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문재인 노무현재단 이사장이 지난해 12월20일 서울 서초동 서울중앙지검 앞에서 노무현 전 대통령 차명계좌 발언과 관련해 조현오 경찰청장 소환 조사를 요구하는 1인 시위를 벌이고 있다.
▼ 부담스럽습니까?
“부담이 되기도 하고, 지금 아직은 (대권 행보를) 안 하고 있는 상태라서….”
전화상으로라도 몇 마디 묻겠다고 하고 질문을 던졌다.
▼ 최근 대선주자 지지율이 상승하고 야권에선 대망론도 나오는데 이유가 뭐라고 생각합니까?
“허허허… 아, 제가 이런 부분이 부담스럽거든요, (인터뷰) 안 하면 안 될는지….”
▼ 그래도 많은 사람이 관심을 가지니까요.
“하, 참….”
▼ 최근 라디오에 출연해서는 ‘문재인 대망론’에 대한 질문에 ‘혹시 도움이 된다면 피하지 않으려 한다’고 말하지 않았나요?
“그건 (대선 출마가 아니라, 야권) 통합에 관한 역할을 이야기한 거죠. 지금 통합은 국민의 여망이기도 하니까 통합에 관해선 제가 도움 되는 역할이 있다면 피하지 않고 하겠다는 뜻을 말씀드린 것이고요, 그 다음에, ‘대망론’ 부분은 그냥 저쪽(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 측)의 ‘대세론’ 얘기가 나오는데, 우리 쪽에도 좋은 분이 많기는 하지만 아직까지는 지지율이나 이런 부분에서 조금 부족한 것으로 보이니까 우리 쪽에서도 후보군이 좀 더 풍부해지면 좋겠다, 그런 바람이 아닐까 생각합니다.”
문 이사장의 이런 언급은 여권의 이재오 특임장관처럼 ‘킹’과 ‘킹메이커’ 사이에서 저울질하는 것으로 해석될 수도 있다.
통합 목소리 낸 뒤 대선출마 수순
그의 한 측근은 “지금 당장은 진보세력의 정권 창출을 위해 어떤 일이라도 하겠다는 원론적인 신념을 갖고 있다”면서도 “현재 거론되는 야권 후보들에 비해 잠재적 경쟁력이 훨씬 크기 때문에 필요하다면 몸을 던질 각오도 돼 있는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이 측근은 또 “야권 대선후보 경선이나 단일화 붐을 일으키기 위해서라도 문 이사장이 나오지 않을 수 없으며 그때를 대비해 정치적 보폭을 넓혀나갈 것”이라고 내다봤다. 이와 관련해 문 이사장은 정치경험이 없다는 약점을 보완하기 위해 우선 야권통합 목소리를 내는 것 아니냐는 분석도 나온다. 결국은 대선에 출마할 것이라는 이야기다.
차기 대권구도에서 친노 진영의 적통(嫡統)을 놓고 문 이사장과 라이벌 관계가 돼버린 유 대표는 다소 떨떠름하게 반응하고 있다. 유 대표는 ‘한겨레’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망론’에 대한 질문에 이렇게 대답했다.
“문재인 실장님이 정치를 하느냐 안 하느냐는 그분 삶에 대한 결단이다. 자신의 삶을 어떻게 영위할 것이냐는 실존적 결단을 포함한 문제인데, 저는 어떤 생각이신지 잘 모르겠고, 특별히 하시는 게 좋겠다, 안 하시는 게 좋겠다는 어떤 의견을 갖고 있지 않다. 대선에 나가는 것은 국민 부름이 있다는 것이 확인돼야 나가는 것인데, 문 이사장님 본인의 정치 입문 의사와 무관하게 국민의 부름이 어떻게 형성되는지는 매우 중요한 관심사라 할 수 있고, 저도 그런 각도에서 매우 흥미롭게 지켜보고 있다.”
문 이사장에게 이러한 유 대표의 말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는지 물었지만 그는 “예…”라고 하고는 대답하지 않았다.
▼ 대선주자로서 유 대표를 어떻게 평가합니까.
“유 대표야 뭐 오랫동안 야권 지지율 1위를 달려왔지 않습니까. 지난번 재·보선을 겪으면서 약간 상처를 받기는 했지만 정치세계에선 상처도 받고 회복하기도 하는 거죠. 야권에서 유 대표만한 그런 대선주자감이 쉽지 않죠. 대단히 훌륭한 분입니다. 노 대통령의 정신이나 가치도 잘 계승하고 있는 분이고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