본문 바로가기

신동아 로고

통합검색 전체메뉴열기

샐러리맨 성공학

‘개인상장시대’의 몸값 올리기

‘3C(Concept, Competence, Connections)’로 무장한 수다쟁이가 되라

  • 글: 허 헌 자유기고가 honey8094@hanmail.net

‘개인상장시대’의 몸값 올리기

2/7
이대로라면 앞으로 결혼은 남녀가 서로의 주식을 인수해 합병하는 것일 수도 있겠다. 부자들은 마음만 먹으면 합법적으로 타인의 주식을 강제로 매입해 한 인간을 노예화할 수도 있을 것이다(행여 남자들은 ‘딴 생각’을 할지도 모르겠지만). 일단은 부정적인 면보다 긍정적인 면을 보자. ‘뉴스위크’는 이런 예측도 덧붙였다.

“부모들이 어린 자녀에게 용돈을 줄 때 스톡옵션(자사주 매입선택권) 등의 인센티브 방식을 도입하는 것도 그들에게 세상사를 가르치는 좋은 방편이 될 수 있을 것이다. 가장은 상장가구의 CEO이므로 평균 이상의 급여를 받을 자격이 있다.”

‘나의 재무제표’ 만들기

개인상장시대는 이미 열렸다. 좀더 정확하게 말한다면 지금은 그 토대가 구축되고 있는 시기다. 우리는 추상적인 가치들이 자본과 연결되는 것을 수없이 목격하고 있다. 영화 제작사들은 시나리오와 배우를 공개하고 일반인들로부터 자금을 끌어모은다. 스포츠 신문을 보면 이제 스타의 인기도는 가격으로 매겨진다. SBS 드라마 ‘올인’의 촬영을 끝낸 탤런트 이병헌은 2000억원의 부가가치를 창출했다고 한다. 제주도의 관광산업 부흥에 끼친 그의 영향력이 이 정도라는 얘기다. 영화 ‘스캔들’에서 열연한 배우 배용준은 무명의 화장품 회사 ‘과일나라’의 광고모델로 출연, 과일나라를 한순간에 중견 화장품 회사로 키워내는 데 기여했다.

그런가 하면 지역의 경쟁력을 수치화하려고 노력하는 자치단체도 있다. 일례로 올 여름 경기도는 삼성증권과 손잡고 지역 주가지수 개발에 나섰다. 이른바 ‘경기도 주가지수’를 만들겠다는 것인데, 경기도에 본사를 둔 상장·등록기업 중 시가총액과 업종 대표성을 고려해 선정한 기업들로 경기도 종합지수를 구성하겠다는 것이다. 경기도청은 지역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해 이 지수를 개발할 계획을 세웠으며, 올 연말께면 결과가 드러날 것으로 보인다. 경기도는 종합주가지수 상승폭과 경기도 주가지수 상승폭을 비교해 경기도가 얼마나 기업 하기 좋은 곳인지를 홍보하고, 국내외 기업 투자를 유치할 예정이다.



개인이 상장되는 시대가 열린다면 한국의 700만 샐러리맨들은 지금부터 어떤 준비를 해야 할까. 우선 자신을 하나의 기업으로 여기고 자신을 대상으로 재무제표를 작성해보면 어떨까. 물론 복잡한 회계지식이 필요한 것은 아니다. 참여연대 조세팀장을 역임한 윤종훈 회계사의 ‘노동자의 경영지식’(더난출판사)을 참조해서 나만의 재무제표를 만들어보자.

간단히 말하면 대차대조표는 돈을 사용한 곳을 표시한 차변과 돈을 가져온 곳을 표시한 대변으로 구성된다. 차변은 당좌자산과 재고자산을 나타내는 유동자산, 투자자산과 유형자산 그리고 샐러리맨들이 관심을 가져야 할 무형자산 등 고정자산으로 이뤄진다. 이런 것을 무조건 외우라는 게 아니다. 다만 책에 나온 항목대로 나의 현 상태를 평가해보라는 것이다.

가령 자신이 보험사 영업사원이고, 보험계약을 따내 계약서를 쓸 때만 사용하는 30만원짜리 몽블랑 볼펜이 있다고 가정하자. 그렇다면 나의 유형자산 항목에 몽블랑 볼펜과 그 가격을 기입하면 된다. 3년 동안 3권의 책을 펴낸 금융계 컨설턴트라면 무형자산의 기술개발 항목에 연간 인세를 기입해보자. 1만원짜리 책을 3년 동안 평균 1만부씩 팔았다면 이 사람은 연간 1억원의 도서출판 매출을 올리는 기술을 가진 셈이다.

돈을 빌려온 대변에도 관심을 가져야 한다. 유동부채와 고정부채는 얼마나 되는지 계산해보자. 1년 내에 갚아야 하는 단기부채, 1년 이상 된 장기부채, 일종의 마이너스 통장인 당좌차월은 얼마인지 확인하자. 회계사가 하듯 정확하게 대변과 차변이 일치하지는 않겠지만, 이 과정에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을 것이다. 막연했던 내 가정의 재산상태가 한눈에 들어오기 시작한다.

특히 관심을 가져야 할 항목은 무형자산이다. 수익을 창출하는 자산이지만, 물리적인 실체가 없는 자산이라는 점에서 무형자산이라고 부른다. 영업 노하우, 인지도, 특허권, 개발비, 권리금 등이 여기에 속한다. 샐러리맨을 기업이라 칭했을 때 그가 가진 것은 회사 생활을 하면서 배운 업무 노하우밖에 더 있겠는가. 나의 무형자산을 금액으로 평가한다면 얼마나 될지 스스로 추정해보자.

평가자들은 미래에 투자한다

현재 상태를 파악했으면 이제 본격적으로 시장에 나갈 준비를 해야 한다. 눈여겨볼 점은 시장이 기업을 평가할 때 어떤 방법과 관점으로 보는가 하는 것이다. 기업 가치를 평가하는 전문가들의 얘기를 들어보면 한 시점에서 기업의 가치를 평가하려면 불확실한 미래를 추정하는 과정이 필요하다. 전문가들은 우리가 작성한 재무제표의 항목을 근거로 미래에 돈을 얼마나 벌 수 있을지, 빚은 얼마나 줄거나 늘 것인지를 예측한다. 예컨대 기업의 과거 성과와 시장에서 얻는 위치, 지속가능한 경쟁우위 요소와 경쟁력, 위험과 수익력 및 성장 전망에 대한 분석, 기업 전략의 타당성 등을 평가한다.

2/7
글: 허 헌 자유기고가 honey8094@hanmail.net
목록 닫기

‘개인상장시대’의 몸값 올리기

댓글 창 닫기

2020/06Opinion Leader Magazine

오피니언 리더 매거진 표지

오피니언 리더를 위한
시사월간지. 분석, 정보,
교양, 재미의 보물창고

목차보기구독신청이번 호 구입하기

지면보기 서비스는 유료 서비스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