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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과 나는 견우와 직녀 칠월칠석에만 보죠”

‘위대한 멘토’ 김태원의 다시 본 음악인생

  • 김지영 기자│kjy@donga.com

“이승철과 나는 견우와 직녀 칠월칠석에만 보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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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승철과 나는 견우와 직녀 칠월칠석에만 보죠”

MBC’위대한 탄생’의 김태원 멘토와 그의 제자들. 왼쪽부터 손진영, 백청강, 김태원, 이태권.

▼ ‘3등은 괜찮다. 삼류는 안 된다’같은, 심금을 울리는 어록이 화제인데 비결이 뭔가요.

“경험이죠. 책은 안 보니까. 맞이하는 현실을 가장 성실하게 대할 때, 어떤 계산이 포함되지 않았을 때, 진정 그 사람을 생각하면서 시간을 맞이할 때 좋은 얘기가 나올 수 있습니다. 하지만 내가 하는 이야기 속에 부정 타는 느낌들이 섞인다면 감동이 없어지죠.”

▼ 음악을 혼자서 터득하는 것과 전문가에게 배우는 것 중 어느 쪽을 선호하시나요.

“후자는 굉장히 빠른 속도로 성장할 수 있는 장점이 있고, 전자는 굉장히 독특할 수 있는 장점이 있어요. 저는 전자입니다. 작곡도 마찬가지예요. 다른 사람의 음악을 듣지 않았을 때 얻는 장점은 떠오르는 모든 음악이 자기 겁니다. 반면 많은 음악을 들었을 때는 떠오르는 것을 스스로 의심해볼 수밖에 없습니다.”

▼ 인디밴드가 최근 부쩍 늘었는데 록 음악으로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고 보세요.



“그 자체를 자로 재듯이 재는 순간부터 음악을 할 자격이 없어지는 겁니다. 아무런 계획도 없어야 해요. 배고픔 그 자체도 자산입니다. 먼 훗날 뒤돌아봤을 때 다 이유가 있었음을 알게 됩니다. 왜 배가 고팠는지. 연결되지 않는 한 부분도 없습니다.”

▼ 배불러지면 음악이 달라지나요.

“그것은 배고픈 기간이 얼마나 길었느냐에 따라 달라요. 2년 전에 그 좋아하는 술을 끊었는데 끊을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는 술을 마셨을 때 완전히 가는 상황이 각인돼 있기 때문이에요. 술을 안 마실 때로 돌아올 수 있었던 거죠. 비단 술뿐만이 아니에요. 모든 중독에 관한 이야기입니다.”

▼ 건강 때문에 술을 끊으셨나요.

“살기 위해서죠. 먹으면 죽으니까. 저는 그렇지 않고서는 끊을 수 없는 인간입니다. 목숨이 걸려야 끊습니다. 거기까지 궁지에 몹니다. 저 스스로를…. (술을) 조금 더 마시면 김현식 스타일로 가는 거죠. 딱 그 케이스죠.”

2년 전 그는 간경화 초기 판정을 받았다. 2005년에도 간경화 판정으로 시한부 인생을 선고받은 적이 있다. 그 충격으로 재산을 정리하고 산에 들어가 준비한 유작이 영화 ‘내 머리 속의 지우개’의 배경음악이 된 9집 타이틀곡 ‘아름다운 사실’이다. 2005년 간경화는 오진으로 밝혀졌지만 2009년엔 복수에 물이 찰 정도로 증세가 심각했다. 다행히 간 상태는 금주의 노력에 힘입어 “정상으로 돌아왔다”고 한다.

그러나 한 고비를 넘기니 또 다른 위기가 닥쳤다. 지난 2월 ‘남자의 자격’에서 받은 종합검진에서 위암 판정을 받은 것이다. 두 차례에 걸쳐 수술한 그는 앞으로 5년간 정기검진을 받아야 한다. 아무런 이상이 나타나지 않으면 완치로 봐도 무방하다.

“지금은 괜찮습니다. 수술이 잘됐습니다. 많은 분이 걱정해주고 좋은 기운을 불어넣어준 덕분이에요. 늘 감사한 마음으로 살고 있습니다.”

▼ 방송에서 누누이 ‘인생을 험하게 살았다’고 말해왔는데 어떤 의미인가요.

“비 오는 날 허공에 대고 자기 이름을 부르면서 비명을 지르는, 그 정도의 기로에 있는 사람은 많지 않을 거예요. 혼자 방구석에 앉아 소주병을 기울일 정도의 고독함은 있을망정…. 그렇게 아무 이유 없고 듣는 사람 없는 허공에다가 자기 이름을 부르는 처절함을 맛봤죠. 그런 기간이 거의 다입니다.”

“첫사랑에 취해 동반자살 시도”

시곗바늘을 거꾸로 돌려 20여 년 전으로 거슬러 가보자. 그러면 작곡에 천부적인 재능을 지닌 기타리스트 김태원의 말없는 눈물이 보인다. 1986년 1집 타이틀곡 ‘희야’로 화려하게 데뷔한 록그룹 부활. 그러나 리더인 그는 이듬해 대마초 흡입으로 3개월간 옥고를 치른다. 그해 낸 2집은 1988년 부활이 해체돼 빛을 보지 못한다. 팀에서 독립한 보컬 이승철은 1989년 첫 솔로앨범을 내자마자 인기가 폭발한다. 당시 이승철이 부른 ‘마지막 콘서트’는 김태원이 만든 2집 수록곡 ‘회상3’을 리메이크한 노래다.

김태원은 1990년 1집 멤버 황태순을 비롯한 몇몇과 ‘게임’이라는 밴드를 결성하지만 주목받지 못한다. 그리고 이듬해 다시 대마초 흡입으로 7개월간 수감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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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지영 기자│kjy@donga.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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