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4년 9월호

신종 매춘 ‘사이버 보도방’

‘얼굴 몸매 ?? 테크닉 굳뜨입니다’

  • 글: 김순희 자유기고가 wwwtopic@hanmail.net

    입력2004-08-25 16:37: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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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인터넷 포주, 광고책, 모집책 역할 분담
    • 유명 채팅 사이트가 주 영업장소
    • 인기 상한가 러시아 윤락녀
    • 교수, 의사 등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 많아
    • 성매매 나선 여대생, 알고 보니 윤락조직 일당
    신종 매춘 ‘사이버 보도방’
    7월17일 서울 모 국립대 B(41)교수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를 통해 러시아 여성과 성매매를 한 혐의로 경남지방경찰청에 자진 출두해 고개를 떨구었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로부터 ‘러시아윤락녀 사건과 귀하 전화번호가 관련 있으니 즉시 연락바람’이라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를 받은 직후였다.

    ‘러시아 Girl입니다. 기본 2시간 20만원(횟수 무제한). 애널(후장 삽입만) 안 되고 전부 다 가능. 서울시만 가능. 방 잡고 전화주세욤. 1:1만 가능. 얼굴*몸매*?? 테크닉 굳뜨입니다(섹스 테크닉 좋습니다). 170(cm) 늘씬한 몸매 40∼49kg/ 글래머스탈 51∼52kg. 010-7134-6**9. 오후 5시∼새벽 5시까지만 전화 받아욧.’

    한 유명 채팅 사이트를 통해 위 내용의 ‘쪽지’를 접한 B교수는 서울 이태원 한 모텔에 방을 잡은 후 전화를 걸었다. 잠시 후 그가 묵고 있는 방에 러시아 윤락녀가 도착했다. B교수는 일명 ‘사이버 보도방’을 통해 손쉽게 윤락녀를 구했다.

    ‘러시아 걸’에 대한 환상

    성매매의 신종 수법으로 자리잡고 있는 ‘사이버 보도방’은 인터넷 포주, 광고책, 윤락녀 모집책 및 운반책 등 역할분담이 조직적이고 세분화돼 있는 것이 특징. 윤락 알선 총책인 인터넷 포주 신아무개(26)씨는 러시아 여성에 대해 국내 남성들이 갖고 있는 환상이 남다르다는 점과 돈벌이에 급급한 러시아 여성이 많다는 사실에 착안해 인터넷 윤락 알선사업을 시작했다.



    이들은 윤락녀가 20만원의 화대를 받아오면 윤락녀 5만원, 포주 4만원, 운반책 7만원, 광고책과 윤락녀 모집책에게 각각 2만원씩 분배하기로 공모했다. 이들은 수사기관의 단속을 피하기 위해 실제 가입자를 확인할 수 없는 선불폰(속칭 대포폰)을 이용했다. 운반책과 윤락녀에게 가장 많은 수익금을 분배한 것은 현장에서 발각될 경우 두 사람이 뒤집어쓰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광고책 강아무개(28·여)씨는 인터넷을 통해 윤락행위를 원하는 남성을 모집했다. 그는 네티즌들이 많이 이용하는 유명 채팅 사이트에 ‘조껀녀게시판’ ‘러시아걸’ ‘러걸’ 등의 아이디로 접속해 대화중이거나 대기중인 남성 접속자에게 무작위로 ‘ㅈㄱ’이라는 쪽지를 보냈다.

    ‘ㅈㄱ’은 인터넷에서 사용되는 은어로 여성이 나이, 키, 성매매 가격 등을 미리 제시해 자신을 성상품화하는 것을 일컫는 ‘조건’을 대신하는 표현이다. B교수가 받은 쪽지도 강씨가 보낸 것이었다.

    그는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서 윤락알선 및 홍보를 하다 사이트 운영진에게 발각돼 불량이용자로 아이디(ID)가 영구 정지되자 ‘060 남성전용대화방’에 근무하면서 알게 된 회원의 이름 및 주민등록번호 등 153개의 인적사항을 도용하는 방법으로 인터넷 채팅 사이트에 재 가입해 윤락 알선을 계속했다.

    러시아 윤락녀 모집은 장돌뱅이라는 예명을 사용하는 장아무개(48)씨가 맡았다. 서울 이태원 근처 원룸을 임대해 불법체류중인 러시아 여성 T(33)씨와 동거한 그는 동거녀로부터 윤락으로 돈을 벌려는 러시아 여성을 소개받거나 이태원, 해방촌 등 윤락가를 배회하는 러시아 여성 7명을 모집했다.

    이들은 3~4년 전 예술흥행, 관광, 단기취업 등의 비자로 입국해 체류기간이 만료된 후에도 출국하지 않은 채 불법체류자 신분으로 국내에 머물렀다. 이들 러시아 윤락녀들은 대부분 주간에는 다른 직종에 근무하면서 야간에 아르바이트로 윤락에 나선 경우가 많았다.

    한편 수사 결과 러시아어를 유창하게 구사하는 장씨는 러시아 윤락녀에게 철저하게 사전교육을 실시한 것으로 드러났다. 윤락행위를 하다 적발될 경우 ‘이번이 처음이다, 친구 따라 왔다, 여권은 집에 놔두고 왔다, 평택과 송탄에 거주하는 미군 가족이다’라고 발뺌할 것 등 검거시 대처 요령을 가르쳤던 것. 장씨는 포주 신씨가 연락해오면 대기시켜 둔 윤락녀를 운반책 고아무개(23)씨에게 넘겼다. B교수는 전화 한 통으로 러시아 윤락녀를 손쉽게 공급(?)받았지만 그 과정은 매우 조직적이고 치밀한 것이었다.

    집으로 윤락녀 불러들인 의사

    러시아 윤락녀를 고용한 사이버 보도방의 조직인 신씨 일당 및 윤락녀, 상간자(相姦者) 등이 무더기로 경찰에 검거된 것은 7월13일∼26일. 경남지방경찰청은 일명 ‘사이버 보도방’ 등 인터넷 성매매 사범 특별단속을 실시한 결과 108명을 검거, 이중 신씨와 장씨 등 5명을 구속하고 성매매 상간자 등 97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신씨 등은 지난 3월경부터 7월13일까지 총 377차례에 걸쳐 성매매를 알선하고 7540만원의 부당이득을 취한 혐의다. 경찰은 불구속 입건된 97명 외에 성매매 혐의가 있는 184명에 대해 수사를 확대하고 있다고 밝혔다.

    신종 매춘 ‘사이버 보도방’

    유명 채팅사이트의 1:1 셀프팅 코너에 ‘돈이 필요해요’라는 방이 개설되자 ‘조건만남’에 응하는 남성들의 문자메시지가 쇄도하고 있다.

    성매매를 한 남성 중에는 B교수를 비롯해 지방대 교수, 의사, 한의사, 은행원 등 사회지도층 인사가 포함돼 있다. 연령대로 보면 20대 후반과 30대가 다수를 차지했다. 수사결과 러시아 여자라는 광고에 마음이 혹해 성매매를 한 경우가 가장 많은 것으로 드러났으며 애인이 없는 남자가 욕구를 해소하기 위해 성매매를 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경찰 관계자는 “전문의 시험을 준비하고 있던 박아무개(32·의사)씨는 부부싸움 후 아내가 집을 나가자 홧김에 러시아 윤락녀를 자신이 살고 있는 오피스텔로 불러들였다”고 전했다.

    이들은 한결같이 가족과 사회에 성매매 사실이 알려지는 것을 두려워해 경찰의 출두 요구에 즉각 응했다. 경찰은 이들의 사생활을 보호하기 위해 주말과 휴일 등을 이용해 조사받을 수 있도록 배려했다. B교수 등 사회 지도층 인사들은 자신의 행위가 언론에 보도되는지의 여부에 대해 촉각을 곤두세웠다고 한다.

    “상간자들을 조사해보니 이들 대부분은 러시아 여성에 대한 일종의 환상을 갖고 있었다. TV 홈쇼핑 광고 등에 모델로 출연하는 러시아 여성의 출중한 미모를 기대했던 것. 하지만 실제 성관계 만족도는 그리 높지 않았다는 게 상간자들의 한결같은 주장이다. 170cm가 넘는 러시아 윤락녀의 신체조건이 우리나라 남성과 맞지 않았을 뿐 아니라 미모도 기대에 미치지 못했기 때문이다.”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장 심태환 (35) 경감의 말이다.

    경찰 분석에 따르면 대표적 윤락가였던 서울 청량리와 천호동, 경기도 파주 용주골 등은 인터넷을 통한 성매매 증가 추세에 맥을 못 추고 있다. 인터넷 성매매의 시조는 청소년이 채팅 등을 통해 상대남을 구한 ‘원조교제’. 지난해 초부터는 ‘조건만남’이 그 뒤를 이어받았다. ‘조건만남’은 말 그대로 조건만 맞으면 만남이 이뤄지는 것으로, 조건에는 이른바 ‘화대’가 포함돼 있고 이는 곧 성매매로 이어졌다.

    S, B사이트 등 국내 유명 채팅 사이트에서 이뤄지고 있는 ‘조건만남’은 주로 쪽지를 통해 은밀히 거래가 성사된다. 조건녀들은 회원검색을 통해 20∼30대 직장인들을 찾은 뒤 ‘ㅈㄱ 23, 164/45, 2/15, 69, 애널X’와 같이 알 수 없는 숫자들로 구성된 쪽지를 보낸다. 암호 같기만 한 이 쪽지의 내용을 풀이해보면 ‘조건: 23세, 164cm/45kg, 2시간에 15만원, 단 69자세와 애널 섹스는 안 됨’이다.

    쪽지를 받은 남성이 답신을 보내면 조건녀는 곧바로 흥정에 들어간다. 이 때 가격과 시간, 횟수, 장소 등이 결정된다. 채팅 사이트의 조건녀들은 대부분 10대 후반부터 20대 초·중반인 것으로 알려졌다.

    한나라당 엄호성(49) 의원이 지난해 8월 중순부터 15일 동안 실태조사한 바에 따르면 각종 포털·채팅 사이트와 ‘조건만남’ 전문카페 등에서 확인된 150여건의 ‘조건만남’ 중 60여건에 미성년자가 관련돼 있었다. 심지어 15세의 여중생이 ‘조건녀’인 경우도 있었다.

    이처럼 청소년들이 조건만남을 하는 이유는 대부분 게임방 비용이나 유흥비 등을 마련하기 위한 것으로 조사됐다. 이들 중 일부는 가출해서 게임방 비용과 밥값을 벌기 위해 ‘조건만남’을 하게 됐으나 돈은커녕 협박과 폭언을 당한 경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지난해 청소년보호위원회 국정감사에서 엄 의원은 “‘조건만남’이 새로운 성매매의 형태로 급속히 퍼지고 있다”며 대책 마련을 촉구하기도 했다. 하지만 ‘조건만남’의 열풍은 쉽게 가라앉지 않고 있다.

    경남 창원서부경찰서는 7월29일 인터넷 채팅을 통해 알게 된 가출 청소년과 성관계를 가진 혐의(청소년성보호법위반)로 박아무개(33)씨 등 9명을 검거하고, 장소를 제공한 이아무개(55)씨 등 9명을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에 따르면 박씨 등은 지난 4월 중순부터 6월 중순까지 인터넷 채팅 사이트 S클럽을 통해 가출한 H(16)양과 ‘조건만남’ 등의 쪽지를 주고받은 후 진주시 옥봉동 K모텔 등지에서 만나 5만∼15만원을 주고 성관계를 가진 혐의다.

    ‘조건만남’은 올 상반기 각종 포털 사이트의 검색어 순위 톱10 안에 들었다. 최근에는 자신의 얼굴을 상대남에게 사진 파일로 전송해 적극적으로 영업하는 여성이 늘고 있는 추세다.

    신종 매춘 ‘사이버 보도방’

    ‘사이버 보도방’을 통해 윤락행위를 한 러시아 여성들이 경남지방경찰청 사이버수사대의 조사를 받고 있다.

    8월8일 새벽. 국내 유명 채팅 사이트의 1:1 셀프팅(남녀가 1:1로 만나기 위해 마련된 방) 코너에 ‘돈이 필요해요’라는 방이 개설됐다. 이에 한 남성 네티즌은 ‘지금…바로…10만(원)… 019-480-5*** 문자 날려요∼’라는 글을 남겨 ‘조건만남’에 응할 의사가 있음을 나타냈고 또 다른 남성은 ‘좋다 20마넌(만원)’이라고 쓰고 자신의 이메일 주소를 덧붙였다.

    언뜻 보기에는 조건녀 개개인이 성매매에 나서는 것 같지만 최근 ‘조건만남’ 중 일부는 조직적으로 움직이는 것으로 밝혀졌다. 6월26일 회사원 김아무개(33)씨는 경기 일산경찰서 마약반으로부터 한 통의 전화를 받았다. 윤락녀와 성매매한 사실이 드러났으니 나와서 조사를 받으라는 출두 명령이었다. 윤락녀와의 성매매 기억이 없던 김씨는 다음날 저녁 경찰서를 찾았다.

    “6월17일 점심시간에 회사에서 채팅을 하다가 만난 여대생과 성관계를 맺고 15만원을 준 사실이 있죠?”

    “예?”

    “그 여성은 여대생이 아니라 직업 윤락녀입니다.”

    경찰의 말에 김씨는 자신의 귀를 의심했다. 당시 S 채팅 사이트에서 자신을 여대생이라고 소개한 이 여성은 “집안 사정이 어려워 용돈이라도 마련하려고 한다. 15만원을 주면 한 시간 동안 같이 지내겠다”고 김씨에게 쪽지를 보냈다. 이에 김씨는 약속장소를 정하고 서로 휴대전화번호를 주고받았다. 잠시 뒤 김씨는 여성에게 전화를 걸어 약속을 다시 확인했다. 경찰의 설명을 들은 김씨는 자신이 윤락조직에 속았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게 됐다.

    경찰은 이 조직이 포주 강아무개(33)씨와 남성 모집책 지아무개(28)씨, 윤락녀 모집책 임아무개(20·여)씨 등으로 구성돼 유기적으로 움직였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윤락녀와 손님으로 만난 임씨와 강씨는 돈을 벌 방법을 궁리하던 중 ‘우리나라 남자들은 여대생을 좋아한다’는 점에 착안해 여대생을 가장해 성매매를 하면 사업에 성공할 것이라는 확신을 갖고 범행을 모의했다. 강씨와 평소 친분이 두터웠던 지씨가 이들의 사업에 동참했다.

    성관계시 어떻게 행동했는지 기록

    범행 초기에는 임씨가 윤락행위를 맡았으나 임씨와 강씨가 사랑에 빠지면서 강씨가 임씨의 윤락행위를 반대했다. 이후 윤락녀 모집책으로 나선 임씨가 인터넷 B 채팅 사이트에 ‘돈을 많이 벌 수 있는 사업이 있다’는 글을 올렸고 20대 초반의 여성으로부터 연락이 오면 직접 만나 얼굴과 몸매를 평가하는 면접을 실시했다. 이들은 대개 룸살롱, 나이트클럽 DJ, 보도방 출신 여성이었다.

    임씨가 윤락녀를 모집하는 사이 지씨는 여성의 이름으로 아이디를 만든 뒤 ‘조건만남 하실래요’ ‘매너만남 하실래요’ 등의 제목으로 채팅방을 개설한 뒤 접근해오는 남성에게 한결같이 ‘집안 형편이 어렵다. 15만원을 주면 한 시간 같이 있어주겠다’고 유혹했다. 앞서 나온 회사원 김씨와 실제 채팅을 한 사람도 여대생이 아니라 지씨였다.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의 전화번호를 받은 지씨는 상대남의 이름과 전화번호를 자신이 만들어놓은 데이터베이스에 입력해 중복여부를 확인했다. 윤락녀가 한번 관계한 남성을 다시 만나는 ‘불상사’가 없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일산경찰서 권태한(29) 마약반장은 “한 남성이 이 조직의 각각 다른 윤락녀와 3회에 걸쳐 성매매를 한 경우도 있다. 컴퓨터 조작에 능한 지씨의 데이터베이스에는 상간자의 이름과 전화번호, 이를 상대한 윤락녀의 이름과 날짜 등이 기록돼 있다. 이 데이터베이스 덕분에 한번 내보냈던 윤락녀를 동일 남성에게 다시 내보내는 오류를 범하지 않을 수 있었다. 상간자 중에는 이들 조직의 윤락녀와 2번 이상 관계를 맺은 남성도 여러 명이었는데 이들 또한 동일한 윤락녀를 만나지 않았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그는 “지씨의 용의주도함과 치밀한 수법에 경찰도 혀를 내둘렀다”고 수사당시를 회고했다.

    윤락녀 14명을 고용한 강씨 일당은 서울 시내 교통이 편리하고 여관이 많은 신촌과 신림동, 서울대 입구, 송파구청 등 10여군데를 선정해 윤락녀를 배치해뒀다. 성매매를 원하는 남성이 걸려들 경우 지씨는 가장 가까운 곳에 있는 윤락녀에게 연락을 취했다. 지씨는 채팅 당시 남성과 나눈 대화 내용을 윤락녀에게 그대로 전달해 윤락녀가 남성과 직접 채팅을 한 당사자임을 의심하지 않도록 사전에 입을 맞췄다. 성매매를 한 대다수 남성은 자신과 관계를 맺은 여자가 여대생이 아닐지도 모른다는 의심은 전혀 하지 않았다고 한다.

    신종 매춘 ‘사이버 보도방’

    일산경찰서가 ‘사이버 보도방’ 운영자에게 압수한 장부에는 성매매를 한 남성 316명의 이름과 연락처, 인상착의 등이 적혀 있다. 위는 유명 채팅사이트 게시판에 러시아 여성이 윤락행위 목적으로 올린 글.

    이들 조직에 걸려든 남성은 316명. 경찰은 강씨의 사무실에서 파란색 표지의 장부를 발견했는데 이 장부에는 남성 316명의 이름과 전화번호가 적혀 있었다. 경찰은 강씨와 지씨를 구속하고 임씨와 윤락녀는 불구속 입건했다. 경찰은 8월9일 현재 상간자 316명 중 200여명을 불구속 입건했고 나머지 100여명은 추가수사중이라고 밝혔다.

    여대생이라고‘시세’보다 비싸

    윤락조직 일당은 올해 2월부터 6월23일까지 316회에 걸친 윤락행위를 장부에 낱낱이 기록했다. 윤락녀와 지씨, 강씨 등이 수익금을 나눌 때 잡음이 일지 않도록 하기 위해서였다. 장부에는 상대 남성의 이름과 전화번호는 물론이고 이들이 성매매 당시 어떤 옷을 입었는지, 성관계 때 어떤 행동을 보였는지에 대해서도 자세히 기록하고 있다. 윤락녀가 신고 있던 스타킹을 2만원에 산 뒤 성행위를 한 변태적인 남성, 발기가 안 돼 다른 방법으로 만족을 시켜준 남성, 여성의 음부사진을 찍은 뒤 협박하는 남성 등 온갖 내용이 적혀 있었다.

    상간자들의 직업은 다양했다. 러시아 여성과 관계한 남성들과 마찬가지로 20∼30대가 가장 많았으며 고소득 전문직 종사자도 적지 않았다. 서울 신촌과 서울대 입구, 신림역 등지에서는 대학생이나 고시생들이 주 수요층이었고 송파구청 인근에서는 전문직과 IT업계 종사자가 많았다고 한다. 경찰에 따르면 상간자들은 ‘여대생’이라는 이유만으로 ‘시세’보다 비싼 화대를 지불한 것으로 알려졌다. 인터넷에서 거래되는 성매매 평균가는 10만원 정도다.

    경찰의 출두 명령을 받은 대부분의 남성은 “무슨 말이냐. 인터넷 채팅을 통해 여대생을 알게 됐고 서로 좋은 감정을 갖게 돼 성관계를 맺은 것일 뿐”이라고 발뺌했다. 이들은 경찰이 윤락행위가 기록된 장부를 내밀며 여대생이 윤락조직원의 일당이었음을 설명하자 아연실색했다고 한다.

    인터넷 강국이라는 대한민국. 인터넷의 발달은 사이버상의 음란물 범람뿐만 아니라 성매매 수법의 발전과 궤를 같이하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인터넷을 더욱 철저히 관리 감독하고 관련 남성들을 처벌하는 것만으로 성매매의 뿌리를 뽑을 수는 없는 일. 성을 파는 쪽이나 사는 쪽 모두 성이 거래의 대상이라는 생각 자체를 버리지 않는 한 ‘조건만남’ 과 ‘사이버 보도방’은 또 다른 이름으로 인터넷 사이트에 등장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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