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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상 논쟁

‘이명박式 개발’ 어떻게 볼 것인가

‘이명박式 개발’ 어떻게 볼 것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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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민을 위한 따뜻한 정책 외에, 생활권 녹지 100만평 늘리기, 먼지 없는 깨끗한 서울 만들기라거나 한강과 둔치공원 일대에 대한 접근성을 높여 친숙한 도시내 수변공간을 마련한다거나, 도심에 걸어다닐 수 있는 시민광장을 조성하고, 청계천을 복원한다는 과제는 그동안 도외시해온 자연환경을 복원하고 확충하겠다는 따뜻함으로 이해된다.

관점을 달리해 시정과제를 살펴보면, 개발보다 복원에 중점을 둔 정책을 펴겠다는 의지가 엿보인다. 불과 한 세대 전 서울이 지녔던 덕목을 회복하려는 의지가 보인다는 말이다. 당시는 요즘과는 정반대의 지역 격차가 문제였다. 저명인사와 유명 기업은 말할 것도 없고, 명문고도 모두 4대문 안에 있었다. 당시 강남은 사람 사는 동네도 아니었다.

그런데 이시장이 이 문안 지역을 필두로 강북지역의 상대적 위상을 높이는 일을 시작하겠다니, 이건 개발이 아니라 복원정책이라고 봐야 한다. 강북의 자존심과 삶의 질을 복원하는 것이다. 청계천을 복원하겠다는 과제는 선거 당시 이미 쟁점이 됐던 사안이다. 개인적으로 중학천·대학천 등 지천의 복원으로 이어지길 바란다.

복잡함에 찌든 도시민은 고층빌딩보다 푸르른 자연을 갈망한다. 한강을 시민이 즐겨찾을 수 있게 하는 것도 따지고 보면 강변도로로 단절된 한강과 시민을 다시 연결하는 일이다. 강변을 자연친화적으로 만들어 동·식물의 서식환경을 마련해주는 일도 원래의 상태로 복원하는 일이다.

서민용 임대주택 10만호 건설은 형식적으론 분명 개발이다. 그러나 뒤돌아보면 강남에 아파트숲을 만들고 재개발로 고층 아파트를 짓는 과정에 그 많던 민간주택의 셋방이나 셋집을 몽땅 없애버리지 않았던가. 우리의 전세방식은 국민(정부나 연구기관이 아니다)들이 스스로 고안해낸, 매우 뛰어난 주택공급 방법이었다. 정부가 괜스레 집 없는 서러움을 자극하고 자기 집 아니면 주택으로 간주하지 않는 통계 방침을 세워 주택보급률을 지나치게 낮게 발표했다. 왜곡된 주택정책 탓에 아파트를 지으면 지을수록 서민 거처는 줄고 더욱 열악해지는 악순환이 거듭됐다. 주택공사나 도시개발공사가 서민주택을 외면하는 것을 우리는 보고만 있었던 것이다.



이시장이 서민용 임대아파트(셋집)를 10만호 짓겠다니까, 그 형태는 신식이지만 셋집의 복원 아니겠는가. 그러나 새로운 계층갈등의 씨앗만 만드는 결과를 초래할 우려도 있다. 격리된 임대아파트 대신 일반 아파트와 혼합개발을 하겠다지만 일단 지금까지의 실상은 비관적이었다. 이시장에게 특단의 아이디어를 기대한다.

교통대란, 별문제 아니다

장애인 이동의 불편을 없애겠다는 정책이야말로 복원에 전형이 돼야 할 과제다. 도시에선 횡단보도가 지하도로 대체돼버린 지 오래다. 우선 모든 네거리에 횡단보도가 복원돼야 한다. 그래야 장애인뿐 아니라 여러 사회적 약자들의 보행·이동 여건이 비약적으로 개선되고 도시는 활기를 회복할 것이다.

왜 ‘개선’이 아니라 ‘복원’이라 표현하는가 하면 원래 지하도 이전에 거기 횡단보도가 있었고, 더 거슬러올라가면 길이란 본디 사람의 통행을 위해 만들어진 것이니 여러 측면에서 볼 때 자동차에 빼앗겼던 횡단보도의 복원이라 칭하는 것이다.

이시장은 자동차 중심의 도시를 사람 중심, 보행 중심의 도시로 회복시키겠다고 한다. 자동차 교통을 진정시키고 그 사용을 억제하는 대신 근거리 보행을 장려하고 대중교통을 전면 개편해 그것을 교통에 주역으로 삼겠다고 한다.

이것은 실로 오랫동안 우리 사회를 지배해온 사고의 틀을 바로잡는 대단한 복원이다. 자동차를 도시의 주인이 아니라 머슴 자리로 되돌아가게 하고, 주인 자리에 사람이 있어야 한다는 패러다임의 전환이 아닌가. 대찬성이다. 역대 시장들이 알면서도 꺼내지 못했던 ‘자동차 길들이기’에 나선다니 참 반갑다.

필자는 평소 자동차교통이 필요악이란 신념을 갖고 있다. 청계천 복원이나 시청앞 광장 조성과 관련해 교통대란설이 제기되지만, 교통대란은 그렇게 쉽게 일어나지 않는다. 예고도 없이 성수대교가 무너져내렸을 때도 며칠동안 혼란이 있었지만 적절한 조처와 사전 숙지에 의해 적당한 우회로가 만들어져 안정된 일상의 흐름을 형성했다. 남산터널 통행세 징수 때도 교통대란을 우려하는 목소리가 높았지만, 결과는 시민들이 침착하고 현명하게 행동해 별 문제가 없었다.

우회로만 있으면 꼭 필요한 교통은 이뤄지기 마련이고, 불요불급한 교통은 자제된다. 교통장애를 사전에 아는 경우엔 미리 다른 교통수단을 선택하기 때문에 상상하는 것처럼 큰 혼란은 오지 않으며 불만도 오래 가지 않는다. 어떤 경우에도 상황변화에 거부반응은 따르기 마련이다.

일단 민선3기 시장의 시정계획을 긍정적으로 평가했다. 물론 필자의 뜻과 다른 부분도 있지만, 전체적 방향이 개발시대의 과오로 망가진 삶의 질을 본연의 자리로 복원하겠다는 철학이 엿보여 옳다고 생각한다. 하겠다는 사람에게 자신감을 불어넣는 게 일을 성공시키는 열쇠다. 잘못될까 걱정부터 하면 그것이 잠재의식에 작용해 장애가 되기 쉽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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