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호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정덕환

  • 글·김태성 동아일보 대학생 인턴기자 11kojjang@hanmail.net / 사진·장승윤 기자

    입력2008-03-05 13:35: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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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 정덕환
    1987년 전국을 민주화 열기로 끓어오르게 한 고(故) 박종철 열사. 가혹한 역사의 소용돌이 속에 안타까운 죽음을 맞은 그를 21년이 지난 지금도 생생하게 기억하는 사람들이 있다. ‘민주열사 박종철기념사업회’ 사무국장을 맡고 있는 정덕환(鄭德煥·42)씨도 그들 중 하나다.

    “주변 후배들을 잘 챙기는 자상한 선배였어요. 노래를 좋아하는 밝은 사람이었죠.”

    서울대 언어학과 85학번으로 박씨의 1년 후배인 정씨가 기억하는 ‘선배 박종철’이다. 그가 참여하는 박종철기념사업회(회장·안승길 신부)는 민주화를 위해 희생한 박씨를 기리고자 그의 죽음 직후 결성된 단체로, 매년 기일인 1월14일에 추모제를 개최하는 등의 활동을 해왔다. 특히 올해 추모제 후인 지난 1월말에는 경찰인권센터 건물(옛 남영동 대공분실)에 들어설 박종철기념관(가칭) 부지를 돌아보는 순서를 마련하기도 했다. 이 공간은 경찰청 인권위원회(위원장·박경서) 내부 논의를 거쳐 지난해 11월 공사에 들어갔다.

    “개관 준비에서 운영에 이르기까지 저희가 주도적으로 참여할 수 있도록 경찰청과 의견을 조율하고 있습니다.”

    정씨는 이와 함께 ‘박종철 장학회’를 설립해 박씨의 모교인 부산 혜광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장학제도를 운영할 계획이라고 밝혔다. 이를 위해 가장 시급한 것이 기념사업회의 사단법인화라고 한다. 앞으로의 안정적인 활동과 다른 단체와 연대하기 위해서라도 사단법인화가 필수라는 것.



    박종철 열사를 비롯한 많은 이의 희생이 헛되지 않았기에 부족하나마 지금의 현실이 있다고 정씨는 강조했다. “그러나 아직 ‘열사가 바라던 세상’은 오지 않았다”고 힘주어 말하는 그에게서 문득 영원한 청년 박종철의 모습이 겹치는 듯했다.

    “지금 누리는 권리와 혜택이 저절로 주어진 게 아니라 많은 이의 피와 땀 위에 있다는 걸 특히 젊은 세대들이 알았으면 해요. 박종철 열사의 삶과 죽음은 단순히 한 사람의 영웅담이 아니라 그와 뜻을 같이했던 모든 이의 이야기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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