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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자료로 본 北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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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정훈│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비밀자료로 본 北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미스터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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비밀자료로 본 北 동창리 미사일 발사장 미스터리

북한 동창리 발사장은 한국 일본 중국의 항의를 피해 미사일이나 발사체를 쏠 수 있는 기막힌 곳에 위치해 있다.

위성은 크게 둘로 나뉜다. 500~1500km

상공에서 지구의 남북극을 하루 15차례 내외로 빠르게 도는 ‘저궤도 위성’이 있고, 적도 직상공 3만5800km의 고고도에 떠서 지구 자전과 같이 지구를 도는, 그래서 지구에서는 항상 같은 자리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 ‘정지위성’이 있다. 현재 정지위성을 쏠 수 있는 나라는 미국 프랑스 일본 러시아뿐이다. 나머지 국가는 저궤도 위성만 쏜다. 정지위성보다는 저궤도위성의 수요가 훨씬 많으므로 위성을 발사한다고 할 때는 일반적으로는 저궤도 위성을 쏘는 것으로 이해한다.

동창리에 설치하고 있는 북한 발사체가 진짜로 위성을 쏘아 올리기 위한 것이라면, 이 발사체는 위성이 남북극을 돌 수 있도록 남쪽으로 난 공해를 향해 발사돼야 한다. 이 명제는 한국에도 똑같이 적용된다. 한국의 남쪽에는 일본 열도가 놓여 있기에 한국에서 쏜 발사체의 1단 로켓은 일본 영토나 영해 인근에 떨어질 가능성이 높다. 그런데 규슈에서 오키나와로 이어지는 오키나와 열도 사이에는 중간 중간에 좁은 공해가 있다. 한국으로서는 이 공해가 우주로 나갈 수 있는 유일한 관문인 셈이므로, 나로우주센터는 그 방향을 향해 발사체를 쏘아 올린다.

북한도 이 원칙을 수용해 동창리에 발사장을 지은 것으로 보인다. 동창리에서 남쪽으로 쏜 발사체는 북한 영공을 지나 NLL(북방한계선)을 통과한 다음 한국과 중국 영해 사이에 있는 공해로 기막히게 날아오를 수 있다(지도 참조). 더불어 오키나와 열도에 이르기 전 공해상에 1단 로켓을 떨어뜨림으로써 한국 일본 중국의 항의를 모두 피해나갈 수 있다. 북한 입장에서 보자면 한국의 간담을 서늘하게 만들면서도 위성을 쏘아 올리는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곳이 바로 동창리다.

동창리 발사장의 지정학적 가치는 이뿐만이 아니다. 북한이 동창리에서 초대형 발사체 발사에 성공한다면 사실상 ICBM 개발에 성공했다는 의미다. 이렇게 되면 한국과 미국은 대북 군사전략을 전면 개편해야 한다. 새로 만드는 대북군사전략은 북한이 핵탄두를 탑재할 수 있는 ICBM을 개발했다는 전제하에 작성돼야 하기에 이전에 비해 훨씬 복잡해진다.



공격에 취약한 무수단리 발사장

4월5일 대포동2호로 보이는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북한은 이후 동해상으로 지대함 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연속으로 발사했다. 왜 북한은 ‘허공’을 향해 주먹질을 하는 것일까. 이 의문은 북한 처지를 상상해보면 그리 어렵지 않게 답을 찾을 수 있다. 4월5일 북한이 무수단리에서 장거리 로켓을 쏘았을 당시 한국 미국 일본의 이지스함 5척이 접근해 이 로켓의 궤적을 완벽히 추적한 바 있다. 미군 정찰기와 첩보기도 접근했는데, 이에 대응하기 위해 북한이 띄운 미그-21기가 발사 전날 추락하기도 했다.

미사일 발사를 앞두고 적국의 전투함과 항공기가 접근해오는 것은 북한으로서는 큰 스트레스일 수밖에 없다. 미국의 이지스함에는 토마호크 순항미사일이 실려 있고, 한국의 이지스함에는 ‘한국형 토마호크’로 불리는 현무-3이 조만간 탑재된다. 토마호크와 현무-3의 사거리는 500km가 넘기 때문에 먼 거리에서도 무수단리를 초토화할 수 있다. 일본에서 날아온 미군 항공기들이 SLAM-ER이나 JASSM 같은 장거리 공대지 순항미사일을 쏜다면 마찬가지로 무수단리 발사장은 초토화된다.

동해는 평균 수심이 1370m인 심해(深海)다. 이런 바다는 잠수함 작전의 천국이다. 이곳으로 미국 해군의 LA급 잠수함이 들어와 토마호크를 발사한다면 무수단리에 근무하는 북한 기술자들은 경보음도 듣지 못하고 최후를 맞을 수 있다. 동해가 탁 트여 있다 보니 무수단리는 북한 처지에서 볼 때 방어가 매우 취약한 곳이다. 이 때문에 북한은 장거리 로켓 발사 이후 방어 능력을 과시하기 위해 지대함 미사일과 지대공 미사일을 연속으로 발사한 것일 수 있다.

동창리는 이와 전혀 다른 조건을 갖고 있다. 동창리 앞에 펼쳐진 서해는 평균수심이 44m에 불과한 천해(淺海)이기에 이곳으로는 잠수함이 들어와 작전을 벌일 수가 없다. 북한은 토마호크를 발사할 LA급 잠수함 공포에서 벗어날 수 있는 것이다. 북한과 중국은 압록강 하구에서 갈라져 나온 중간선을 경계로 영해를 나눈다. 동창리는 이 영해 분기점에서 그리 멀지 않은 곳에 있기에, 이곳으로 한미 양국군의 이지스함이 접근한다면 북한은 물론 중국 해군도 긴장하게 된다.

미국과 한국이 외교라인을 통해 “중국에는 절대 적대행위를 하지 않는다”고 사전 통보를 해놓고 함정을 투입한다 해도 중국군은 긴장할 수밖에 없다. 사전통보를 받은 중국은 자국방어를 원활히 하기 위해 슬쩍 북한에 정보를 흘려줄 수도 있는데 이는 북한 처지에서는 ‘조기경보’나 다름없다. 4월5일 장거리 로켓을 발사한 북한이 서해 NLL상에서 긴장을 높이는 것은 한미 연합해군의 잠수함이나 수상함이 북상해오는 것을 막기 위한 사전 엄포일 수도 있다.

수상함이나 잠수함을 동원한 응징이 불가능하다면, 한국은 육군 유도탄사령부를 활용해 공격하는 방안을 검토해볼 수 있다. 동창리는 유도탄사 예하 부대가 있는 ○○지역에서 250km 정도 떨어져 있다. 미군은 ICBM은 갖고 있지만 이 정도 떨어져 있는 목표를 때릴 만한 전술 미사일은 갖고 있지 않다. 반면 한국은 2001년 MTCR(미사일기술통제체제)에 가입했기에 사거리가 300km인 현무-2 탄도미사일을 개발해 실전 배치했다. 이러한 현무-2가 유사시 동창리 기지를 제거할 유력한 대안이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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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정훈│동아일보 출판국 전문기자 hoon@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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