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Interview

박병재 전 부회장이 밝힌 현대차 ‘쾌속 질주’ 비화

캐나다에서 덤핑 제소당했을 때 딜러 동원해 당국에 편지공세

  • 송홍근 기자│carrot@donga.com

박병재 전 부회장이 밝힌 현대차 ‘쾌속 질주’ 비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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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할 뻔한 적이 여러 차례예요. 위기는 벼락처럼 와요. 포니 만들기 전에 코티나를 조립했습니다. 은행에 적금이나 상호부금을 가입한 사람을 대상으로 차를 할부로 넘겼어요. 24개월, 36개월 할부인데, 돈이 안 들어오는 겁니다. 90%가 연체인데, 이걸 어떡해요. 그냥 놔두면 회사가 망하는 겁니다. 정주영 회장이 1969년에 ‘직원들이 직접 받아오라’고 지시합니다. 차를 빼앗든지, 돈을 받든지, 수단 방법 가리지 말고 회수하라는 겁니다. 정세영 회장이 저를 보고 ‘너 할부과로 가’ 하더군요.”

창업 초기 망할 뻔한 현대차

▼ 추심한 거네요, 조폭이 하는….

“총책임을 KCC 정상영 회장이 맡았어요. 당시 금강스래트 사장이었는데, ‘나는 월급을 금강에서 받으니 급여 받지 않고 현대차를 위해 노력하겠다, 1년 만에 회수하겠다’고 하더군요. 정상영 회장이 주먹이 야물어요. 깡도 있고, 기운도 셉니다. 험한 일 할 때는 깡이 중요하거든요.”

▼ 돈 받는 일이 험하죠.



“그렇죠.”

▼ 실제로 주먹도 썼나요.

“주먹은 안 썼지.”

▼ 정상영 회장과 함께 해결사 노릇 한 거네요.

“해결사 했죠. 정상영 회장이 우두머리, 내가 실무. 서울대 법대 출신 2명이 법적인 거 검토하고.”

그는 “정상영 회장이 해결사 노릇을 제대로 못했으면 지금의 현대차는 존재하지 않는다”고 말했다.

“공장 근로자 중에 몸 좋고, 말발 센 사람을 뽑아 지역별로 나눠 보냈습니다. 당시 돈으로 100억원을 회수했어요. 1년 매출이 70억, 80억원 할 때거든요. 정주영 회장이 신동아 회장, 그러니까 최순영 회장 아버지를 만나서 보험금 3억원까지 받아냈어요. 채권을 회수하지 못했으면 현대차는 망했습니다. 현대건설에 손 내밀어야 했는데, 그곳도 현금이 많은 회사가 아니었거든요.”

▼ 현대차는 정세영 회장 작품인가요, 정주영 회장 작품인가요.

“실무는 정세영 회장이 했습니다. 하지만 기업은 오너십이 중요해요. 자동차 산업을 하겠다고 결심하고 큰 방향을 정한 건 정주영 회장이죠.”

▼ 포니 나온 게 언제죠?

“1975년.”

▼ 포니 나올 때 직급이….

“차장. 우리가 만든 첫 고유 모델이 포니예요. 여의도 기계공업회관에서 발표회를 했는데, 정말로 눈물이 났다고. 굉장히 고생했거든.”

▼ 정세영 회장도 울었나요.

“펑펑 울었지.”

현대차는 포니가 나오기 전까지 포드 모델을 조립해 팔았다.

“덤프트럭도 조립했어요. 서빙고 현대건설 중기공장에서 만들었는데, 이명박 대통령이 거기 책임자였어요.”

▼ 신동아아파트 자리쯤 되나요.

“맞아요. 그쯤이에요.”

▼ 독자모델은 왜 만든 건가요? 합작하면 편했을 텐데….

“평생 ‘을’로만 살 수는 없지 않아요? 어떤 일이건 ‘갑’에 서려고 노력해야 해. 포드가 얼마나 까칠했는지 이루 말할 수가 없어요. 합작하려면 은행잔고를 보여 달라는 둥. 그때 한국이 돈이 어디 있어요. 기업은 호적이 중요해요. 한국GM, 르노삼성, 마힌드라쌍용이 우리나라 위해 일 안 해요. 글로벌 경제위기 때 미국이 도요타 밟는 거 봤죠. GM, 포드, 크라이슬러가 망하게 되니까 막 공격한 거 아닙니까. 국가가 독립하려면 산업이 독립해야 해요. 포드와 갈라설 때 우리가 이런 얘기를 했다고, 단독 북진하자!”

박병재  전 부회장이 밝힌 현대차 ‘쾌속 질주’ 비화

1 박병재 전 부회장이 현대차 울산공장을 찾은 마거릿 대처 전 영국 총리를 안내하고 있다. 2 2002년 합작을 위해 중국을 찾은 정몽구 회장(가운데) 일행. 왼쪽이 박 전 부회장. 3 1996년 터키 공장 부지를 결정하고자 현장을 찾은 박 전 부회장(가운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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