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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유인’과의 대화 6

(주)신세계 부회장 구학서

“기업하기 좋은 환경은 기업 스스로 만드는 것”

  • 김정호 자유기업원장 hunghokim@hotmail.com

(주)신세계 부회장 구학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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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신세계 부회장 구학서
김정호 구 부회장께서 온정주의를 배격하고 신세계페이 운동을 펼친 것을 보고 자유주의 철학을 가진 경영인이라고 생각했습니다. 왜 온정주의에 주목 했고, 또 그것이 경영 성과에 어떤 영향을 줬습니까.

구학서 온정주의 배격과 신세계페이 운동은 외환위기 이후 윤리경영을 도입하면서 시작됐습니다. 한국적 온정주의 문화를 글로벌 스탠더드에 맞게 바꿔야겠다는 필요성 때문이었습니다. 온정주의는 ‘인화(人和)’라는 말과도 상통하는데, 좋은 말이긴 하지만 우리 사회에서는 옳고 그름을 제대로 판단하지 못하게 하는 부작용도 큽니다. 협력회사와의 술자리, 동향·동문 출신끼리의 결속 같은 것이 그렇지요. 저는 인화에 의한 온정적 의사결정이 결국 기업의 비용을 증가시킨다고 봤습니다. 그래서 자기 몫은 스스로 계산하는 신세계페이 운동을 시작했죠.

처음엔 협력업체 관계자와 식사하면 무조건 그 비용을 신세계가 지급하게 했습니다. 밥이라도 한 끼 접대 받으면 그게 다 마음의 빚이 되어 제대로 의사결정을 못할 것 같았어요. 초기에는 부작용도 있었습니다. ‘갑’의 위치에 있는 신세계 직원이 밥값을 내니까 그때까지 으레 밥값을 부담해온 협력업체 직원들이 너무 부담스러워서 만나기를 꺼리게 된 거예요. 함께하는 자리가 줄어드니 아무래도 정보 얻기도 힘들고 업무에도 지장이 생겼죠.

고민 끝에 각자 내는 더치페이로 방침을 바꿨습니다. 시간이 걸리긴 했지만 지금은 제법 더치페이 문화가 자리 잡았습니다. 신세계페이 문화는 외부와의 관계뿐 아니라 회사 내부에도 자연스럽게 녹아들어 엄청난 비용절감을 가져왔습니다. 대외협력비가 많이 줄었거든요. 애초의 의도가 온정주의 문화를 없애자는 것이지, 비용절감이 아니었기 때문에 그 돈을 모두 직원들에게 돌려줬습니다.

김정호 그렇게 온정주의를 배격하는 것이 다른 사람에 대한 배려를 배격하는 것은 아니겠지요?



구학서 물론입니다. 공사(公私)를 구분하는 것과 남을 배려하는 것은 전혀 다른 문제입니다. 저희는 직원들이 자기 이름으로 기부하는 것을 적극 장려합니다. 기부는 연말에 회사 이름으로 하는 것이 보통인데, 사실 그 돈은 주주와 직원들의 것이잖아요. 그래서 신세계는 개인이 기부하는 캠페인을 시작했어요. 매달 직원들의 개인 기부를 통해 모아지는 기금이 1억원 정도이고, 여기에 회사가 매칭그랜트 형태로 지원하는 1억원을 합쳐 매월 2억원을 결연아동 생활보조금 지원, 환아 수술 및 치료비 지원, 장학금 지급 등 다양한 지원활동에 사용합니다.

“PL은 윈-윈 게임”

김정호 ‘신세계’ 하면 무엇보다 이마트의 성공을 떠올리게 됩니다. 저는 이마트가 시장경제원리에 매우 충실한 기업이라고 봅니다. 품질향상과 가격인하를 통해 소비자에게 기여하고, 그 대가로 이윤을 벌어들이니까요. ‘가격혁명’이라고 불릴 정도의 성과를 거둘 수 있었던 비결은 무엇인가요.

구학서 할인점은 시스템 싸움입니다. 발주 시스템, 물류 시스템이 아주 중요한데 이마트는 그런 시스템들이 잘돼 있습니다. 또한 초기에 좋은 부지들을 저렴하게 확보한 덕에 투자비용이 낮은 편입니다. 더욱이 점포가 많다 보니 대량구매에 의한 바잉파워(buying power)가 강하다는 덤도 있고요.

“시장점유율 높으면 소비자에 이익”

김정호 싸게 팔려면 싸게 사올 수 있어야 하겠죠. 가령 농산물의 경우 산지에서 받아오는 가격이 경쟁업체들보다 더 싼가요.

구학서 그렇습니다. 전체물량을 미리 한꺼번에 사거든요. 그래서 소비자에게 싸게 공급할 수 있습니다. 미리 많이 사면 생산자는 행여 가격이 폭락하더라도 안정적인 가격으로 거래할 수 있습니다. 소비자와 생산자, 유통업체인 이마트까지 모두에게 이익이 되는 거죠.

이렇게 마트가 소비자에게 이익을 줄 수 있는 가장 큰 이유는 ‘규모의 경제’를 달성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그런데도 정부와 언론은 우리가 중소상인에게 피해를 준다고 비난과 규제로 대응하니 답답할 때가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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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정호 자유기업원장 hunghokim@hot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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