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1년 4월호

아델스코트 CC

명문골프장 탐방

  • 글│조성식 동아일보 신동아 기자 mairso2@donga.com 사진│김형우 기자 free217@donga.com

    입력2011-03-23 15:56: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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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소 돼지 키우던 농장이 골프장으로 바뀌었다. 겨우내 얼었던 평원이 기지개를 켠다. 탁 트인 언덕에 오르니 맞은편 산들이 성큼 다가온다. 눈부신 햇살이 날아가는 공을 가로채버린다. 자연 지형을 그대로 살린 덕분에 숲과 계곡을 건너 치는 맛이 여간 짜릿하지 않다. 오밀조밀한 언듈레이션도 흥미를 배가시킨다. 골과 골 사이로 부는 바람은 잠시의 방심도 허용하지 않는데, 마음은 새처럼 자유롭다. 해인사의 청량한 기운에 머릿속은 한없이 투명해지고, 가슴은 알 수 없는 열정에 휩싸인다.
    아델스코트 CC
    경남 합천에 있는 아델스코트CC는 휴양림처럼 포근하다. 레이크, 힐, 마운틴 3개 코스 27홀엔 목장의 추억이 깃들어 있다. 아델스코트는 ‘스코틀랜드의 귀족’이라는 뜻이다. 스코틀랜드는 독립심을, 귀족은 고고함을 뜻한다. 호젓한 산골에서 대자연의 풍치를 만끽한다는 점에선 단연 돋보이는 골프장이지만, 접근성이 떨어지는 게 단점. 그래서 게스트하우스에서 하룻밤 자면서 운동하는 1박2일 패키지 프로그램이 인기를 끌고 있다. 내장객은 인근 거창군 가조면에 있는 온천을 싸게 이용할 수 있다. 조만간 골프와 등산(가야산)을 연계하는 상품도 내놓을 예정이다. 골프장 측은 현재 마무리 단계인 88고속도로 확장공사가 끝나면 오가는 시간이 30분가량 단축될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아델스코트 CC
    아델스코트 CC


    아델스코트 CC
    티잉그라운드에 서자 골프장을 호위하고 있는 오도산, 비계산, 두무산의 비경에 절로 탄성이 나온다. 레이크 3번홀과 4번홀 사이에 있는 그늘집 얘기를 빼놓을 수 없다. 솔잎 막걸리에 곁들인 돼지껍데기 무침이 일품이다. 김종헌 사장에 따르면 운동보다도 이거 먹으러 찾아오는 손님이 있을 정도라니…. 핸디캡 1번홀인 레이크 7번홀(파5, 489m)에서 파 잡고 좋아하다가 숲을 가로질러 치는 9번홀(파4, 328m)에서 트리플로 무너진다. 늘 자만하지 말지니…. “세 코스 모두 마지막 홀이 어렵게 설계돼 있다”는 김 사장의 위로에 가슴을 편다. 스키장 슬로프 꼭대기에 선 듯한 마운틴 5번홀(파4, 287m). 드라이버 슬라이스가 잘 나는 홀이라는데 영락없이 걸려든다.

    ▼ 알쏭달쏭 골프상식

    벙커에서 OB가 난 경우



    벙커에서 쳤는데 OB가 나면 벙커 내에서 드롭을 하고 다시 친다. 1벌타가 주어진다. 공이 모래 속에 묻힐까봐 살짝 놓으면 안 되고 반드시 드롭해야 한다. 치기 전에 발자국을 지우는 등 모래를 정리할 수 있다.

    아델스코트 CC
    아델스코트 CC

    김종헌 사장

    김종헌 아델스코트 사장은 창업주 김의수 회장의 둘째아들이다. 1970년대 초반 현재의 아델스코트 부지에 해인농장을 설립한 김 회장은 국내 처음으로 소 18두의 젖을 동시에 짜내는 방법을 도입하고 일본에 한우와 육종돼지를 수출하는 등 축산업계에 큰 발자국을 남겼다. 86세의 고령에도 매주 친구들과 골프를 즐긴다. 김 사장은 “아버지처럼 나이 들어서도 함께 운동할 수 있는 친구들이 있다는 건 얼마나 행복한 인생이냐”며 “나도 그렇게 살고 싶다”고 부친에 대한 존경심을 드러냈다. 아델스코트 캐디들은 적극적으로 골프를 배우고 있다. 숙소 앞 전용 연습장을 이용하고 틈나는 대로 필드 플레이도 한다. 고객과의 교감은 물론 자기계발 차원에서도 필요하다는 김 사장의 지론 덕분이다. 인화를 중시하는 그는 종종 마을사람들을 클럽하우스에 초대해 식사를 대접한다. 골프철학을 묻자 “좀처럼 극복이 안 된다는 점에서 인생과 비슷하다”며 “골프를 통해 겸손을 배운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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