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의락당 뒤편에 아파트가 병풍처럼 들어서 있다. 아파트 단지도 ‘선비마을’로 불린다.
종가 옆에는 동춘당의 손자 때 분가한 ‘소대헌(小大軒)’이 나란히 자리 잡고 있어 운치를 더한다.
이곳에는 은송이 자랑하는 두 명의 여성 중 한 명(또 다른 한 명은 동춘당의 외손녀 인현왕후)인 호연재(浩然齋) 김씨 부인의 시향(詩香)이 스며 있다. 호연재는 동춘당의 증손자 송요화의 부인으로, 당시 허난설헌을 비롯한 몇 안 되는 사대부 출신 여류 시인 가운데 한 사람이다. 기생 출신들이 문학의 한 주류를 이뤘던 당대를 비추어볼 때 보석 같은 인물이다.
친정 형제자매에게 보낸 서신이 남아 있는데 기생의 작품만큼 감칠맛이나 기교는 없으나 친정식구에 대한 그리움과 한이 절절히 배어 있다. 서신을 비롯한 작품 200여 수와 당시의 생활상을 담은 ‘자경편’, 이 집안의 또 다른 명물인 송순주(松荀酒)의 비법을 담은 ‘우음제방’이 전한다.

①② 송준길의 체취가 스민 필기도구와 소품 들. ③ 이 집안의 가양주인 송순주의 비법을 담은 ‘우음제방’. 아래 떡볶이 요리법을 담은 글이 재미있다. ④ 송순주를 곁들인 다과상.