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5년 2월호

PC는 지금 ‘초능력 슈퍼컴퓨터’로 진화 중

아직도 워드프로세서, 인터넷만 하시나요?

  • 박창신 세계일보 미디어연구팀 기자, 한국외국어대 신문방송학과 박사과정 heri@dt.co.kr

    입력2005-01-26 11:29: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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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PC가 초능력을 얻고 있다. 초고속통신 환경이 PC의 기능을 끝없이 진화시킬 태세다. 인터넷 서핑, 온라인 게임, 워드프로세서를 즐겨 활용하는 네티즌들은 자신의 PC에 숨겨진 놀라운 잠재력을 찾아내 새로운 영역에 도전해볼 만하다.
    PC는 지금 ‘초능력 슈퍼컴퓨터’로 진화 중
    PC가변하고 있다. 그것도 몰라보게 달라지고 있다. PC는 더 이상 ‘개인용 컴퓨터’가 아니다. 우선 PC 자체가 업그레이드되고 있다. 성능이 엄청나게 발전하고 있을 뿐만 아니라 PC 스스로 구현할 수 있는 기능이 크게 확대되고 있다.

    PC 밖의 환경변화도 놀라울 정도다. PC를 대기업 전산실의 중대형 컴퓨터 못지않게 활용할 수 있게 하는 온라인 서비스가 속속 등장하고 있고, PC와 PC를 연결해 슈퍼컴퓨터로 활용하려는 시도도 활발히 진행되고 있다. 물과 공기처럼 우리 일상에서 필수불가결한 환경이 되어버린 초고속인터넷도 PC에 초능력을 부여하고 있다. ADSL(비대칭디지털가입자회선), VDSL(초고속디지털가입자회선), 전용선, 케이블TV모뎀 등이 조성한 현재의 초고속인터넷 네트워크가 향후 국책과제로 추진하고 있는 광대역통합망(BCN : Broadband Conver-gence Network)으로 발전할 경우 PC는 실로 혁명적 진화단계로 접어든다.

    PC 안팎에서 벌어지는 이런 변화들은 PC의 정체성을 바꿔놓았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이제는 사전적 개념에 의존해 PC를 ‘개인용 컴퓨터(Personal Computer)’라고 지칭해서는 곤란하다. PC 성능의 눈부신 발전과 PC를 기업용 서버처럼 활용할 수 있도록 한 초고속인터넷 환경에선 PC 자체보다 PC를 어떤 용도로 사용하는지가 훨씬 중요해졌다. 똑같은 PC라도 쓰는 사람에 따라서는 ‘타자기’에 불과할 수도, 테라플롭스(Tflops) 성능을 발휘해 한반도 기상예측 연산을 수행하는 ‘슈퍼컴퓨터’가 될 수도 있다.

    “지식의 척도는 PC 활용 능력”

    1981년 8월12일 미국 뉴욕에서 IBM 주최로 ‘IBM PC 5150’행사가 열렸다. 상용 컴퓨터를 선보이는 자리였다. 이때 처음으로 ‘개인용 컴퓨터’라는 단어가 소개됐다. 베이지색 케이스의 베이지 박스(Beige Box), 즉 PC의 보급은 ‘제2의 산업혁명’에 비유될 만큼 사회변혁을 가져왔다. 8월12일은 PC탄생기념일로 세계인에게 기억되고 있다.



    표준화된 부품을 구입해 조립하면 누구나 PC를 만들 수 있던 개방형 구조는 1982년 컴팩을 필두로 ‘IBM 호환’(IBM compatible)을 내세운 수많은 PC제조업체를 탄생시켰다. 시장경쟁을 통해 가격이 떨어지면서 PC는 삽시간에 전세계에 보급됐다.

    이로부터 23년이 지난 2004년 10월27일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에서는 ‘입는 컴퓨터(웨어러블 컴퓨터)’ 패션쇼가 열렸다. ‘어디서나, 누구나 입는다(EveryWhere, Every Wears!)’라는 테마로 진행된 이 패션쇼는 몸에 걸치거나, 손목에 차거나, 피부에 붙이거나 피부 속에 심어 지니고 다니는 ‘웨어러블’ 컴퓨팅 기술이 만들어낼 미래의 생활모습을 보여준 행사였다. 멋진 몸매의 모델들이 화려한 조명을 받고 무대 위로 등장해 입는 컴퓨터의 갖가지 동작을 보여줬다.

    웨어러블 컴퓨팅과 유비쿼터스가 다소 먼 미래의 얘기라면, 엔터테인먼트PC는 당장 집 근처의 전자상가에서 접할 수 있다. 2004년 11월24일 한국 마이크로소프트(MS)는 서울 조선호텔에서 삼성전자, 한국HP, 삼보컴퓨터, 주연테크컴퓨터 등 국내 주요 PC업체와 함께 자사의 ‘윈도XP 미디어센터에디션(MCE) 2005’ 운영체제(OS)와 이를 채택한 PC의 신제품군을 시연했다.

    MS가 내세우는 ‘디지털 엔터테인먼트 애니웨어(Digital Entertainment Anywhere)’ 비전의 핵심인 윈도XP MCE 2005는 TV, 오디오 플레이어, 비디오 리코더 등을 윈도에서 통합 관리하고 구동하는 소프트웨어다.

    이 프로그램의 핵심 기능은 소비자가 TV프로그램, DVD, 동영상, 음악, 사진 등 다양한 디지털 콘텐츠를 원하는 방식으로 편리하게 즐길 수 있게 해주는 것이다. PC가 가정의 엔터테인먼트 허브로 다시 태어나는 것으로, 기존의 가전제품들을 하나의 리모컨으로 관리하고 가정 내에서 장소에 구애받지 않고 디지털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주로 일과시간 동안 사무실에서 쓴다는 의미에서 ‘나인 투 파이브’(9to5) 기기인 PC를 가정으로 들여와 10대 청소년부터 70대 노인에 이르기까지 온 가족이 24시간 사용하는 종합 엔터테인먼트 기기로 탈바꿈하려는 시도다.

    2004년 11월 일제히 선보인 ‘미디어센터 2004’ PC는 TV 시청, 멀티미디어 검색, 방송프로그램 녹화(PVR: Personal Video Recorder), DVD 감상 등의 기능을 제공하는 운영체제인 ‘윈도XP 미디어센터 2004’가 탑재돼 있다.

    그러나 MS가 심혈을 기울이고 있는 미디어센터에디션과 이를 설치한 미디어센터 PC는 아직까지 시장에서 큰 호응을 얻지 못하고 있다. 상대적으로 PC 본체와 소프트웨어 가격이 비싸기 때문이다. 그러나 제조업체들의 경쟁으로 PC 가격이 급격히 떨어졌듯이, 앞으로 종합 멀티미디어 센터로 자리매김하게 될 엔터테인먼트 PC의 보급도 시간문제일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 삼보컴퓨터를 비롯한 주요 PC제조업체들은 2005년 초 새로운 버전의 미디어센터 PC를 잇따라 선보일 예정이며, 이 시기를 전후해 국내의 조립PC 업체들도 이 대열에 참여할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PC 자체의 변신을 두 가지 구체적인 사례로 살펴보자. 삼성전자가 2004년 11월 발표한 신제품 PC인 ‘MT40’ ‘MZ40’ ‘MP40’ 등에는 기본적으로 통합 리모컨이 제공된다. 이들 제품은 PC를 TV로 쓰거나 TV에 연결해 활용할 수 있게 했다. PC가 HD영상과 고품질 음향을 구현하는 것. TV를 실시간으로 재생하고 제어하는 PVR(Per- sonal Video Recorder) 기능에다 2주 분량의 방송프로그램 정보를 보고 간편하게 예약녹화할 수 있도록 한 전자프로그램가이드(EPG : Electric Program Guide)도 제공된다. 영화와 사진을 감상하고 다른 디지털미디어 기기들과 연결해 홈시어터를 구성할 수 있도록 했다.

    HD영상, 홈시어터 그리고 64비트

    도시바코리아가 지난해 12월초 출시한 노트북 ‘코스미오 G10’은 오디오·비디오(AV) 기능을 강화한 17인치 와이드 화면(LCD)을 갖추고 있다. 노트북을 켜거나 윈도를 부팅하지 않아도 리모컨이나 본체에 달린 버튼을 조작해 TV·음악CD·영화DVD 등 각종 동영상 콘텐츠를 PC를 통해 즐길 수 있다. ‘고선명 클리어 슈퍼뷰 LCD 기술’을 적용해 LCD TV 못지않게 깨끗하고 선명한 색상을 재현하고, ‘트루 사운드 XT’ 기술로 웅장한 서라운드 사운드를 제공한다. 나아가 DVD-RAM 등 모든 DVD 포맷을 지원하는 ‘슈퍼 멀티 드라이브’와 디지털카메라·휴대전화·PDA 등에 사용되는 각종 메모리 카드를 사용할 수 있도록 했다.

    과거의 PC혁명은 개인이 자신의 컴퓨터를 소유할 수 있게 되는 컴퓨터의 양적 확산 개념이었다. 대용량의 메모리와 고속의 처리속도를 지닌 대형 컴퓨터를 수백 명 또는 수천 명이 공유하는 시대, 즉 사람과 컴퓨터의 관계가 ‘n대1’인 환경에서 모든 사람이 자신의 PC를 사용하는 ‘1대1’ 시대가 되었다는 것이다. 오늘날 100만원 정도면 살 수 있는 PC 본체는 과거 어지간한 메인프레임이나 워크스테이션의 성능을 뛰어넘는다.

    PC의 개념은 점차 엔터테인먼트의 중심으로 확장되고 있고, 조만간 입는 컴퓨터로 나아갈 것으로 보인다. 이 같은 추세에 따라 현재의 32비트 PC와는 비교할 수 없을 정도로 뛰어난 성능을 가진 64비트 데스크톱 PC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다. 기업용 서버에 쓰이는 64비트 칩이 PC에 장착될 경우 PC의 성능은 획기적으로 높아진다.

    인텔은 당초 2010년 이전에는 64비트 기능의 PC가 필요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가 최근 입장을 바꿔 2005년에 나올 데스크톱 PC용 칩 제품군에 64비트 기능을 추가한다고 발표했다. 이는 MS의 64비트 윈도 출시 계획과 맞물려 있다. 64비트 칩은 32비트보다 훨씬 많은 메모리를 사용할 수 있어 동영상과 그래픽을 보다 생생하게 구현할 수 있다.

    정부출연 연구기관인 한국과학기술정보연구원(KISTI)은 지난 2002년 1월부터 ‘코리아 앳 홈(Korea@Home)’이라는 흥미로운 프로젝트를 수행하고 있다. 인터넷으로 수많은 PC를 연결해 과학기술 분야의 천문학적 연산을 수행할 수 있는 슈퍼컴퓨터로 활용하자는 분산 컴퓨팅 프로젝트이다. 우리나라의 초고속인터넷 인프라 환경과 인터넷 이용률은 세계 최고 수준으로, 이런 여건을 활용하면 네티즌 각 개인이 소유한 PC의 남는 컴퓨팅 자원을 모아 슈퍼컴퓨터로 활용할 수 있다는 아이디어다.

    “펜티엄Ⅲ PC 3만대를 연결하라”

    이론적으로 계산하면 펜티엄Ⅲ PC(500MHz) 기준으로 3만 명이 3만 대의 PC 자원을 동시에 제공할 경우 12.7테라플롭스(Tflops, 1Tfolops는 1초에 1조회 연산)의 성능을 얻을 수 있다는 게 KISTI의 설명이다. 2003년 11월 발표된 전세계 슈퍼컴퓨터 순위에서 1위를 차지한 미국 IBM 로체스터연구소의 ‘블루진’은 최고 연산성능이 70.72테라플롭스를 기록했다.

    이와 관련, KISTI는 2005년까지 5만~6만대의 PC 유휴자원을 연결해 10테라플롭스의 성능을 갖는 것을 목표로, 이 사업에 참여할 PC 이용자를 모집하고 있다. 실제로 KISTI는 2004년 초 3개월 만에 네티즌 800여명의 자발적 참여를 이끌어내 최대 2.98테라플롭스, 평균 874기가플롭스(Gflops, 1초에 10억회 연산)의 성능을 얻어냈으며, ‘신약후보물질탐색’ 등 복잡한 작업을 성공적으로 해냈다.

    이밖에도 서울대 중앙전산원의 경우 리눅스 클러스터 슈퍼컴퓨터를 도입한 뒤 이를 주축으로 교내 컴퓨터 자원을 통합하는 프로젝트를 계획하고 있다. 서울대 자산으로 등록된 수백 대의 서버와 수만 대의 PC를 병렬로 연결함으로써 생명공학, 천체물리학 등 고속연산이 필요한 연구 활동에 활용하려는 것이다.

    ‘티끌 모아 태산’식의 분산 컴퓨팅 기술과 함께 최근엔 PC를 다양하고 유익한 용도로 사용할 수 있도록 하는 서비스도 속속 등장하고 있다. PC를 잘만 활용하면 기업 전산실에나 있음직한 고가의 중대형 서버나 대용량 스토리지(저장장치)의 효과를 누릴 수 있다. PC의 사양이 조금 떨어지더라도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돼 있다면 약간의 관심과 적은 비용으로도 PC의 쓰임새를 확 바꿔놓을 수 있다.

    NHN이 지난해 6월 첫 선을 보인 ‘플랜후드(www.planhood.com)’는 통합 커뮤니케이션 사이트로 사회적 인간관계를 온라인 네트워크에 그대로 구현한 ‘사이버 지인관리’, 자신의 개인일정/메모/주소록 등의 ‘개인정보 관리’, 소규모 기업이 인트라넷처럼 사용할 수 있는 ‘사이버 사무실’ 기능을 갖추고 있다. 이를테면 ‘친구의 형’ ‘초등학교 동창의 군대 동기와 대학 선후배’ 등으로 얽혀 있는 사회적 인간관계를 일목요연하게 관리하면서 검색을 통해 필요한 인적사항을 불러낼 수 있다. 물론 관리되는 지인들끼리는 수시로 메시지를 주고받을 수 있다.

    소규모 기업이 인트라넷(사내 정보시스템)으로 활용할 수 있는 사이버사무실은 부서원이나 팀원들이 공지사항, 일정, 주소록을 공동으로 작성해 공유할 수 있는 기능도 제공한다. 2004년 9월30일 나온 플랜후드의 업그레이드 버전은 해외 거주자나 외국인들도 이용할 수 있도록 한 외국어 버전인데, 이를 통해 전세계에 흩어져 있는 지인들과도 네트워크를 형성할 수 있다.

    집안 PC를 밖에서 원격조종

    포털사이트를 통해 PC로 인터넷 전화를 사용함으로써 통신요금을 아낄 수도 있다. 다음커뮤니케이션은 지난해 12월6일 룩셈부르크의 인터넷 전화(VoIP) 서비스업체인 ‘스카이프’와 제휴를 맺고 VoIP시장에 진출한다고 발표했다. 스카이프의 PC간 무료전화서비스를 다음사이트를 통해 제공하는 것인데, PC 이용자는 스카이프의 소프트웨어를 무료로 내려받아 인스턴트 메신저를 사용하는 것처럼 전화를 걸거나 받을 수 있다. 한국처럼 초고속인터넷망이 잘 갖춰진 곳에서는 통화품질이 매우 뛰어나다.

    코리아닷컴(www.korea.com)이 제공하는 ‘마이PC’는 본인, 친구, 사무실 동료가 사용하는 PC의 하드디스크를 인터넷을 통해 공유하는 서비스다. 이 기능을 활용하면 집에서도 회사내 본인 PC 또는 다른 서버에 저장되어 있는 문서파일을 불러내 일을 할 수 있다. 거꾸로 집의 PC 속에 두고 온 자료도 어디서든 꺼내 작업을 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특정한 PC를 서버 컴퓨터로 활용할 수 있게 한 것인데, 이를 기업에 적용하면 직원들이 언제 어디서나 인터넷을 통해 각종 자료를 공유할 수 있다.

    인터넷을 통해 사무실의 PC와 집의 PC를 연결해주는 서비스는 다른 포털사이트에서도 제공하고 있다. 일례로 엠파스(www.empas.com)의 원격PC 서비스를 이용하면 외부에서 전화기를 이용해 집 안의 본인 PC를 켠 뒤 집에 있는 PC나 회사의 PC를 마치 눈앞에 두고 활용하는 듯한 원격 컴퓨팅 환경을 제공받을 수 있다.

    이 서비스를 이용하려면 컴퓨터 메인보드의 슬롯에 전화 자동응답카드를 장착해 원격부팅 환경을 구성해야 한다. 엠파스에 접속해 로그인 한 뒤 집 PC를 선택하고 비밀번호를 입력하면 집 PC의 화면이 현재 사용하고 있는 PC에 뜬다. 이렇게 되면 출장을 가서 사무실 PC로 전자결재를 한다든가, 집 밖에서 집에 있는 PC에 연결해 인터넷뱅킹을 할 수도 있다. 영어, 중국어, 일본어로 된 웹사이트 내용을 실시간으로 한글로 번역해주는 웹번역서비스도 엠파스에서 제공중이다.

    각 포털사이트가 제공하는 메신저를 사용하면 PC 기능을 한층 배가할 수 있다. 네이트닷컴(www.nate.com)의 메신저서비스인 ‘네이트온’을 예로 들면, 이 메신저는 배경음악, 이모티콘, 대화창 등의 기능이 다채로운 데다 메일 송수신, 쪽지 교환, 파일 전송, 대화, 휴대전화 문자메시지 보내기 등의 기능을 하나의 창에 통합해 모든 커뮤니케이션 기능이 한 화면에서 단번에 해결된다. 메신저에 일정이나 주소록 관리프로그램을 연동시키면 동료나 지인들에게 한꺼번에 메시지를 전송할 수 있고, 이를 받은 쪽에서는 자신의 일정이나 주소록에 등록할 수 있도록 했다. 하나의 메신저 프로그램을 PC뿐 아니라 PDA와 휴대전화에서도 동작하도록 함으로써 편리성도 높였다.

    다소 돈이 들더라도 PC를 그럴듯한 기업용 전산시스템처럼 활용하려면 KT와 하나로텔레콤의 기업용 서비스 상품을 눈여겨볼 필요가 있다.

    PC를 1대만 사용하는 자영업자, 또는 PC 3~4대를 사용하는 중소기업이 세무, 회계, 재무, 생산관리, 유통, 고객관리 등의 업무를 위해 각각의 프로그램을 설치하거나, 수천만 원이나 하는 전사적자원관리(ERP) 시스템을 구축하려면 부담이 큰 게 사실이다. 하지만 이런 시스템을 설치하지 않으면 업무효율이 크게 떨어진다.

    이런 자영업자나 중소기업은 통신사업자가 제공하는 상품을 이용해 적은 비용으로 기업 경영에 꼭 필요한 비즈니스 솔루션을 갖출 수 있다.

    KT는 ‘비즈메카(www.bizmeka. com)’라는 업무용 프로그램을 온라인 방식으로 제공함으로써 PC 이용자가 손쉽게 e-비즈니스를 구현할 수 있도록 해주고 있다. 예를 들어 전자우편, 게시판, 일정 및 주소록 관리, 전자결재, 문서관리 등의 메뉴를 갖춘 그룹웨어를 구축하려면 적어도 수천만 원이 든다. 그런데 비즈메카의 온라인 그룹웨어 서비스를 이용하면 비교적 저렴한 요금으로 전산실을 꾸며 그룹웨어 시스템을 갖춘 것과 같은 효과를 누릴 수 있다.

    비즈메카가 제공하는 기업용 서비스는 세무, 회계, 재무, 영업, 구매, 재고, 인사, 급여 등의 업무를 통합한 ‘네오플러스’, 생산관리시스템(MES), 컴퓨터 보안, 쇼핑몰 경영관리, 고객관리(CRM) 등 다양하다.

    KT는 업종별로 특화된 서비스를 제공하는데, 이를테면 숙박업 관리, 스포츠클럽 종합관리, 노래방 전용 IT솔루션, 자동차정비업 종합관리 솔루션, 자동차 영업사원의 업무지원 솔루션, 미용실의 매장 및 고객관리, 안경점 관리, 식당의 재고 및 매출관리, 학원의 통합관리, 병원의 의료영상을 저장하고 전송하며 조회할 수 있도록 한 의료정보 솔루션 등이 그것이다.

    KT의 경쟁사인 하나로텔레콤은 ‘마이비즈(www.bizfos.co.kr)’라는 이름으로 유사한 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마이비즈’ 서비스는 사무자동화 서비스로 전자세금계산서, 종합급여관리, 간편장부, 세금계산서 프로그램을 초고속인터넷에 연결된 PC에 제공한다. 아울러 각 분야 자영업자를 위한 솔루션도 판매하고 있다. 이중 간편장부는 소기업이나 개인사업자가 저렴한 비용으로 직접 장부를 작성하고 세무신고를 완료할 수 있도록 지원하는 서비스로, 세무와 회계에 대한 지식이 부족해도 누구나 쉽게 사용할 수 있다. 신용카드 매출전표를 일일이 입력하고 집계할 필요도 없다.

    PC에도 ‘임대’ 개념 도입

    이처럼 온라인으로 제공되는 각종 서비스를 잘 활용하면 IT 인프라 투자를 획기적으로 줄이면서 기업 전산실을 구축한 것 같은 업무 효과를 누릴 수 있다.

    이제 고가의 컴퓨터 시스템은 마치 부동산과 같아서 반드시 소유해야 할 필요가 없게 됐다. 유지 보수 비용의 절감효과도 만만치 않다. 임대료는 더 싸질 것이다. 2005년엔 고선명 멀티미디어 PC, 64비트 PC, PC 병렬연결을 통한 테라플롭스급 슈퍼컴퓨터가 첫 선을 보이고 ‘꿈의 광대역통합망’이 한층 가시화된다. 2005년은 한국의 PC가 슈퍼컴퓨터로 진화하는 원년이 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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