

    ◇ 노벨상, 그 100년의 역사

    아그네타 발린 레비노비츠·닐스 린예르츠 엮음/

    이충호·김훈·안국신 옮김

    “돈으로 바꿀 수 있는 나머지 모든 유산은 다음과 같은 방법으로 처리해야 한다. 유언 집행자는 그것을 안전한 유가증권으로 바꿔 투자하여 기금을 조성하고, 그 이자로 매년 그 전해에 인류를 위해 최대의 공헌을 한 사람들에게 상금 형식으로 배분한다…(후략).”

    알프레드 노벨의 유언으로 설립된 노벨상은 최초의 진정한 국제적 상이었다. 수상 후보자의 국적을 고려 대상으로 삼아서는 안된다는 노벨의 유지(遺志)는 인류 발전에 기여한 수상자들을 꾸준히 발굴해내며 노벨상의 권위를 한껏 높였다. 노벨상은 올해로 101주년을 맞았다.

    이 책에는 인류 발전의 주요 경향과 그 과정, 노벨의 생애, 노벨재단의 역사, 수상자 추천과 선정과정에 대한 정보 등 다양한 내용이 담겨 있다. 또 노벨의 의도와는 달리 노벨상이 보인 몇몇 오점, 즉 수상자들의 수상 거부, 인류에 지대한 공헌을 했는데도 수상 대상에서 제외된 인물들(일례로 간디도 평화상을 받지 못했다), 자격이 없는데도 수상자로 결정된 사례 등을 수록해 ‘노벨상 100년’의 역사를 되돌아볼 수 있게 했다.

    (가람기획/ 345쪽/ 1만5000원)

    ◇ 나는 박물관에서 인류의 꿈을 보았다

    권삼윤 지음

    박물관은 ‘박제된 물건들의 집합관’이 아니다. 박물관은 감동과 상상력, 비전의 보고(寶庫)다. 그곳은 인간의 현 위치가 어디인지, 지구의 생명공동체 속에서 인간은 어떤 자리를 차지하고 있는지, 인류는 지금까지 어떤 꿈을 꾸어왔으며 앞으로 어떤 꿈을 꾸어야할지를 보여주는 복합문화공간이다.

    이 책 역시 박물관에 관한 이야기를 담았다. 그러나 단순한 소개글에 그치지 않는다. 오히려 20년 전 출장길에서 영국 자연사박물관을 관람한 뒤 충격을 받아 박물관 마니아가 된 후 세계 곳곳의 박물관을 순례해온 저자의 기행문 겸 문명비평 성격을 짙게 풍긴다.

    비록 세계의 모든 박물관을 망라하지는 못했지만, 런던 자연사박물관부터 러시아 상트페테르부르크의 에르미타슈 박물관, 터키와 다마스쿠스의 박물관, 중국·인도·미국·멕시코·페루 등 각국의 박물관 50여 개소를 ‘관람자의 시각’으로 알뜰하게 소개했다. 풍부한 읽을거리 외에 저자가 직접 찍은 200여 컷의 컬러사진도 또다른 볼거리다.

    (고래실/ 344쪽/ 1만7000원)

    ◇ 마지막 기회

    더글러스 애덤스·마크 카워다인 지음/ 최용준 옮김

    영국의 SF작가 더글러스 애덤스와 세계야생생물기금소속 동물학자 마크 카워다인이 1985년과 1988∼89년 두 차례에 걸쳐 실시한 멸종위기 생물탐사에 대한 기록.

    아프리카 서남단 마다가스카르 섬에서부터 중국의 양쯔강, 인도네시아의 코모도 섬, 아프리카 자이르(현 콩고민주공화국), 뉴질랜드의 해안 절벽에 이르기까지 마다가스카르손가락원숭이, 코모도왕도마뱀, 북부흰코뿔소 등 인간의 자연훼손으로 서식지를 빼앗겨 절멸 위기에 놓인 희귀 야생동물을 찾아가는 과정이 유쾌함과 긴장감을 유지하며 펼쳐진다.

    인간이 잠시라도 이들 동물에 대한 보호 노력을 소홀히 한다거나 또다시 오만하게 자연의 자생적인 세계에 끼어든다면 두 모험가가 말하는 ‘마지막 기회’가 언제 도래할지 모른다. 이 책은 생물탐사기지만, 세계 각국의 문화와 지리, 풍속을 알려주는 안내서이기도 하다.

    오늘날 하루 평균 130종의 생물이 지구상에서 사라지고 있고, 수년내에 멸종이 예상되는 동식물이 3만1500여 종에 이른다는 점을 감안하면, 카워다인의 다음과 같은 말을 예사로 흘릴 수는 없다.

    “야생동물 보호는 시간과의 싸움이다. 동물학자와 식물학자들이 새로운 지역을 탐험하며 새로운 종을 찾아다니고 있지만 멸종 직전에야 그 존재를 겨우 알아차리는 형편이다. 이는 불타고 있는 도서관에서 앞으로 결코 읽을 수 없는 책 제목을 허둥지둥 적는 것과 다를 바 없다.”

    (해나무/ 360쪽/ 1만2800원)

    ◇ 끝나지 않은 전쟁

    한국이슬람학회 지음

    9·11테러 이후 많은 사람이 이슬람문화에 대한 올바른 이해를 모색하고 있다. 이 책의 출간의도 역시 이슬람을 올바로 이해하기 위해서다. 즉 이슬람세계의 소수민족 분쟁에 대한 한국이슬람학회의 연구프로젝트로, 다년간 자료를 모으고 세미나와 워크숍 등을 거쳐 발표된 것을 일반 독자들을 위해 새롭게 정리한 것이다.

    이슬람세계 문제의 본질에 접근하려면 소수민족 분쟁부터 이해해야 한다. 민족적 정통성과 자결권을 최우선 논리로 내세우는 소수집단과, 현실정치에서 힘의 논리를 강요하는 다수집단 사이의 갈등은 어제오늘 일이 아니지만, 소수민족 문제는 실타래처럼 복잡하고 역사적인 원한관계로 얼룩져 있다.

    민족적·종교적 갈등이 가장 첨예한 팔레스타인 분쟁, 종족간 분쟁과 외세의 각축장인 아프가니스탄, 인도와 파키스탄간 피의 접점지대인 카슈미르, 고원을 유랑하는 2000만명의 쿠르드족, 유럽의 화약고이자 발칸반도의 뇌관인 코소보, 피의 접경지대 체첸, 세기말의 인권실험장 동티모르, 내전을 끝내고 자치의 씨앗을 뿌린 필리핀 무슬림 모로족 등 세상의 당당한 일부로 인정받고 싶어하는 소수민족들의 보편적 열망을 독자들에게 일깨워준다.

    (청아출판사/ 432쪽/ 1만4000원)

    ◇ 여자가 성서를 읽을 때

    한미라 지음

    호서대 신학부 교수이자 목사인 저자가 펴낸 여성을 위한 성서 읽기 지침서. 그는 집필동기를 “여자 교수, 여자 박사, 여자 목사 등과 같이 여자가 붙음으로써 불이익을 당할 수 있는 끈질긴 편견에 대한 도전”에서 찾는다.

    이 책에서 저자는 모든 여자가 다 페미니스트는 아니지만, 여자가 페미니스트가 되어 성서를 읽을 때 필요한 네 가지 방법을 소개한다. 즉 본문에 대한 남성지배적 해석에 의문을 제기하는 의심의 해석학, 그러한 남성우월적 본문 속에서도 여성을 구원하는 신의 메시지를 찾는 선포의 해석학, 성서 속 여성의 경험을 재확인하는 회상의 해석학, 여성이 가져야 할 비전을 성서 해석을 통해 새롭게 조명하는 창조적 상상의 해석학 등이 그것이다.

    여자가 성서를 읽을 때 가장 먼저 관심을 갖는 것은 성서가 여자를 위한 책인가 하는 점이다. 그러나 반대로 성서는 여자를 부정적으로 말하는 내용이 더 많은 책이기도 하다.

    이처럼 성서가 대체로 여자에게 우호적이지 못한데도 저자는 여자들이 더 성서를 읽어야 한다고 말한다. 성서가 여자를 어떻게 말하는지를 정확히 알기 위해서, 그리고 성서 속의 여자 이야기가 현대 여성에게 주는 메시지가 무엇인지를 알기 위해서라는 것이다.

    (대한기독교서회/ 351쪽/ 1만3500원)

    ◇ 꿈꾸는 자는 멈추지 않는다

    전성철 지음

    방송과 칼럼을 통해 국제통상전문가로 유명해진 전성철 전 무역위원회 위원장이 자신의 본업인 미국변호사라는 꿈을 이루기 위해 노력하던 젊은 날에 대한 기록. 무일푼으로 미국으로 건너가 웨이터, 택시운전사, 야적장 수위, 빵공장 직원 등을 거쳐 1980년대 초반 당시로선 드물게 MBA와 로스쿨을 졸업하고 뉴욕 맨해튼 굴지의 로펌에 입성, 유일한 동양인으로 4년 만에 파트너(이사)로 승진하기까지의 입지전적 과정을 담았다.

    저자는 이 책에서 몇가지 희망의 메시지를 띄운다. 나만의 특별한 조건을 기회로 만들 것, 후회없이 최선을 다할 것, 꿈꾸기를 중단하지 말 것, 적성에 맞는 길을 택할 것, 신뢰를 쌓고 활용할 것, 불행을 감사히 여길 것 등이 그가 제시하는 성공의 필요조건들이다.

    그는 또 논리에 맞는 사고와 냉철한 판단능력을 요구하는 미국 로스쿨과 로펌에 대한 정보도 생생히 소개하고 있다. 특히 미국 사회의 권부로 일컬어지는 대형 로펌들이 어떤 구조로 이뤄져 있으며, 어떻게 작동되는지, 그리고 그들 로펌을 움직이는 실질적인 세력은 누구인지를 현장감 있게 보여준다.

    (웅진닷컴/ 288쪽/ 8500원)

    ◇ 사담 후세인

    김동문 지음

    ‘위대한 영웅인가? 극악한 테러리스트인가?’ 이 책의 부제이기도 한 이 질문에 대한 답이 곧 책의 주된 내용이다. 사담 후세인은 흔히 ‘전쟁광’ ‘아랍의 패권을 꿈꾸는 망상가’ 등으로 불린다. 그러나 저자는 그를 ‘바그다드판 박정희’라 부른다.

    9·11테러사건이 발생한 지 1년이 지난 지금, 사건의 주동자인 오사마 빈 라덴은 미국의 레이더망에서 종적을 감췄다. 이제 미국은 빈 라덴 체포는 제쳐놓고 테러 배후자로 사담 후세인을 지목하며 이라크와 후세인을 잡기 위해 혈안이 돼 있다. 그렇다고 마냥 미국의 시각으로만 후세인과 이라크를 바라보아야 하는가.

    이 책은 여태껏 배척의 대상으로 여기던 후세인을 현지 취재를 통해 심층적으로 다룬 것이 특징이다. 후세인의 출생과 성장과정을 국제정세와 맞물리게 한단락씩 서술하면서 그의 인간적 면모를 살펴보고 선거용이나 인기몰이용으로, 혹은 경제부흥용으로 그를 수단화하는 미국의 저의를 치밀하게 보여준다.

    (시공사/ 328쪽/ 9800원)

    ◇ 공자는 왜 소정묘를 죽였는가

    기세춘 지음

    재야 동양철학자인 저자가 7년간의 연구 끝에 낸 ‘신세대를 위한 동양사상 새로 읽기’ 시리즈(전7권) 중 제1권. 유가(儒家) 사상을 집대성한 이 책에는 ‘인류 최초로 지식인의 계급적 정체성을 수립했으며 진짜 보수 원조’인 유학의 창립자인 공자, 이후 공자를 계승하고 양자·묵자 타도를 외친 맹자, 유교의 창립자 동중서, 유교를 비판해 유교의 죄인으로 낙인찍힌 왕충을 다뤘다. 또 유교의 유산인 제사에 대해 그것이 과연 미신인가를 검토하고 있다. 특히 논어·맹자·논형 외에 대학·중용·서경·예기·사기·춘추좌전·회남자 등 30여 종의 관련문헌에서 500여 개의 예문을 골라 사상가 및 주제별로 정리해 번역했고, 오늘날 우리가 사용하는 범주와 개념으로 해설을 붙였다.

    저자는 도올 김용옥의 논어·노자 강의내용과는 정면으로 대립된 입장을 취한다. 도올의 공자·노자 강의의 허구적 맹점과 원문 번역상의 오류, 그리고 그 사상적 오도(誤導)에 대해 신랄한 비판을 제기하고 있다.

    (화남/ 385쪽/ 1만3000원)

    ◇ 메이드 인 차이나 충격

    마루야 도요지로 외 지음

    경제규모, 대내 직접투자, 무역 등에서 위상이 점점 높아지면서 중국의 영향력은 막강해지고 있다. 이 책은 급성장하고 있는 중국경제의 현황과 그것이 아시아 경제에 끼치는 영향을 국가 및 지역별로 분석했다.

    또 중국경제의 약진이 아시아 생산분업 구조의 재편을 촉진할 뿐만 아니라 대경쟁 시대를 촉발하면서 아시아 국가들에 두드러지고 있는 중국제품 유입, 중국기업의 진출상황, 아시아 각국의 대중국 수출과 투자동향, 국내외 시장에서 중국제품과의 경합, 중국과의 경제마찰 문제 등을 다루고 있다.

    저자들은 이제 중국은 기회의 땅이 아니라 경계의 대상일 뿐이므로 경쟁에서 뒤지지 않으려면 산업별 특화전략을 마련해야 한다고 강조한다. 부제는 ‘아시아 12개국 긴급 리포트.’

    (한국경제신문/ 358쪽/ 1만2000원)

    ◇ 조영남씬 천재예요!

    조영남 지음

    가수, 화가, 방송MC로 활약하고 있는 조영남씨의 다섯번째 책. 지난 3년간 신문·잡지 등에 실은 글을 모아 한 권으로 펴냈다.

    개인 신상에서부터 동료 및 선후배 이야기, 미술·영화·종교·학술 등 예술과 학문세계를 넘나드는 해박한 지식을 수다 떨듯 유쾌하게 써내려간데다 구어체여서 편하게 읽힌다.

    현직 대통령에서부터 김수환 추기경 등 사회 저명인사들에게 받은 교훈과 감동, 가수·탤런트·방송MC·코미디언 등 일상생활에서 우리에게 웃음과 눈물을 선사하는 동료들과의 교분도 정감있는 필치로 그려냈다.

    (다미디어/ 302쪽/ 9800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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