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러스트·박용인
우리 모두
조금 더 고요한 눈길로
하늘을 본다
지는 해를 안고
집으로 돌아가는 이들의
발걸음은 따뜻하다
가족을 다시 만나 건네는
정겨운 웃음 속에 깃드는
노을의 평화
아픈 것이 낫기를 바라지만
결코 나을 수가 없는
사랑하는 이를
언젠가 저세상으로
보내야 하는 이들의
마음은 쓸쓸하고 쓸쓸하다
안팎으로 눈물겨운
세상의 모든 슬픔들을
자기 것인 양 끌어안고
눈물 속에 기도하는 이들의
목소리는 순결하다
해 질 무렵엔
우리 모두
조금 더 겸손한 눈길로
만남과 이별을 시작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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