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신동아’는 공학적인 측면에서부터 국제정치적 측면에까지 제2차 한반도 핵위기의 모든 것을 살펴보았다. 결론부터 말하면 제2차 핵위기는 북한 붕괴를 알리는 신호탄이 될 수도 있다는 것이 전문가들의 중론이었다. 제2차 북핵 위기의 모든 것을 탐색해 보기로 한다.
◇ [우라늄탄] 핵실험 필요없는 포탄형 ‘리틀보이’
원자폭탄에는 우라늄탄과 플루토늄탄이 있다. 지구상에 존재하는 원소는 92개인데, 이중 가장 무거운 것이 우라늄이다. 이 우라늄을 이용해 만든 원폭이 우라늄탄이다.
플루토늄은 자연계에는 존재하지 않는다. 우라늄이 원자로 안에서 핵분열을 일으키는 와중에 중성자를 흡수하면 플루토늄이 생기는데, 이러한 플루토늄으로 만든 것이 플루토늄탄이다.
우라늄탄과 플루토늄탄은 제2차 세계대전을 계기로 등장했다. 1945년 오키나와까지 점령한 미국은 일본의 항복을 유도하기 위해 그해 8월6일 히로시마(廣島)에 우라늄탄을 떨어뜨리고, 9일에는 나가사키(長崎)에 플루토늄탄을 떨어뜨렸다.
히로시마에 떨어뜨린 우라늄탄은 플루토늄탄과 무게는 비슷했으나 덩치가 작았기 때문에 ‘리틀보이(Little Boy)’로 불렸다. 리틀보이는 길이 3m, 지름71cm. 무게 4t 정도였다. 폭발력은 TNT 1만3000t을 터뜨린 것과 비슷했다. TNT 1000t이 터질 때의 위력이 1킬로톤이니, 리틀보이는 13킬로톤의 위력을 갖고 있었다.
지금도 그렇지만 당시 일본에는 화재와 폭풍에 매우 취약한 목조 가옥이 많았다. 또 히로시마는 평지에 건설된 도시였다. 이런 이유로 피해가 더욱 커져, 히로시마시는 중심부 12㎢ 정도가 폭풍과 화재로 완전 파괴되었다. 파괴된 가옥은 6만여 호였고, 사망자수는 7만 8000여명, 부상자수는 8만 4000여명, 그리고 수천 명이 행방불명됐다.
한국은 우라늄탄 제조 불능

왼쪽이 히로시마에 투하된 우라늄탄 ‘리틀보이’고 오른쪽은 나가사키에 떨어진 플루토늄탄 팻맨.
우라늄탄을 만들려면 첫째로 그 나라 안에 우라늄 광산이 있어야 한다. 남한에는 충북 괴산에 우라늄이 묻혀 있으나, 광석에 포함된 우라늄이 너무 적어 전혀 경제성이 없는 것으로 판명났다. 반면 북한의 평북 평산우라늄 광산은 경제성이 높다. 따라서 북한은 능력만 있으면 우라늄탄을 만들 수 있는 형편인 것이다.
우라늄 235의 농도를 90% 이상 농축하려면 ‘원심분리기’를 사용해야 한다. 원심분리기는 길이 3.2m, 직경 22cm 정도의 긴 원통이다.
우라늄 238보다는 우라늄 235가 가볍다. 원심분리기에 우라늄과 불소 가스를 넣어 빠르게 돌리면 상대적으로 무거운 우라늄 238이 원심력에 의해 떨어져 나감으로 235의 비율이 높은 우라늄을 얻을 수 있다.
자동차 계기판을 보면 분당 엔진 회전수를 나타내는 rpm(revolutions per minute) 판이 있다. 자동차에 따라 차이가 있지만 5단 기어를 넣고 시속 140km로 달릴 때의 rpm은 대개 4000 정도다. 그런데 우라늄 농축에 사용되는 원심분리기의 회전 속도는 무려 7만 rpm에 이른다. 이러한 원심분리기 한 대를 1년 간 계속 돌리면 235의 농도가 90% 이상인 고농축 우라늄 30g 정도를 얻을 수 있다.
우라늄은 매우 특이한 광물이어서, 일정한 무게에 이르기 전에는 핵분열 연쇄반응(핵폭발)을 일으키지 않는다. 무게를 한자어로는 ‘질량(質量)’이라고 하고, 일정한 한계는 ‘임계(臨界)’라고 한다. 따라서 고농축 우라늄이 핵분열을 일으키기 시작하는 무게를 전문용어로는 ‘임계질량(臨界質量)’이라고 한다. 임계질량은 우라늄 235의 농도가 얼마냐에 따라 달라지는데, 90% 농도에서는 약 50kg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