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8년 3월호

배고픔 떨치는 데는 단백질이 최고

  • 강석기 동아사이언스 기자 sukki@donga.com

    입력2008-03-05 15:21: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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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고픔 떨치는 데는 단백질이 최고

    단백질이 주성분인 두부처럼 담백한 음식을 즐기는 사람은 비만이 될 확률이 낮다.

    열역학에는 4개의 기본 법칙이 있다. 그 가운데 하나인 열역학 제1법칙은 ‘계(system)의 내부 에너지 변화(E)는 계가 흡수한 열(Q)과 계가 한 일(W)의 차이다’로 기술된다. 식으로 표현하면 ‘E=Q-W’로, 열과 일은 에너지의 다른 형태일 뿐이라는 놀라운 통찰이 들어 있다.

    열역학 제1법칙은 에너지 개념을 이해하면 명쾌하기 때문에 다양한 현상에 바로 적용할 수 있다. 우리 몸을 하나의 계로 보면 ‘체중의 변화는 섭취한 칼로리와 몸이 활동으로 소모하거나 배설한 칼로리의 차이다’라고 해석할 수 있다. 제2차 세계대전 당시 뼈와 거죽만 남은 처참한 모습의 포로수용소 수용자 사진이 보여주듯이 기본적인 활동으로 소모하는 칼로리보다 들어오는(먹는) 게 부족하면 서서히 살이 빠지게 마련이다.

    문제는 배고픔의 공포에서 벗어난 현대인의 모습이다. 똑같이 배고플 때 먹고 남들 일어날 때 일어나고 잘 때 자는데도 계의 상태는 제각각이다. 어떤 사람은 홀쭉하고 누구는 둥글둥글하다.

    ‘좀 덜 먹으면 되지 뭘 그렇게 야단인지….’ 날씬하게 타고난 사람은 다이어트를 하는 사람의 심정을 이해하지 못한다. 여기서 한번 생각해보자. 우린 왜 먹을까. ‘그걸 질문이라고…. 배가 고프니까 먹지!’ 당연한 대답이다. 그러나 여기에 뭔가가 있다. 배가 고프다는 ‘느낌의 강도’는 실제 우리 몸에 필요한 에너지의 양과 비례하지 않는다. 식욕은 개인차가 있고 쉽게 왜곡될 수 있는 본능이기 때문이다.

    식욕은 어떻게 조절될까. 수많은 연구자가 매달린 결과 큰 그림은 나와 있는 상태다. 즉 렙틴과 그렐린이라는 호르몬이 식욕을 관장하는 연출자다. 주로 지방 조직에서 분비되는 렙틴은 음식 섭취를 억제하고 대사율을 조절해 체중을 줄이는 기능을 한다. 그렐린은 주로 위에서 분비되는데, 식욕을 불러일으키는 장본인이다. 결국 렙틴과 그렐린의 시소가 식욕과 대사율을 조절해 체중을 결정한다.



    그렇다면 섭취한 음식이 렙틴과 그렐린 분비에 어떤 영향을 미칠 것인지를 파악하면 좀 더 효과적인 다이어트법이 나오지 않을까. 그럴 수도 있다는 연구결과가 최근 나왔다. 같은 칼로리의 지방이나 탄수화물에 비해 단백질을 섭취했을 때 그렐린의 수치가 많이 떨어졌다. 즉 단백질 위주의 식사를 하면 한동안 배고픔에서 벗어날 수 있다는 말이다. 그렐린을 떨어뜨리는 효과가 가장 약한 것은 지방이다. 탄수화물은 처음에는 효과가 크나 곧 그렐린 수치가 올라갔다. 파삭한 닭 가슴살보다는 삼겹살이나 케이크를 좋아하는 사람이 다이어트에 성공하려면 식성을 바꾸는 데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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