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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출판 인생 30년 베스트셀러 1000종 일군 김영사 방식, 박은주 스타일”

‘정의란 무엇인가’ 기획자 박은주 김영사 대표

  • 송화선 기자│ spring@donga.com

“출판 인생 30년 베스트셀러 1000종 일군 김영사 방식, 박은주 스타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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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판 인생 30년 베스트셀러 1000종 일군 김영사 방식, 박은주 스타일”

베스트셀러들과 함께한 박은주 대표.

“사장 취임을 한 첫해였던 거지, 이미 출판기획자로는 10년차였어요. 종종 저를 보고 ‘처음부터 잘했다’고 하시는 분들이 있는데 아닌 거죠. 한 분야에서 10년 동안 일하며 최선을 다해 저 자신을 닦아왔던 게 그때 드러난 거예요.”

말투는 겸손하지만 안에 담긴 메시지에는 힘이 있다. 출판기획자로서 최선을 다해 살았다는, 반짝 행운이 아니라 스스로의 노력으로 좋은 책을 만든 것이라는 속뜻이다. 박 대표는 ‘세계는 넓고~’가 많은 사람의 사랑을 받은 이유로 “내가 읽고 싶은 책을 만든 것”을 꼽았다.

“기업인의 자서전은 그전에도 많았어요. 하지만 대부분 성공 스토리를 나열하는, 일종의 위인전이었죠. 저는 그 틀을 깨고 싶었어요. 사람이라면 누구나 성공과 더불어 실패도 하는데 그 경험을 솔직히 털어놓는 게 독자들에게 더 도움이 되지 않을까 싶었거든요. 제가 읽고 싶은 책이 바로 그런 거였고요. 그 마음을 김우중 회장께 전했고 김 회장도 동의하셔서 ‘세계는 넓고~’를 출간하게 된 거죠.”

지금도 박 대표가 책을 기획할 때 가장 먼저 던지는 질문은 ‘내가 이 책을 읽고 싶은가’이다. 그 다음엔 ‘가족에게 읽히고 싶은 책인가, 이웃에게 권할 수 있는 책인가, 아끼는 사람에게 추천할 수 있는 책인가’라고 차례로 묻는다. 이 질문에 ‘Yes’라는 답을 할 수 있을 때만 기획을 시작한다고 했다.

“일단 마음이 정해지면 최선을 다하는 거예요. 결과를 제가 어떻게 알겠어요. 다만 내가 이 책을 읽고 싶듯이 그렇게 다른 사람들에게도 이 책이 필요하다면 많은 독자를 만날 수 있겠지라고 생각합니다.”



그렇다면 그는 참 운이 좋은 사람이다. 자신에게 필요한 책, 자신이 읽고 싶은 책이 언제나 ‘대중’의 기호와 맞물려왔으니 말이다. 그것이 어떤 때는 소설이었다가 평전이 되기도 하고, 인문 철학 종교 자기계발서의 영역까지 넘나드는데 말이다.

“관심 분야가 다양한 건 출판기획자로서 정말 감사한 일이에요. 또 살아오면서 관심을 계발해온 면도 있는 것 같아요. 벌써 30년 동안 책을 읽어왔잖아요. 그것도 아주 날카롭고 눈 밝은 독자로 책과 만나왔어요. 그러니까 이제 책을 보면 마음의 문이 열려요. 내가 아닌 다른 사람들에게 이 책이 필요할 거야, 하는 판단이 아니라 제 마음이 저절로 움직이는 거죠. 아, 이 책이다, 지금 이게 읽고 싶다.”

2010년 대한민국을 뒤흔든 밀리언셀러 ‘정의란 무엇인가’도 그렇게 탄생했다. 2007년 미국에 있는 김영사의 스카우터가 출간 예정 도서 목록을 보내왔다. 그때는 아직 저자가 책을 쓰기도 전이라 기획안만 첨부된 상태였다. 그런데 숱한 책 제목 가운데 유독 ‘Justice(정의)’ 한 단어가 눈에 들어왔다. 강렬한 끌림이었다. ‘읽고 싶다’ 바로 그 느낌. 그는 바로 출간 계약을 맺었다. 우리 사회가 이제 한 번쯤 정의에 대해 논의할 때가 된 것 같다라는 논리적인 판단은 그 뒤에 따라왔다.

정의란 무엇인가

사실 ‘Justice’는 현지에서 큰 반향을 일으키지 못한 책이다. 영미권에서 10만부가 팔렸을 뿐이다. 그러나 우리나라의 경우 ‘정의란 무엇인가’라는 제목을 달고 출간된 직후부터 뜨거운 반응을 얻기 시작해 교보문고 개장 이후 30년 만에 인문분야 도서로는 최초로 연간 최고 베스트셀러가 됐다. 지난 4월 100만부를 돌파하며 2000년대 이후 최초의 인문학 밀리언셀러 기록도 세웠다. 박 대표가 무엇보다 뿌듯하게 생각하는 건 이 책이 우리나라 전반에 공정함과 정의에 대한 열망을 일으키며 하나의 사회 현상이 됐다는 점이다. 그는 “책을 기획할 때 나는 결과에 대해 전혀 모른다. 내가 읽고 싶은 책을 최선을 다해 만들 뿐이다. 그래도 가끔 이 정도는 되겠지 생각할 때가 있는데 이 책은 내 짐작보다 훨씬 긍정적인 방향으로 예상이 빗나간 경우”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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