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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브랜드 없는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

‘디자인 대가’ JOH 조수용 대표

  • 김유림 기자│ rim@donga.com

“브랜드 없는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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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림 잘 그려도 브랜드 관심 없으면 탈락

‘브랜드의 대가’가 생각하는 ‘브랜드’란 무엇일까?

“이제 마케팅보다 브랜드 자체에 대한 이미지를 만드는 게 중요해요. 마케팅이 길거리에서 호객행위하는 거라면 브랜드는 그 자체로 ‘아우라’를 갖는 거거든요. 각 브랜드는 자기만의 캐릭터가 있는데 소비자는 그 캐릭터에 동조하거나 그 캐릭터를 통해 나를 표현하기 위해 브랜드를 선택해요. 브랜드를 잘 만드는 건 모든 사업에서 출발점이자 종결점이에요.”

조 대표는 직원을 뽑거나 사업 파트너를 정할 때 꼭 묻는다. “가장 좋아하는 브랜드가 무엇입니까?” 기자 역시 조 대표에게서 이 질문을 받았다. 평소 사용하는 화장품 브랜드 몇 개가 머릿속에 떠올랐지만 그 이유를 명확히 대답하기는 어려웠다.

“신발을 살 때 ‘신발은 그냥 편하면 되지’ 하는 사람이 아무리 그림을 잘 그린들 좋은 신발 디자인을 할 수 있을까요? 브랜드에 대한 감각은 디자이너에게, 마케팅하는 사람에게, 심지어 회사 의사결정권자에게도 필수예요. 특히 브랜드 감각 없는 CEO는 아무리 유능한 디자이너랑 일을 하더라도 디자이너가 하는 말을 못 알아들어요. 결국 소통이 안 되니 좋은 결과물이 안 나오는 거죠. 저 역시 브랜드 감각 없는 CEO와는 아무리 돈을 많이 준대도 일 안 해요.”



조 대표는 “상당수 대기업이 브랜드에 대한 감각 없이 일한다”고 지적했다. 그 중 하나가 신문사다. 그는 “신문사가 왜 인터넷 사이트를 그렇게 만드는지 이해가 안 된다”며 고개를 저었다. 신문과 홈페이지 디자인에 통일성이 없을뿐더러, 저급한 마구잡이 광고가 미관을 해친다는 것. 게다가 조회수를 높이기 위해 독자를 ‘낚는’ ‘섹시한 제목’은 독자의 실망 및 분노를 자아내고 이를 통해 브랜드 가치가 추락한다는 것이다.

삼성, LG 등 세계적인 대기업의 브랜드 정책도 안타깝다. 조 대표는 “디자인에 대한 일관적인 철학 없이 ‘건별로 이기기 전략’을 쓰니 자타의적으로 세계 선두 업체를 따라가게 된다”며 “삼성은 애플과의 송사를 계기로 브랜드 디자인 전략을 돌아봐야 할 것”이라고 꼬집었다.

“아무리 품질 좋은 신발, 가방이라도 경쟁 브랜드를 따라 한 거라면 그 브랜드는 죽은 거예요. 명품이든 싸구려든 자기만의 길이 있어야 해요. ‘개중에 나아서’ 소비자에게 선택받는 브랜드는 결과적으로는 살아남지 못해요.”

그는 좋아하는 브랜드로 일본의 ‘무지(MUJI)’‘유니클로(UNIQLO)’ 등을 꼽았다.

“무지는 ‘브랜드’의 편견을 없앤 브랜드예요. 이전에는 브랜드 하면 가슴팍에 커다랗게 로고를 박는 거라고 생각했어요. ‘이거 비싼 거야’라는 의미로 말이죠. 그런데 ‘무지’는 이름을 숨겨요. 옷도 실용적이고 저렴하죠. ‘무지’의 보이지 않는 브랜드의 힘은 굉장해요. 사람들은 ‘무지’를 입으면서 자기 자신도 쿨하고 다른 사람 눈을 신경 쓰지 않는다는 ‘자기표현’을 하는 거예요.”

그는 최근 인기를 끄는 스페인 SPA브랜드 ‘자라(ZARA)’ 역시 높이 평가했다.

“‘자라’는 자유롭고 개방적인 옷으로 큰 인기를 끌죠. 그런데 같은 회사에서 ‘마시모두띠’라는 서브 브랜드를 냈는데 ‘자라’ 점포에서는 안 팔아요. 강남 압구정동 등에 별도의 점포를 열었죠. 이미 ‘자라’의 유통망이 넓으니 ‘마시모두띠’도 그걸 이용하면 더 쉽게 홍보할 수 있을 텐데 왜 안 그럴까요? 또 다른 ‘인간형’을 만드는 거예요. 각기 다른 성격을 가진 다른 아이를 키우듯, 브랜드를 엄격히 관리하는 거죠. 사람들은 그런 ‘자라’의 분명함을 좋아하고요.”

“브랜드 없는 회사는 살아남을 수 없다”

NHN 그린팩토리 내부와 전경.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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