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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엘리트 양성소’아이비리그의 비밀

“한인 학생은 SAT 만점 받아도 하버드대 합격 장담 못해”

  • 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美‘엘리트 양성소’아이비리그의 비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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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 명의 프린스턴 대학 연구원이 2004년에 발표한 조사 결과에 따르면 일류대의 경우 같은 합격률을 보이려면 아시아계는 다른 인종보다 50점 이상 더 높은 SAT 점수가 필요하다고 한다. 예일대 기록에 따르면 아시아계 신입생의 SAT 평균점수는 1999년 입학생의 경우 1493점, 2000년은 1496점, 2001년은 1482점이었다. 그러나 같은 기간 백인 입학생의 평균은 이보다 40점 정도가 낮았다. 그리고 흑인과 남미계 입학생은 백인 입학생보다도 100~125점이나 뒤처졌다.

입학사정에 관한 아시아계의 불만은 프린스턴대를 향해 끓어오르고 있는데, 이 학교의 아시아계 입학률은 예일(18%)이나 하버드(19.7%), MIT(26%)보다 훨씬 낮은 12%(2004년 기준)이다. 1980년대 말, 프린스턴대가 자체 조사로 밝혀낸 것은 아시아계의 입학률이 백인보다 낮은 이유는 아시아계 동문 특혜 대상자와 체육특기생의 희소성에서 기인한다고 설명했다. ‘번역 이기대씨’

하버드대 졸업식 장면.

The Price of Admission 책표지

예일대 교정.



주: 여기에서 등장하는 SAT 점수는 1600점 만점 기준임.

‘The price of Admission’ 저자 대니얼 골든 인터뷰

“미국 명문대 입시에서 아시아계는 과거 유대인처럼 차별당해”


美‘엘리트 양성소’아이비리그의 비밀
미국에 사는 한인교포 자녀들 중에는 공부 잘하는 학생이 많다. 그런데 실제로 한인학생 중에는 만점에 가까운 SAT 점수를 받고도 아이비리그 등 명문대에 떨어지는 사례가 부지기수다. 왜 그럴까? 특별활동이 부족해서? 에세이를 잘못 써서? 한인 학생들은 그렇지 않다고 말한다. 그렇다면 리더십 문제? 미 명문대의 특혜입학을 파헤친 ‘The Price of Admisson’을 저술한 대니얼 골든씨(사진)는 “이유는 다른 데 있다”고 단호하게 말한다. 월스트리트저널을 퇴사한 뒤 7월부터 블룸버그 근무를 앞두고 있는 그를 e메일 인터뷰했다.

아시아계는 ‘제2의 유대인’

▼ 당신은 책에서 한인을 포함한 아시아계 미국인이 명문대에 진학할 때 다른 어떤 그룹보다도 높은 장벽을 경험한다고 밝힌 적이 있다. 좀 더 자세하게 설명해달라. 그리고 당신은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을 ‘제2의 유대인’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왜 그런가? 1900년대 초반 똑똑한 유대계 미국인들은 어떤 문제에 직면했나.

“아이비리그를 포함한 미국 명문대의 특권층 선호현상은 특정그룹을 압박하고 있다. 바로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이 피해자다. 미국 대학들은 입학전형과정에서 아시아계 미국인들에게 가장 높은 조건을 요구하고 있다. 대학들이 아시아계 미국인의 숫자를 제한하고 싶어하기 때문이다. 하버드, 예일대 등의 자료를 보면 아시아계 미국인은 합격선에 들기 위해 다른 어떤 그룹보다 SAT 점수가 높아야 한다. 아시아계 학생들은 대통령상 등 미국에서 고등학생을 대상으로 가장 권위가 있는 상 수상 비중이 30%에 달하지만 아이비리그 정원의 15%를 차지할 뿐이다. 몇 년 전 뉴욕의 헌터고교를 방문한 적이 있다. 이 학교는 미국 최고의 명문고 중 하나로 꼽히는 학교다. 거기에서 나는 똑똑한 아시아계 미국인 학생들을 인터뷰한 적이 있다. 당시 만난 여학생은 고등학교 학점이 4.0점 만점에 3.7점이었고, SAT가 1600점 만점에 1530점이었다. 그래서 내가 ‘축하한다’고 말했더니, 그 학생은 ‘아니다. 당신은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우리는 그것을 아시아계 기준으로는 실패라고 보면서 자조(自嘲)한다’고 말하더라. 유대인도 1920년대부터 1960년대까지 대학입학에서 똑같은 차별을 경험했다. 대학은 유대인 입학에 쿼터 혹은 상한선을 뒀다. 어떤 대학의 입학사정관들은 유대인 지원자에 대해 ‘시험점수는 높지만 상상력이 부족하고 원만한 성격을 갖추지 못한 학생’으로 유형화했다. 이 같은 공정하지 못한 고정관념이 이제는 아시아계에 적용되고 있다.”

▼ 당신은 책에서 좋은 성적을 갖추고도 명문대에 불합격한 한국계 지원자 헨리 박씨 사례를 언급했다. 같은 학교 친구에 비해 SAT 점수가 340점이 더 높았지만 친구는 스탠퍼드에 합격한 반면 헨리 박씨는 지원한 명문대에서 모두 떨어졌다. 한국계는 명문대에 지원할 때 박씨처럼 될 가능성이 높나.

“슬픈 일이지만 그렇다. 앞에서 언급한 이유 때문에 한국계 미국인 학생들은 공부를 잘한다고 해서 명문대에 꼭 합격한다고 보장할 수 없다.”

美‘엘리트 양성소’아이비리그의 비밀

뉴욕 명문고인 헌터고교. 아시아계 비중이 높다.

미 명문대의 부자와 동문자녀 특혜

▼ 당신의 책은 여러 가지 측면에서 전례가 없는 책이다. 어떤 계기로 이런 책을 쓰게 됐나.

“2003년은 미국 대법원이 대학입학에서 소수인종(흑인, 히스패닉, 아메리카 인디언) 지원자들을 배려하는 것을 금지할지 여부를 놓고 고민하던 시기였다. 그때 나는 이 문제를 집중적으로 조사하고 취재했다. 왜냐하면 대입전형과정에서 부유한 백인들이 주 수혜자였던 동문과 거액기부자 자녀에 대한 특혜관행을 밝히는 것도 중요하다고 생각했기 때문이다. 그래서 나는 조사와 취재를 통해 ‘특권층 우대’현상이 당시 대학들이 인정했던 것보다 더욱 규모가 크고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다는 점을 밝혀낼 수 있었다.”

▼ 많은 사람이 대학입학에서 동문 자녀를 우대(legacies)하는 것에 대해서는 어느 정도 알고 있다. 이외에 부자와 동문을 우대하기 위한 어떤 제도가 있나.

“대학들은 비록 동문은 아니지만 자녀들이 입학한 뒤 그 대가로 거액을 기부할 것으로 예상되는 부자의 자녀를 전형과정에서 ‘발전(development)’이라는 명목으로 우대해준다. 그리고 학교 인지도를 높일 수 있는 유명인사 자녀에게도 그런 특혜를 준다. 이밖에도 폴로나 조정 같은 분야의 체육특기생들은 대학에 입학할 때 유리한데, 이런 종목 스포츠는 주로 부유한 계층이 한다. 부자에게 유리한 제도라고 할 수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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공종식│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kong@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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