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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집|일본, ‘대북 압박’ 칼 뽑나

日 ‘신방위대강’, 무엇을 노리나

美와 발맞춘 ‘군사변환’ 통해 중국·북한 견제 극대화

  • 조성렬 국제문제조사연구소 연구위원 joseon@riia.re.kr

日 ‘신방위대강’, 무엇을 노리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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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러나 이번 ‘신방위대강’에서는 새로운 안전보장전략을 뒷받침하기 위해 ‘다기능 탄력적 방위력(Multi-Functional Flexible Defense Force)’ 구상을 제시하고 있다. 종전의 방침을 수정해 앞으로는 방위력개념을 보다 탄력적으로 해석해 국제안보에 적극적으로 대응하겠다는 입장을 나타낸 것이다. 이를 반영해 이번 ‘신방위대강’에서는 ‘중대한 위협요인’으로 북한을 지목하고 중국군의 근대화와 해양활동 확대에 대한 우려를 표시하는 등 이전과는 달리 구체적인 위협을 상정해 대응계획을 제시하고 있다.

두 번째 특징은 미국의 새로운 군사전략과 일체화하고 있다는 점이다. 미국은 해외주둔군 재배치계획(GPR)의 일환으로 주일미군을 동북아시아에서 중동에 이르는 이른바 ‘불안정한 활(弧)’ 지역의 사령탑으로 격상시키려 하고 있다. 주일미군의 활동범위를 극동(필리핀 북쪽)으로 한정한 미일안보조약 제6조(이른바 ‘극동조항’)에 구애받지 않고 중동지역까지 확장하고자 하는 미국측 구상이 일본정부에 의해 받아들여진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같은 일체화는 미사일방어(MD) 문제에서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다. 일본정부는 미국이 주도하는 동아시아 MD계획을 효율적으로 운영하기 위해 2003년 12월 미국과의 협의하에 MD시스템도입을 결정한 바 있다. 이와 관련해 ‘신방위대강’은 현재 주일미군의 재편논의를 시작으로 양국이 전략목표를 공유하고 역할분담을 협의하는 전략대화에 나서고 있다고 밝혔다. 특히 탄도미사일에 관해서는 “미사일방위시스템의 정비를 포함해 필요한 체제를 확립한다”고 명기함으로써 MD 운용을 통한 양국의 전략적 일체화를 분명히 했다.

MD 문제에 있어 미일 간의 협력은 그동안 일본 군비증강의 발목을 잡고 있던 ‘무기수출 3원칙’을 뒤흔드는 데 이르고 있다. 일본정부는 관방장관 담화를 통해 미국이 주도한 MD체제의 개발에 참여하기 위해 “탄도미사일방위에서의 협력, 장비·기술 교류”를 적극 추진한다고 밝힘으로써 기존의 무기수출 3원칙을 대폭 완화했다.

현재 일본은 6개 기술분야에 걸쳐 미국과 MD 공동연구를 진행하고 있으며 최근에는 공동생산문제도 협의중이다. 무기수출금지원칙에 따르면 해상배치형 요격미사일을 미국과 일본이 공동으로 연구 개발할 수는 있어도 이를 생산하여 미국이 사용할 수는 없도록 되어 있기 때문에, MD 추진을 위해서는 기존 원칙의 변경이 불가피했던 것으로 보인다.



‘신방위대강’의 세 번째 특징은 자위대의 역할확대를 공식화했다는 점이다. 기존의 방위대강에서는 미일동맹에 따른 군사협력의 범위를 일본 본토 및 주변사태로 한정한 반면, ‘신방위대강’에서는 자위대의 해외활동을 중동으로까지 확대해 미일동맹의 광역화와 자위대 역할의 국제화를 꾀하고 있는 것이다.

지금까지 자위대의 유엔평화유지활동(PKO)은 남극 관측 협력활동과 함께 ‘자위대법’ 8장 ‘잡칙’ 100조에 규정되어 있었다. 방위출동, 재해파견이 ‘본래임무’인 반면 평화유지활동은 ‘부수임무’였던 것이다. 그렇기 때문에 일본정부가 자위대를 중동지역에 파견하기 위해서는 ‘테러대책특별조치법’이나 ‘이라크부흥지원특별조치법’ 같은 특별법이 제정돼야만 했다.

그러나 이번 ‘신방위대강’에서 자위대의 해외활동을 ‘부수임무’가 아닌 ‘본래임무’로 격상시킴으로써 자위대는 유엔안보리의 결의 없이 미국과의 협의만으로도 자유롭게 해외파병을 단행할 수 있게 되었다. 또한 ‘부수임무’로 파견되던 시절에 비해 훈련과 장비도 훨씬 강화할 수 있게 됐다.

실제로 ‘신방위대강’에서는 종전에 사용하던 ‘국제공헌’이라는 용어를 ‘국제협력’이라는 말로 바꿔 쓰고 있다. 이는 자위대가 기존에 참여하고 있던 유엔 평화유지활동의 틀을 벗어나, 미국 중심의 유지연합(有志聯合, the Coalition of the Willing)도 염두에 둔 ‘국제평화협력활동’에 참여하겠다는 의지를 적극 표현한 것이나 다름없다.

육상자위대 : 재배치와 기동력 향상

‘신방위대강’이 규정하고 있는 이러한 정책적 변화에 따라 자위대의 방위력도 대폭 정비되고 있다. 우선 육상자위대의 정원을 대폭 감축하고, 주 방위지역을 북방에서 서남방으로 바꾸며, 자위대의 기동력과 통솔력을 높이는 것으로 요약할 수 있다. 현재 16만명인 정원을 5~6년에 걸쳐 4만명 정도 줄이는 방향으로 나아간다는 것이다. 이와 함께 기동성이 떨어지는 전차를 종전의 900량에서 600량 정도로 줄이는 등 냉전형 조직 및 장비가 남아 있는 자위대의 구조개혁을 추진하기로 했다.

이러한 육상자위대의 정원감축 문제는 ‘신방위대강’을 확정하는 과정에서 최대 논란거리로 떠오른 바 있다. 방위청과 자위대 관계자들이 “중국군이 오키나와의 미야코지마(宮古島)를 침공할 경우에 대비해 육상자위대를 줄여선 안 된다” “원자력발전소의 경비는 자위대가 맡아야 한다”고 주장하면서 감축에 반대하고 나섰던 것이다. 자위대 간부들은 자위대 조직·장비의 근본적인 개선방침에 반발해 현상유지의 필요성을 강력히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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