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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나는 정치를 하고 싶은 시인이다”

전교조 기관지에 비판 글 실은 김용택 시인

  • 이소리│시인, ‘문학in’ 대표 lsr21@naver.com

“나는 정치를 하고 싶은 시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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처음 읽은 책은 성경책

“나는 정치를 하고 싶은 시인이다”

김용택 시인은 “시를 쓰며 정치를 하고 싶지만 시골에 오래 살아 정치적 역량을 키울 수 없었다”며 웃었다.

▼ 성경책 말고 다른 책은 읽지 않았나요.

“그때 중학교는 시험을 봐서 갔는데 시험공부는 안 했어요. 그래서 시험을 보러가기 전에 이순신 장군이라는 전기가 있어 그걸 읽었어요, 우연히. 그런데 기억나는 건 별로 없고 ‘골목대장을 했다’ 뭐 이런 얘기들….”

▼ 중·고교 다닐 때는 전북 순창에서 자취하지 않았나요.

“중학교 1학년 들어가서 김내성의 ‘검은 별’과 ‘사상계’를 봤어요. 1학년2학기 때쯤 됐을 겁니다. 고등학교 3학년인 사촌형님이 무슨 잡지를 보고 있었는데, ‘사상계’라는 글자, 이게 딱 박혀 있더라고요. 고등학교 다닐 땐 옆집 친구 아버지가 국어선생님이었는데, 그 집 놀러 가면 이광수 전집, 손창섭 전집 이런 책들을 읽었어요.”



▼ 이광수와 손창섭, 그 느낌이 꽤 달랐을 텐데요?

“손창섭은 그때 우리나라에 없었죠. 미국으로 이민을 가셨을 거예요. 그의 책 중에는 굉장히 좋은 책이 많았어요. 전쟁 후에 황폐한 한국사회에서 살아가는 사람들, 상처 받은 사람들, 가난한 사람들, 그런 이야기들이었어요. 이광수 책은 손창섭 거하고 전혀 달라요. 이광수는 굉장히 계몽주의적이고, 이 양반은 굉장히 ‘리얼’했으니까. 리얼리즘이지. 손창섭 선생은 가난한 시골에 사는 사람들의 삶이라든지, 도시 변두리에 사는 사람들의 비참한 전쟁 후의 삶을 정말 적나라하게 썼죠.”

▼ 서울에서도 생활하셨죠?

“졸업하고 나서 집에서 오리를 키우다 쫄딱 망해 서울로 도망을 갔었는데 그때 청계천을 갔어요. 청계천 헌책방. 옛날에는 헌책방 거리가 한 4㎞쯤 됐어요. 거기서 놀면서 책을 두 권 샀는데, 하여튼 백철의 문학평론집과 장수철 선생님 시집이었어요. 그 책은 지금도 집에 있어요. 그때부터 왔다갔다하면서 청계천에서 놀았지. 너무 책이 많으니까. 그런데 내가 뭐 문학을 한다든지 책을 좋아한다든지 이런 건 없었어요.”

▼ 서울에 오래 계셨나요?

“딱 한 달 있었어요. 어떻게 들어왔는지는 몰라도 ‘한국사상강좌’라는 다섯 권짜리 책을 열심히 봤어요. 우리 한국사상 전체를 다루는 책이었는데, 아주 재미있었어요. 그때 철학이라는 게 자연에서 나온다는 걸 안 거지. 거기에 나와 있었어요. ‘철학이라는 게 자연의 이치 속에서 나온다’고. 그러니까 세상의 모든 것을 다 자연에서 가져온다는 걸 그때 알았지요. 우리 인간의 삶, 삶의 모든 양식, 형식, 내용은 자연에서 왔다는 걸….”

▼ 그래서 고향으로 돌아갔나요. 자연을 찾아서….

“그건 아니고요(웃음). 그런데 시골로 돌아가 도스토예프스키 전집 여섯 권짜리를, 너무도 황당하게 내가 책을 샀어요. 내가 있었던 학교는, 여기서 가까운 산골로 들어가서, 도로에서 도랑을 한 세 개, 네 개쯤 건너야 했어요. 양말을 벗고 건너서 가는 학교였죠. 그런데 장사하는 분이 ‘월부책’을 팔러 그 학교에 온 거예요. 선생이 딱 세 명 있었는데 월부책 장사가 어떻게 들어왔는지 지금도 신기해요. 그때부터 본격적으로 책을 사기 시작했어요. 월부책을 다 샀지 뭐. 박목월, 서정주, 앙드레 지드, 헤르만 헤세, 니체 전집까지 다 샀어요. 그 뒤에 ‘한국문학전집’ 50권짜리를 샀는데, 지금도 내가 가지고 있어요. 그 전집은 (영화배우) 송강호가 마스크 쓰고 나오는 영화….”

▼ 영화 ‘반칙왕’ 말인가요.

“맞아요. 반칙왕. 그 반칙왕을 보는데 송강호 아버지가 신구였어요. 베개를 베고 이렇게 누워 파리채를 놓고 그 책을 딱 보고 있더라고. 너무 놀라버렸지. ‘50권짜리다’하고 혼자 소리쳤지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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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소리│시인, ‘문학in’ 대표 lsr21@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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