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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연주 체제’의 KBS

개혁만능시대! 만발한 코드 논란·편향성 시비

  • 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정연주 체제’의 KBS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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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선 지난 5∼6월 한창 논란거리로 떠올랐던 프로그램 편향성과 관련, KBS 내외부에서 터져나온 비판부터 눈여겨보자.

5월27일 강동순(59) KBS 감사는 서울 프레스센터에서 한국가톨릭언론인협회 주최로 열린 ‘사회통합을 위한 언론과 종교의 역할’ 토론회에 참석, KBS가 ‘당파적 저널리즘’에 빠져 있다고 ‘직격탄’을 날렸다. 그는 “우리 편은 무조건 옳고 상대는 틀리다는 논리의 틀 속에서 공공재인 공영방송이 사회통합의 정기능을 수행하고 있는가는 의문”이라며 KBS의 변화 필요성을 역설했다. 강 감사는 1973년 KBS에 입사해 TV본부 TV2국 주간, 심의평가실장, 시청자센터장을 거쳐 지난해 7월 감사에 선임됐다.

강 감사의 공개비판에 대해 전국언론노동조합 KBS본부(위원장 김영삼·이하 KBS노조)는 이튿날 즉각 성명을 내고 “강 감사의 발언은 지극히 부적절하며 KBS 감사로서 본연의 역할과 책임을 망각한 소치”라고 반박했다. KBS PD협회(회장 이강택)도 5월31일 “강 감사의 언행은 ‘KBS 흔들기’를 목적으로 한 ‘계산된 도발’”이라는 요지의 비판성명을 내는 등 한바탕 논란이 일었다.

강 감사는 지난 2월2일 KBS 신입사원을 대상으로 한 특강에서도 “이른바 개혁프로그램을 주도하는 이들은 개혁이 시대적 소명이며, ‘정의’라는 확신을 가지고 일을 추진하지만, 감정적이고 완성도가 낮은 내용을 성급하게 내보냄으로써 대중성을 확보하는 데 실패하고 사회갈등을 불러일으키는 결과를 초래했다”며 KBS 개혁프로그램을 비판한 바 있다.

KBS 내부에서 불거져나온 이런 비판들은 과연 ‘KBS 흔들기’에 불과한 것일까.



KBS 내부에서 쓴소리가 터져나온 건 강 감사의 비판이 처음은 아니다. 지난해 10월 김형태 당시 KBS 시청자센터 주간은 자신의 홈페이지에 ‘KBS가 표류하고 있다’는 제목의 글을 올려 정연주 사장의 인사(人事)는 ‘개혁’이 아니라 ‘혁명’에 가깝다는 등 ‘정연주 체제’를 정면비판해 한바탕 파문이 일었다. 당시 그의 행동을 두고 4·15 국회의원총선거 출마를 위한 ‘친정 때리기’라는 비판도 없지 않았지만, 문제의 본질은 강 감사나 김 전 주간의 비판이 ‘팩트(fact·사실)’에 근거한 것이냐 아니냐에 달려 있을 것이다.

‘KBS가 표류하고 있다’

‘당파적 저널리즘’이란 말 그대로 KBS 방송프로그램들이 정치적·이념적으로 중립적이지 못하고 편향성을 띠고 있다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다. KBS 보도국장, SBS 상무이사, 한국방송진흥원 상임이사 등을 두루 지낸 우석호(64) 광운대 미디어영상학부 겸임교수(현 방송위원회 보도교양 제2심의위원회 심의위원)는 이런 비판들에 힘을 보탠다.

“개인적으로 방송3사의 뉴스를 모니터하고 있는데 보도내용이 가치판단의 기준을 잃은 사례가 적지 않다. 주한미군 감축이나 이라크 파병 등 남북관계나 국제문제를 다룰 때 보수세력에 대한 비판은 넘쳐도 정부 여당에 대한 비판의 목소리는 좀체 찾기 힘들다. 군사정권 시절엔 권력이 방송에 10가지 지침을 내려보내면 보도책임자들이 저널리즘의 본분을 지킨다는 차원에서 5개 정도만 받아들이곤 했다. 그러나 지금은 그런 권력의 요구가 사라졌는 데도 객관적이지 못하고 친(親)정부적 보도행태를 보인다.”

우 교수는 공정성을 잃은 보도의 한 예로 ‘주한미군 이라크 파병’ 관련보도를 든다. KBS가 뉴스 소재로 선택한 것들을 파악해본 결과, 이라크전쟁으로 인해 부시 미 대통령이 고전한다든지 이라크 현지의 미군 피해를 부각시키는 등 편파적 사례가 적지 않았다는 지적이다. 또 남북 이산가족 상봉 관련보도에서도 북한주민이 ‘장군님의 덕분으로’ ‘50년 헤어져 산 건 미국놈 때문’이라는 등 비속어를 써가며 원색적으로 내뱉은 정치선언식 멘트를 여과없이 방송으로 내보낸 것도 문제라고 지적한다. 게다가 감정이나 가치판단을 개입시키지 않고 팩트만 ‘드라이(dry)’하게 보여줘야 하는 뉴스보도에까지 형용사를 남발, 시청자의 가치판단을 유도해 여론 독과점을 시도한 경우가 많다고 덧붙였다.

이 같은 지적은 강 감사가 토론회에서 “노무현 대통령에 대한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 탄핵반대 여론이 찬성 여론에 비해 7대3으로 우세하다고 해서 공영방송인 KBS가 같은 비율로 편성해 방송하는 게 정당하다는 논리는 공영방송의 사회통합 역할을 스스로 포기한 것”이라며 KBS의 탄핵 관련보도를 ‘당파적 저널리즘’의 사례로 든 것과 궤를 같이한다.

실제로 한국언론학회(회장 박명진·서울대 언론정보학과 교수)가 방송위원회(위원장 노성대)의 의뢰로 작성해 6월10일 방송위원회에 제출한 ‘대통령 탄핵 관련 TV방송 내용분석’ 보고서는 탄핵소추안 가결 직후인 지난 3월12∼20일 KBS를 비롯한 방송3사가 방영한 프로그램들을 분석한 결과 “아무리 느슨한 기준을 적용해도 공정했다고 말하기 어렵다”고 결론 내렸다. 비록 방송위원회가 7월1일 전체회의를 열어 탄핵방송 전반의 공정성 문제는 방송위원회 심의대상이 아니라고 각하 결정을 내렸지만, 각하는 어떤 사안이 아예 심의대상이 될 수 없을 때 내려지는 결정일 뿐, 공정성에 문제가 없을 때 내리는 기각과는 다른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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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 김진수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jocke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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