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재계 이슈

‘사내하도급은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 후폭풍

재계는 지금 빨대로 숨 쉬는 기분

  • 배수강|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bsk@donga.com

‘사내하도급은 불법파견’ 대법원 판결 후폭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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도급이냐 파견이냐

소송은 200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당시 ‘불법파업과 무단결근 및 작업장 이탈근무’ 등의 사유로 해고된 현대차 협력업체 직원 최모씨 등 89명은 지방 및 중앙노동위원회, 그리고 1·2심 법원에 잇달아 부당해고·부당노동행위 구제 신청과 소송을 냈다.

“원청인 현대차와 사내 협력업체 사이의 도급계약은 ‘위장도급’이기 때문에 자신들은 현대차 근로자이며, 현대차가 노조활동을 이유로 협력업체에 해고하도록 종용했다”는 게 소송 요지. 하지만 지방·중앙노동위와 1심(행정법원), 2심(고등법원)은 모두 ‘계약관계상 현대차는 부당해고 구제 신청 대상이 아니다’고 판결해 ‘원고 패소 판결’을 받았다.

계속된 패소로 원고 89명 중 2명만 대법원에 상고했다. 그런데 전혀 다른 판결이 났다. 대법원에서는 원고 2명 중 2년 넘게 근무한 최씨의 경우 불법파견으로 판단하고 원심을 파기환송했다. 다음은 대법원의 판결 요지.

“현대차(원청)의 사내협력업체(하도급)들은 사업주로서 독자성이나 독립성이 있어 근로자 사이의 ‘묵시적 근로계약관계’는 성립하지 않으므로 직접고용관계는 아니다. 하도급업체 근로자들은 컨베이어벨트를 이용한 자동흐름 방식으로 진행되는 자동차 조립·생산 작업에 종사하면서 정규직 근로자들과 함께 단순 반복 업무를 수행했다. 옛(2006년 12월 개정 이전) 파견법 제6조에는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해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본다’고 규정(이하 ‘직접고용간주 규정’)하고 있으므로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적용받아야 한다. 이 규정이 ‘적법한 근로자 파견’의 경우에만 적용된다고 축소 해석하는 것은 입법취지에 비추어 근거가 없다.”



결국 원청과 하도급은 형식상 도급관계일 뿐이고, 원청업체로부터 직접 노무지휘를 받기 때문에 파견근로로 보아야 하며, ‘파견법’ 위반에 따른 ‘불법 파견’임을 인정해야 한다는 판단이다. △‘묵시적 근로계약 관계’ 부인→△근로자 파견관계 인정→△파견법 불법파견에도 적용→△파견기간 2년 경과 시 직접 고용 간주→△원청의 사용자성 인정인 것이다.

대법원에서 파기환송된 뒤 지난 2월10일 서울고법에서도 같은 취지의 판결이 내려졌다. “최씨가 속한 하도급업체 근로자 작업량이나 일 순서 등을 현대차 직원이 직접 지휘하고 구체적인 작업 지시를 내린 사실이 인정된다. 따라서 현대차에서 지휘를 받는 파견근로자가 아니라는 전제에서 내린 중앙노동위 판정을 취소하라.”

컨베이어벨트에 의한 자동흐름 방식의 생산현장, 직영과 도급업체 직원이 뒤섞여 작업을 하는 상황에 대해 법원 판결도 처럼 엇갈렸다.

이러한 판결에 대해 현대차와 재계는 “작업 특성상 동시작업이 불가피한 상황에서 대법원의 판결은 단순히 혼재 작업 형태에만 초점을 둔 판결”이라고 반발한다. 현대차 관계자의 설명이다.

“자동차 생산은 컨베이어시스템에서 일관공정으로 이뤄진다. 물론 작업공간은 같지만 공정은 독립적이다. 예를 들어 정규직이 엔진을 장착한다면 협력업체 직원은 범퍼를 장착하는 식이다. 같은 작업공간에서 작업이 이뤄지다 보니 업무시작 시간이나 투입 인원 등에 대한 협조는 있지만, 구체적인 작업이행은 원청업체 표준작업지시서에 따른다. 하도급업체는 독립된 사업자로 종업원의 채용, 승진, 해고, 작업배치 등 인사권과 작업 지시권을 행사하기 때문에 당연히 도급관계다. 물론 제품에 문제가 생기면 원청업체가 관여한다. 이는 최소한의 생산협력과 기능적 공조로 봐야지, 이를 불법파견이라고 판단한 것은 산업현장을 잘 모르기 때문이다. 대법관이 이런 현장을 살펴봤으면 판결은 달라졌을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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