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개봉작 중 돌풍을 일으킨 영화를 꼽는다면 단연 강제규 감독의 ‘태극기 휘날리며’다. 50여년이 지난 지금도 그 상흔이 아물지 않고 있는 동족상잔의 비극 한국전쟁을 전면적으로 다뤄 눈길을 끌었다. 진태(장동건)·진석(원빈)의 진한 형제애와 고난의 가족사가 다양한 세대에서 공감대를 형성해 1000만이 넘는 관객을 동원했다.

3장의 DVD로 나온 이 영화는 한국영화 사상 최다 관객을 동원한 흥행기록에 걸맞게 최고의 화질과 음향, 3시간여의 풍성한 스페셜피처(부가영상)를 제공한다. 금속 재질의 케이스도 매력적이다. 상영시간 145분.

2.35대1의 와이드영상으로 수록된 화면은 선명하고 색조가 뚜렷하다. 박진감 넘치는 전투와 거대한 스케일의 피난 행렬, 인해전술을 펴는 중공군의 진격 장면 등이 생생한 영상으로 구현된다. 지난 세월을 돌이켜보는 듯한 느낌의 빛 바랜 색감도 인상적이다. 돌비디지털 5.1채널의 사운드는 전쟁영화 DVD의 최고봉으로 꼽히는 ‘라이언 일병 구하기’에 비견될 정도. 총알이 빗발치는 장면에선 방향감이 생생하게 전해지고 앰프의 볼륨을 줄여야 할 정도로 서브우퍼 소리도 일품이다.

강제규 감독과 출연 배우 장동건과 원빈이 영화 촬영과 연기에 얽힌 에피소드를 들려준다. 세 번째 디스크에 담긴 스페셜피처는 한국전쟁에 관한 다큐멘터리 ‘6·25 그리고 우리’. 한반도 지도를 놓고 영화의 줄거리를 따라가는 전쟁 진행도, 참전용사의 회고담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청각 자료도 담았다. 영화제작 과정과 컴퓨터그래픽(CG), 특수효과에 대한 해설, 배우들과 제작진의 인터뷰 모음도 들어 있다. KD미디어 제작. 3만3000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