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홈쇼핑 채널에서 수입자동차를 판매하기도 한다.
스태프들과 함께 머리를 쥐어짜며 여러 날 밤새 고민해서 찾아낸 방법은 충동구매를 일으킬 멘트, 일명 전통 판매 기법 중 하나인 ‘시골 장터 약장사 판매 방식’을 응용하는 것이었다. 전지전능한 상품처럼 느껴지게 좋은 점을 강조하고 한번 놓치면 다시 오지 않을 기회라고 살짝 협박(?)했고 가방에 약통이 수두룩하지만 한 개밖에 남지 않았다고 말하는 약장수처럼 몇 개 남지 않았다고 했다. 매진 임박이라고 했다. 목소리 톤도 많이 높였다. 쇼핑 분위기를 고조시키기 위해서였다.
그리고 화면에 준비한 상품 개수 숫자를 떨어뜨리면서 보여줬다. 화면에 비친 준비수량 1000이라는 숫자는 빠른 속도로 999, 998, 997…872, 871…530으로 떨어졌다. 롤러코스터보다 더 빠른 속도로 떨어지는 주문가능수량은 시청자의 심장이 멎을 듯 가슴 졸이게 했다. 사람들은 소량 생산되며 나만 가질 수 있는 희소성이 강한 좋은 상품을 가장 저렴하게 구입하기 위해 손을 떨며 전화기를 들었다.
결과는? 대성공이었다. 희소성에 대한 소비자의 욕구와 남은 다 갖는데 나만 갖지 못한다는 심리를 자극한 상품 판매 기법이 적중한 것이다. 매진 임박이라는 멘트를 하면 정말 매진 임박이 됐고 매진이 됐다.
판매 기류를 탄 홈쇼핑은 1998년 외환위기와 함께 부도난 회사의 한정된 상품을 저렴하게 판매하면서 급물살을 타고 매출 호조를 보였다. 1995년부터 시작한 홈쇼핑은 3년 연속 흑자를 기록하며 고공 행진했다. 이후부터 참 다양한 판매 방식이 쏟아져 나왔다. ‘매진 임박’뿐만이 아니라 ‘이 구성, 이 가격 마지막’ ‘3종 세트 구성’ ‘오늘만 이 조건’ ‘추가구성 하나 더’ 등의 문구도 모두 이때 탄생했다. 쇼핑호스트가 혼자 데스크에 앉아 상품을 놓고 뉴스 형식으로 진행하던 화면 구성도 시연 모델과 패션모델이 등장하면서 더 다양해졌다. 지루하게 상품만 쇼핑하는 방송이 아니라, 연예인도 나오고 아름다운 모델이 나와 멋진 몸매를 보여주며 최신 트렌드도 알려주는 생활 정보 및 엔터테인먼트 방송으로 발전해갔다. 백화점보다 저렴한 가격의 상품부터 품질 좋은 중소기업 상품까지 풍성하고 다양하게 구성된 상품과 화려하고 재밌는 볼거리는 시청자의 눈길을 사로잡았다. 홈쇼핑TV는 놀라운 매출 신장을 보이면서 급성장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