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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일 ‘정보통신 왕국’ KT vs NTT

NTT 차세대 광통신망 투자 KT 14배 “6년 후 한국 제치고 IT 초강국 등극” 야심

  • 박창신 세계일보 미디어연구팀 기자,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heri@segye.com

한·일 ‘정보통신 왕국’ KT vs NT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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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T와 NTT는 흥미있는 비교 대상임에도 한 번도 제대로 비교된 적이 없다. 두 회사 모두 전화회사로 출발해 최근 초고속 인터넷통신 등을 아우르는 거대 정보통신기업으로 대변신을 시도하고 있다. 범국가적 정보통신 인프라 구축을 담당하고 있어 이들이 어떻게 변하냐에 따라 두 나라 정보통신산업의 운명도 결정된다. 당장은 KT가 한 발 앞서 있지만, NTT는 막강한 자금력으로 무섭게 추격해오고 있다.
한·일 ‘정보통신 왕국’  KT vs NTT
한국과 일본을 대표하는 기간통신사업자인 KT(케이티·Korea Telecom)와 NTT(일본전신전화·Nippon Telegraph and Telephone Corp)는 닮은 점이 많다. 공기업으로 출발해 지금은 민간기업이 되었다는 점, 시내외전화 및 국제전화사업을 기반으로 성장해 이제 정보통신회사로 급속한 변화를 모색하고 있다는 점 등이 그것이다.

KT의 경우 유선전화사업 매출은 전체 매출의 약 37%를 차지한다. 아직도 상당한 비중이다. 그러나 유선전화사업은 한국과 일본 모두에서 사양길로 접어들고 있다. 유선전화와 무선전화가 통합되고, 통신과 방송산업이 합쳐지는 추세다. 그럼에도 한국에선 정부 규제로 발목이 잡혀 있는 상태다. 따라서 KT와 NTT는 “차세대 성장엔진을 찾지 않으면 절체절명의 위기를 맞을 수 있다”는 위기의식을 공유하고 있다.

NTT는 1952년 공기업으로 설립됐다. 이후 1985년 4월1일 제정된 ‘NTT법’에 의해 민간기업으로 탈바꿈하기 시작했지만, 지금도 일본 정부가 일정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일본 정부는 20년에 걸쳐 NTT 주식을 단계별로 매각했는데, 올해에도 112만주 가량을 매각할 것으로 전해지고 있다. 이렇게 되면, 일본 정부의 지분은 NTT법이 정한 대로 전체 발행주식의 33%가 된다.

KT는 1981년 체신부(현 정보통신부)의 통신부문을 분리해 공사로 설립됐다. 이어 1997년 10월 ‘공기업의 경영구조개선 및 민영화에 관한 법률’에 따라 정부출자기업으로 전환됐다. 이후 정부가 2001~02년에 걸쳐 보유지분을 매각함으로써 2002년 8월20일 완전 민영화됐다. 지금의 KT는 명실상부한 민간기업이다.

NTT와 KT는 매출, 자산, 직원 수 등에서 엄청난 규모다. 특히 NTT는 거대 그룹의 면모를 갖추고 있다. NTT의 총 자산은 2004년 초 현재 4조911억엔(약 41조원)이고, KT는 그 절반 정도인 20조3500억원이다. 2003년 3월부터 2004년 3월까지 NTT 매출은 3조1621억엔(약 32조원)이었다. 미국의 ‘포춘’지가 선정하는 500대 기업 명단에서 NTT는 항상 10위권에 든다. KT의 경우 2005년 매출목표가 11조9000억원이다.



자산규모 41조원 대 20조원

직원 수는 단순히 비교하기 곤란하다. KT그룹과 NTT그룹은 편제가 다르다. KT그룹은 유선사업자인 KT가 각 계열사 지분을 보유하는 형태로 모기업의 지위를 가지고 있다. NTT그룹은 지주회사인 NTT가 각 분야 계열사를 거느리는 방식으로 일본내 유무선 1위의 지위에 올라섰다.

일본에서 NTT가 운영하는 유선전화에 가입한 가정은 6000만 가구. 반면 KT는 한국내 유선전화 독점운영과 함께 1200만명이 초고속인터넷통신망에 가입해 이 분야에서 부동의 세계 1위(ADSL 등)다. NTT는 초고속인터넷통신망 사업에서 소프트뱅크 등 일본 민간기업에 밀려 현재까진 힘을 못 쓰고 있다.

2004년 6월 현재 KT그룹은 KT, 무선통신업체인 KTF, KT하이텔을 포함 총 10개 기업으로 구성돼 있다. 다만 KT그룹은 NTT와 달리 KT가 보유하고 있던 한국이동통신을 정부방침에 따라 SK에 넘긴 후 KTF를 설립하여 32%의 시장점유율을 가진 2위 무선사업자에 머무르고 있다. 이외 인터넷(KT하이텔), 네트워크통합(KT네트웍스), 해저 케이블 건설 및 유지보수(KT서브마린), 종합쇼핑몰(KT커머스), 휴대전화 단말기(KTFT), 인터넷사이트 ‘파란닷컴’ 등의 분야에 진출해 있다.

NTT그룹은 통신그룹이란 말이 무색할 정도로 다방면에서 사업영역을 갖고 있다. 지주회사인 NTT가 거느린 NTT 그룹 계열사는 2004년 10월1일 현재 433개. 사업영역, 지역별로 회사를 잘게 쪼개놓았지만 크게 4개 주력 업종으로 나뉜다. 통신사업(NTT동, NTT서), 장거리 및 국제통신사업(NTT커뮤니케이션스), 이동통신사업(NTT도코모), 데이터통신사업(NTT데이터) 등이다.

이들 각 분야별로 다수의 다른 계열사들이 일종의 지원 그룹을 형성하고 있다. 예를 들면 NTT도코모와 긴밀한 협력 관계를 맺고 있는 계열사로는 도코모 서비스, 도코모 엔지니어링, 도코모 모바일, 도코모 테크놀로지 등이 있다.

NTT는 이밖에도 광고, 소프트웨어, 부동산, 전자, 리스, 금융, 장비 등의 분야에도 계열사를 두고 있다. NTT그룹은 그룹의 통합된 역량을 자주 강조한다. KT도 정관에 ‘부동산업’을 명기해놓고 있다. 최근 ‘파란닷컴’은 1기가 용량의 무료 이메일 서비스를 전격 시행, 이 분야 최강자인 ‘다음’을 위협하고 있다. KT 역시 NTT만큼이나 사업영역 다변화를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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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창신 세계일보 미디어연구팀 기자,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heri@segye.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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