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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핵 해결, 미·중의 ‘동상이몽’ 틈새 노려라

美 ‘恐中심리’ 이용해 강경노선 수정 유도해야

  • 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peace@peacekorea.org

북핵 해결, 미·중의 ‘동상이몽’ 틈새 노려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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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중국의 생각은 달랐다. 핵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북미간 협상이 중요하고 자신은 회담 주최자 혹은 중재자 이상의 역할을 하기 어렵다고 판단한 것이다. 특히 중국은 핵문제는 북한의 안보적·경제적 우려가 함께 해소되는 맥락에서 해결돼야 한다는 방침을 고수함으로써 미국의 기대에 찬물을 끼얹었다. 이는 기본적으로 대미관계도 중요하지만 대북관계도 소홀할 수 없다는 중국의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이다.

이와 같은 미중간 동상이몽 속에 6자회담의 최대 ‘외교적 수혜자’는 중국이라고 볼 수 있다. 6자회담 주최자로서 회담이 열릴 때마다 국제사회의 이목이 베이징으로 모아졌고, 회담 중재자 및 촉진자로서 입지를 굳혀왔기 때문이다. 무엇보다도 6자회담을 나라 밖의 문제에 대해서는 관여하지 않는다는 종래의 ‘비간섭주의’에서 탈피해 국제사회에서 자신의 발언권을 높이는 기회로 삼았다.

그렇다고 해서 일부의 비판처럼 중국이 자신의 외교적 입지를 강화하기 위해 북핵 문제 해결에 미온적인 태도를 보이고 있다고 판단하는 것은 성급한 감이 있다. 북핵 문제가 장기화하면 중국에도 적지 않은 부담이 따른다. 또한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을 위해 사용할 수 있는 지렛대도 생각만큼 크지 않다.

북핵 문제의 장기화가 결코 중국의 국익에 부합하지 않는다는 것은 북핵 문제의 최대 ‘군사적 수혜자’가 바로 미국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더욱 분명해진다. 미국은 기존의 ‘북한 미사일 위협론’에 이어 북핵 문제가 불거지자 이를 미사일방어(MD)체제 구축 및 한미·미일동맹 재편의 최대 명분으로 내세웠고, 실제로 상당한 성과를 거뒀다. 반면 MD를 21세기에 자국의 안보를 위협하는 최대요소로 보고 있으며, 한미·미일동맹의 재편에 촉각을 곤두세워온 중국으로서는 긴장하지 않을 수 없는 상황이 조성된 것이다. 북핵 문제가 장기화할수록 이를 구실로 MD구축 및 한미·미일동맹 강화에 가속도가 붙는 상황에서, 중국이 북핵 문제의 장기화를 바란다는 분석은 설득력이 떨어진다.

아울러 중국이 북한에 행사할 수 있는 영향력에 대해서도 신중한 평가가 요구된다. 흔히 중국이 북한의 유일한 동맹국이고, 중국이 부강한 나라로 급부상한 데 비해 북한은 세계 최빈국으로 전락한 현실에 비추어 막연히 중국의 대북한 영향력이 막강할 것이라고 판단한다. 그러나 이것이 곧 북한의 선(先) 핵 포기라는 전략적 결단을 이끌어낼 만큼 중국의 영향력이 강하다는 판단의 근거가 될 수는 없다.



앞서 언급한 것처럼 중국은 북핵 문제가 해결되기 위해서는 북한의 안보적·경제적 우려가 함께 해소되어야 한다는 ‘중립적인’ 견해를 갖고 있다. 북한이 먼저 핵을 포기하지 않는다고 해서 대북지원을 중단하면 북한 붕괴 방지라는 중국의 전략적 마지노선이 흔들릴 수도 있다. 따라서 중국은 북한과 미국을 설득해 6자회담 틀에서 협상하도록 자리를 마련해주는 중재자 및 촉진자 역할 이상을 하기 어려운 상황인 것이다.

기실 미국과 중국이 북핵 문제를 놓고 동상이몽을 꾸고 있는 것은 양국이 북핵 문제 이면에 깔아두고 있는 이해가 상충한 데서 비롯된다.

부시 행정부를 포함해 미국 강경파세력은 북한의 핵 개발을 비롯한 대량살상무기 문제를 협상을 통해 평화적으로 해결하려 하기보다는 이를 구실로 삼아 MD 구축 등 군사 패권주의를 강화할 근거로 삼는 데 관심을 가져왔다. 또한 일부 네오콘은 북한을 붕괴시켜 한반도 전체를 친미(親美)질서로 재편해 중국과 러시아를 견제하는 발판으로 삼아야 한다는 생각도 갖고 있다.

반면 중국은 미국 강경파의 이 같은 ‘숨은 의도(hidden intention)’가 결국 자국을 겨냥한 것이라는 인식을 강화하면서 북한을 완충지대로 삼는 데 전략적 우선 순위를 두고 있다. 미국이 의도하든 않든, 미국의 대북강경책은 북한을 ‘순망치한(脣亡齒寒)’의 관계로 보는 중국의 인식을 강화시키고 있는 것이다.

미국에 중국은 무엇인가

관심의 초점은 2기 부시 행정부가 중국을 억제 봉쇄하기 위해 대북정책을 어떻게 조정할 것인가에 집중된다. 이는 2기 부시 행정부의 최대의 전략적 목표라고 할 수 있다. 미국의 대북정책이 대중정책의 하위변수라는 진단이 적절하다면, 향후 부시 행정부의 대북정책을 분석함에 있어 상위에 있는 대중정책의 방향을 염두에 두는 것이 옳을 것이다.

잘 알려진 것처럼 부시 행정부는 중국이 미국의 패권에 도전할 만큼 성장하지 못하도록 사전에 억제하는 것을 대외전략의 핵심으로 삼았다. 이를 상징적으로 보여주는 것이 부시 행정부의 주요 전략보고서인 국가안보전략(NSS)과 핵태세 재검토(NPR)의 중국 부분이다. 2002년 9월 작성한 국가안보전략 보고서에는 “우리의 군사력은 잠재적인 적이 미국의 힘을 추월하거나 대등해지려는 희망을 좌절시킬 만큼 충분히 강해질 것”이라고 명시해 중국의 부상을 사전에 억제할 방침임을 밝혔다. 또한 핵태세 재검토 보고서에 미국이 선제 핵무기사용을 고려할 만한 ‘우발 상황(contingency)’으로 중국의 대만 공격을 명시함으로써, 대만 방어를 위해 핵무기를 사용할 수 있음을 내비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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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욱식 평화네트워크 대표 peace@peaceko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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