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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가 박희숙의 Art 에로티시즘 23

불륜의 덫

불륜의 덫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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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륜의 덫

3 <침실 풍경> 1660~65년경, 패널에 유채, 49×39㎝, 헤이그 브레디우스 박물관 소장 4 <부르군도 공작에게 자기 정부의 나신을 보여주는 오를레앙 공작> 1825~26년, 32×25㎝, 마드리드 티센 보르네미사 미술관 소장

배우자 몰래 여자를 유혹하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 얀 스텐의 ‘침실 풍경’이다. 남자는 침대에서 몸을 반쯤 일으켜 여자의 스커트를 잡고 있고, 신발을 벗고 의자에 올라선 여자는 웃으면서 손가락으로 요강을 가리키고 있다. 의자 위에는 옷이 수북이 쌓여 있고 옆에서 개가 짖고 있다.

여인이 의자 위에 올라가 있는 것은 청소 중이라는 뜻이다. 즉 그녀가 하녀임을 의미한다. 요강은 구멍을 나타내는 속어적 의미로 쓰이며, 하녀가 요강을 가리키는 것과 여인의 음부를 상징하는 신발을 벗고 있는 것은 주인의 유혹에 넘어갔다는 것을 암시한다.

얀 스텐(1626~79)의 이 작품은 혼외정사를 풍자하는데, 개는 주인 남자의 아내를 상징하는 것으로 개가 짖고 있는 것은 아내가 남자의 불륜을 눈치 채고 있음을 의미한다.

아무리 뛰어난 전략가라고 해도 불륜은 들키게 돼 있다. 일회성 매춘은 돈이 필요하고, 불륜은 일회성이 아니기에 두뇌가 필요하다. 하지만 꼬리가 길면 잡히듯이 불륜이 길어지면 들킬 위험은 배가된다. 두뇌보다 더 무서운 것이 배우자의 육감 아닌가.

하지만 불륜을 들켰을 때 가장 먼저 해야 할 일은 부인하는 것이다. ‘의학적 증거’ 외에는 확실한 게 없으므로 끝까지 오리발을 내미는 것이 가정의 평화를 지키는 길이다. 일단 시인했다가는 남은 결혼생활 내내 시달린다. 여자들은 다른 무엇보다 남편의 불륜을 평생 기억하며, 그것을 부부싸움할 때마다 무기로 써먹는다.



불륜을 들킨 남자가 위기에서 벗어나는 장면을 그린 작품이 들라크루아의 ‘부르군도 공작에게 자기 정부의 나신을 보여주는 오를레앙 공작’이다. 오를레앙 공작은 상사의 아내와 불륜에 빠졌는데, 정사 도중 부르군도 공작이 기습적으로 방문한다. 다급해진 오를레앙 공작은 침대 시트를 들어올려 여자의 얼굴을 가린다. 부르군도 공작은 침대 위의 여자가 자신의 아내인 것 같다고 의심하지만, 얼굴을 보지 못해 정확하게 판단하지는 못한다. 아내와 섹스를 거의 하지 않았기 때문에 아내의 몸을 기억하지 못하고 있는 것이다.

불륜의 덫
박희숙

동덕여대 미술학부 졸업

성신여대 조형대학원 졸업

강릉대 강사 역임

개인전 9회

저서 : ‘그림은 욕망을 숨기지 않는다’ ‘클림트’ ‘명화 속의 삶과 욕망’ 등


외젠 들라크루아(1798~1863)는 여자의 얼굴을 가리고 몸은 보여줌으로써 위기를 모면하고 있는 오를레앙 공작을 강조했다. 웃고 있는 부르군도 공작은 아내의 불륜을 목격하고도 상황 판단을 하지 못하고 벌거벗은 여자에게 매력을 느끼고 있다.

신동아 2010년 11월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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