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겹눈으로 본 정치

찰떡궁합 박근혜와 ‘수요모임’, 영남 다선 밀어내나

  • 글: 이명건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gun43@donga.com

찰떡궁합 박근혜와 ‘수요모임’, 영남 다선 밀어내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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발전연에는 3인방 일부를 포함한 다른 전선도 있다. 이 의원과 김 의원, 재선의 박계동(朴啓東), 초선인 고진화(高鎭和) 의원이 그 축이다. 이 4명은 모두 민주화 운동을 하다가 옥살이를 했다는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곧잘 국회 도서관 옆의 공사장 식당에 모여 점심식사를 한다. 한나라당에서 “발전연을 쭉 짜면 5, 6명만 남을 것”이라는 말이 나오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

박 의원은 발전연을 미국의 헤리티지 재단처럼 보수 이념의 중심이 되는 연구재단으로 만들 계획을 가지고 있다. 그가 박 대표를 대하는 방식은 3인방과는 좀 다르다. 그는 기자들과 만나면 “박 대표를 도와야지” 하고 말한다. 그러나 아직까지 구체적인 액션을 취한 적은 없다. 그는 박 대표의 대권후보 검증 작업이 당내가 아닌 밖에서 자연스럽게 이뤄질 것으로 예상하고 있다.

발전연의 중심은 3인방과 박, 고 의원으로 이어지는 연결선상에 있다는 게 당내 다수의 시각이다. 그러나 이들은 아직까지 발전연을 통해 제 목소리를 내는 것을 삼가고 있다. 세(勢)를 얻기 위한 목적이다. 박 대표 중심의 주류와 어긋나는 행보가 발전연의 이름으로 행해질 경우 부담을 느낄 발전연 소속 의원이 많다는 것을 알기 때문이다.

발전연은 7월26일 출범 2개월을 맞아 의원 간담회를 갖고 “발전연은 특정인을 옹호하거나 반대하는 계파 모임이 아니다”고 강조했다. 모임이 3인방 중심의 ‘반(反)박 대표 계파’로 비치는 데 대해 모임 내부에서 불만이 터져나왔기 때문이다.

이재오 의원은 이 자리에서 “박 대표에 대한 비판은 발전연과 무관한 개인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다. 이재오 의원은 발전연의 의원들과 함께 정치풍자 연극을 공연할 계획을 세우고 있다. 여기엔 발전연의 성격이 당내 계파 구축에 있는 것이 아니라는 점을 보여주려는 의도가 깔려 있다.



수요모임과 박근혜의 만남

당분간 발전연은 정책 연구모임으로서 명맥을 유지할 것으로 보이지만 미래는 불투명하다. 상대적으로 3인방의 색깔이 워낙 튀기 때문이다. 게다가 3인방은 모두 “이제는 3선으로서 ‘내 정치’를 해보겠다”는 생각을 숨기지 않고 있어서 발전연의 변화 시점은 당내 대권 레이스의 시동과 떼놓고 생각할 수 없다. 큰 폭의 권력쟁투는 이들을 끌어들이는 구심력이 될 것이기 때문이다.

한나라당엔 발전연과 대치되는 지점에 남경필(南景弼) 원희룡(元喜龍) 권영세(權寧世) 정병국(鄭柄國) 의원 등 소장파 중심의 ‘새정치 수요모임’이 있다. 대표는 정 의원이다. 수요모임은 8월4일 저녁 서울 여의도의 한 식당에서 박근혜 대표와 식사를 했다. 이날 자리는 수요모임의 요청으로 마련됐다.

“대표님, 국가 정체성 문제를 직접 거론하는 것은 이제 그만두시죠.”

“전면전은 대표님과 어울리지 않습니다.”

“당의 중심이 너무 부실합니다. 중요한 일을 누구랑 상의하시나요.”

“당명 개정은 왜 안하십니까. 수구 세력에게 밀리면 안 됩니다.”

수요모임 소속 의원들은 이날 대표에게 대여 대응 및 당 운영 방식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제시했다. 박 대표가 속내를 다 드러내지는 않았지만 비교적 허심탄회한 대화가 오갔다. 박 대표는 대여 대응 방식과 관련해 “여러분이 가만히 있으니까 내가 직접 나설 수밖에 없지 않으냐”고 반박도 했으나 분위기는 전반적으로 부드러웠던 것으로 전해진다.

수요모임 의원들은 자리를 끝내며 “다음번엔 대표님이 우리를 초대하시죠”라고 제의했고 박 대표는 이를 흔쾌히 수용했다. 이날 모임에서 오간 대화를 통해 감지할 수 있는 것처럼 수요모임 의원 대다수는 박 대표에게 호의적이다. 비판에도 애정이 담겨 있다. 박 대표와 긴장관계를 형성하고 있는 3인방과는 거리가 있다.

남경필과 전여옥의 진실 채팅

수요모임의 구심점은 남경필 원희룡 의원이다. 남 의원은 원내수석부대표를 맡고 있으며 원 의원은 최고위원이다. 원 의원은 7월19일 전당대회에서 박 대표를 제외한 대표최고위원 경선 출마자 중 최고의 지지율을 획득했다. 당 내에선 두 사람의 관계를 ‘전략적 제휴’라고 표현하는 경우가 많다. 이에 대해선 본인들도 부인하지 않는다.

최근 이 관계를 확인할 수 있는 좋은 기회가 있었다. 남 의원이 전여옥(田麗玉) 의원과 인터넷 공개 채팅을 하며 원 의원에 대한 대화를 나눈 것이다. 두 의원은 7월27일 오후 10시 ‘17대 국회 2개월 비하인드 스토리’라는 주제로 채팅을 했다.

전 의원이 “3선인데 왜 원내수석부대표를 맡았느냐”고 질문을 던졌다. 이에 남 의원은 “원 의원과 역할 분담을 했다. 저는 원내, 그는 최고위원”이라고 답했다. 원 의원은 7월9일 오후 전격적으로 대표최고위원 경선에 출마할 것을 선언했다. 그날은 경선 후보 접수 마감일이었다. 그 전날만 해도 원 의원은 “출마할 생각이 없다”고 분명히 선을 그었다.

이에 대해 당내에선 7월9일 오전 홍준표 의원의 갑작스런 경선 출마 선언에 소장파가 자극을 받았다는 분석이 많다. 소장파 중에서도 특히 남 의원이 원 의원의 경선 출마를 가장 적극적으로 권유했다는 후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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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이명건 동아일보 정치부 기자 gun43@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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