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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발 제언

한국 축구에 2% 부족한 것, 킬러본능!

‘피맛’ 즐기는 ‘싸가지’ 없는 선수를 키워라!

  • 정해윤 미트라스 컨설팅 대표

한국 축구에 2% 부족한 것, 킬러본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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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축구에 2% 부족한 것, 킬러본능!
하지만 학교 우등생이 사회에서는 열등생이라는 우리 사회의 속설은 이런 싹수론이 얼마나 근거 없는 것인지 보여준다. 학창시절 부모와 스승의 말에 고분고분하고 학생의 본분에 충실했던 젊은이들이 왜 사회의 거목으로 자라지 못하는가.

우리가 스포츠의 세계를 눈여겨봐야 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그곳은 어떤 형이상학적 관념이 지배하는 무대가 아니다. 그곳은 인간관계의 물리학적 법칙이 정확히 작동하는 곳이며, 탁월한 선수를 키워낸 지도자의 성공사례는 인간의 행동을 직접적으로 교정한 진정한 리더십의 모범이다. 그리고 그곳에서 통하는 방식이라면 기업과 사회 곳곳에 응용할 수도 있다.

앞서 제시한 킬러의 조건을 놓고 한국 스포츠 선수들과 비교해보자. 아마도 우리는 이러한 성향의 선수를 쉽게 떠올리지 못할 것이다. 한국사회에서 킬러의 성향을 소유한 선수라면 지도자들에게 일찌감치 기를 꺾고 길들여야 할 대상으로 찍히기 십상이다. 사회적으로 성공모델에 대한 명확한 인식이 없어 평범한 인재만 키워내는 것이다.

노벨 물리학상 수상자인 로버트 러플린 카이스트 총장은 올해 초, 취임 6개월을 맞아 한 인터뷰에서 ‘한국 과학도의 킬러본능 부재’를 크게 질타했다. 그는 직접적으로 이스라엘이나 중국 학생과 비교하며 “한국의 과학도가 과학자로서 반드시 갖춰야 할 잔혹할 정도의 공격적 성향이 부족하다”고 말했다. 그리고 그 배경으로 경쟁을 회피하는 문화적 풍토를 들었다.

육식동물의 공격 본능



러플린 총장의 언급은 의미심장하다. 킬러본능이란 것이 축구선수에게 필요한 센스 정도로 인식되고 있지만, 실제로 이것은 범용적인 성공의 원형질로 인식해야 한다. 이는 또한 한국 축구가 작금의 위기에도 불구하고 이 문제를 축구협회의 임원 탓으로만 돌릴 수 없는 이유이기도 하다. 킬러의 거세는 우리 문화 속에 내재된 문제이기 때문이다.

그러면 킬러본능이 가진 원래의 의미를 파악해봄으로써 한국사회의 인재관이 어떻게 왜곡되어 있는지 살펴보자. 영어에서 ‘킬러 인스팅크트(Killer Instinct)’는 주로 육식동물이 사냥할 때 보여주는 공격적인 정신을 의미한다. 이것은 냉혹하고, 집요하며, 더없이 공격적인 정신자세다. 작은 고양이과 동물이 자신보다 덩치 큰 초식동물을 사냥하는 데서 보듯 이것은 육체를 초월하여 승리를 이끄는 심리상태다.

스포츠 세계에서 킬러본능이란 격투기에서 나왔다. 이 단어의 지적재산권은 아마 전설적인 액션스타이자 무술인이던 브루스 리(이소룡)에게서 찾아야 할 것이다. 한국에서 그는 할리우드를 제패한 액션스타이지만, 북미 지역에서는 탁월했던 무술인으로 평가받는다. 미국인은 브루스 리를 현실세계에 존재했던 진정한 슈퍼맨으로 인식하고 있다.

그가 정말로 그렇게 위대한 싸움꾼이었는지에 대해서는 증언이 엇갈린다. 그러나 한 가지 확실한 것은 그가 당대 무술인이 가지고 있던 패러다임을 과감하게 파괴한 일종의 사상가였다는 사실이다. 그는 10대 후반까지 홍콩의 불량소년이었다. 대단히 다혈질적인 기질을 타고난 그는 실용적인 싸움기술을 찾아 이 도장, 저 도장을 기웃거렸다.

18세에 실용주의 정신이 지배하는 젊은 대륙 미국에 도착한 그는 대학에서 철학을 전공하며 어린 나이에 자신의 도장을 열었다. 당시 그는 중국 무술 사범들에게 이어져온 폐쇄적 전통과 과감하게 절연한다. 외국인에게도 무술 수련을 허락한 것과 형(품세)의 수련을 없앤 것. 이것이 빌미가 되어 그는 전통을 답습하는 무술인들에게서 강렬한 반발을 사게 된다.

그 와중에도 그는 끊임없이 변화를 추구해 중국 전통무술과 서양의 복싱, 한국과 일본의 여러 무술을 혼합한 ‘절권도’라는 자신만의 무술을 창시하기에 이른다. 절권도는 그야말로 ‘퓨전 무술’이었으며, 전통무술의 정수만을 혼합한 실용적 격투기였다. 그때 그가 제자들을 가르치면서 절권도 철학의 정수처럼 강조한 것이 바로 ‘킬러 인스팅크트’이다. 킬러본능은 다음과 같은 면에서 전통적인 무사정신과 차이가 있다.

무술은 총기의 발명으로 사실상 실용적인 생명을 다했다. 그후 무술은 한 민족의 전통문화로서, 혹은 건강체조로서, 문화적 유산으로서, 인격 도야의 수단으로서 가치를 인정받았다. 그러나 브루스 리는 본질적인 기능을 갖추지 못한 무술은 아무 소용이 없다고 생각했다. 그래서 전통적인 수련방식 대신 철저하게 승부에 집착하는 본질을 추구했던 것이다.

탁월한 킬러본능의 모범을 보인 브루스 리는 킬러가 숙명적으로 만나야 하는 운명에 맞닥뜨리게 된다. 그것은 전통이란 이름의 괴물로부터 온 도전장이었다. 그가 30대 초반, 절정의 순간에 요절했을 때 그의 죽음을 두고 숱한 음모론이 나돈 것도 그가 전통무술계로부터 강력한 반발을 샀기 때문이다. 킬러가 가장 싸우기 힘든 도전은 전통과 기성집단의 반발이다.

브루스 리가 갈파한 전인교육론의 허구성은 킬러본능의 본고향인 격투기 시합에서 극명하게 드러난다. 이종격투기 선수의 꿈의 무대는 일본이다. 그런데 무사도의 본고장이자 경제대국인 일본은 무규칙의 룰로 진행되는 시합에서 맥을 못 추고 있다. 전통적인 전인교육 시스템인 유도 때문이다. 브라질 유술이나 삼보 같은 신종 무술과 비교하면 유도의 효율성은 두드러지게 떨어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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