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프레데터’와 ‘리퍼’ 같은 무인항공기가 현대전에 가져온 변화는 가히 획기적이다. 전쟁의 필수품이 된 지 오래고, 무인항공기 스케줄에 따라 전쟁계획이 바뀌는 일까지 벌어지고 있다. 미 공군의 무인항공기 조종사들은 아프간이 아닌 미국에서 출퇴근하며 원격제어로 전쟁을 수행한다. 그러나 부작용도 만만치 않다. 미군은 희생을 줄였지만, 상대방은 가혹하리만큼 심각한 피해를 보고 있다.
- 오폭에 의한 민간인 학살이 크게 늘었다. 가족을 잃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사람들은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탄 이후에도 이 무인항공기는 민간인들에게 폭격을 가했다.
미군의 무인 항공기 ‘프레데터’
오늘날 아프가니스탄 같은 전쟁지역에서는 실제로 공상과학(SF) 영화 속에나 나올 법했던 로봇이 전투에 투입되고 있다. 그중 대표적인 것이 탈론(TALON)이라는 로봇이다. 작은 탱크처럼 생긴 몸체에 로봇 팔이 달린 둔탁한 모양에다 크기도 작지만 폭발물을 제거하거나 기관총을 장착하고 경계나 진입 임무까지 수행할 수 있는 로봇이다. 탈레반이 도로에 매설한 폭탄 때문에 미군 병사들이 많이 사망하자 이 로봇은 아프간 현지에서는 이제 없어서는 안 될 로봇병기가 됐다. 힘도 세서 움직이는 탈론을 잡고 있는 미군 병사가 끌려갈 정도다.
탈론은 그동안 폭발물을 감지하고 제거하는 임무를 맡아 많은 미군 병사의 생명을 구했다. 2007년 필자가 직접 목격한 탈론의 활약은 아주 훌륭했다. 당시 필자가 미군 종군기자 프로그램으로 참여했던 부대는 아프간 동부 산악지대에 있었다. 탈레반 색출임무를 하던 수색부대가 작전을 위해 MRAP 군용 트럭을 타고 출동했다. 이 미군 병사들은 탈론과 함께 나갔다. 병사들 사이에서 이 로봇은 마치 동료와 같았다. 드디어 작전지인 마을 입구에 도착하자 병사들은 트럭문을 열고 “가라, 내 친구야” 이렇게 말하면서 이 로봇을 먼저 차량 밖으로 내보냈다. 폭발물 감지를 위해서였다.
밖으로 나간 탈론은 거리로 걸어 나가 정보를 수집하고 이 도로가 안전한지, 폭발물 위협이 있는지에 대한 정보를 차량 안에 대기 중인 병사들에게 보냈다. 그 정보를 토대로 병사들은 도로로 나가 임무 수행을 할지 말지를 결정했다. 어느 병사는 그 로봇을 ‘우리 수호천사’라 부르기도 했다.
아프간전쟁에는 탈론 외에도 여러 가지 역할을 수행하는 로봇 수천 대가 전장에서 활약해왔다. 로봇이 활약하는 분야는 광범위하다. 무게가 10㎏도 되지 않는, 손으로 집어던지는 정찰 로봇도 있다. 무거운 짐을 들고 나를 수 있는 ‘빅독(Big Dog)’이라는 로봇이 있는가 하면, 병사들 다리에 부착하는 로봇 다리도 있다. 이 로봇 다리는 병사들이 중무장을 하고도 아프간처럼 험악한 산악지형을 마구 뛰어다닐 수 있게 해주었다. 부상당해서 쓰러진 병사를 운반할 수 있는 사람 모양의 베어(Bear)라는 로봇도 활약하고 있다.
미사일 장착한 무인 항공기
그 로봇들 중에서 아프간의 최고 인기 스타는 단연 정찰과 공격임무를 수행하는 미군의 무인 항공기(UAV:Unman- ned Aerial Vehicle)다. 우리가 자주 보던 장난감 원격조종 비행기가 더 큰 덩치의 비행기 모양으로 하늘을 자유자재로 날아다닌다고 상상하면 이해가 빠르다. 불과 몇 년 전만 해도 무인 항공기는 전세계적으로 희귀했다. 1995년 보스니아 내전 때 코소보 지역에 처음으로 이 무인 항공기가 투입됐다. 당시 테스트가 채 끝나지 않았던 이 무인 항공기는 정찰임무를 훌륭하게 해내면서 세상에 알려지기 시작했다.
그 후에도 이 무인 항공기는 각종 분쟁지역의 단순 정찰임무에 투입됐다. 하늘에 떠서 지상의 움직임을 고성능 카메라로 촬영해 그 사진과 영상을 본부로 보내 판독할 수 있게 해주었다. 그로부터 불과 6년 후인 2001년 2월에는 미사일까지 탑재된 전투형 무인 항공기가 개발됐다. 이제 무인 항공기는 단순 정찰 임무만이 아니라 공격이 가능한 전투 로봇으로 업그레이드된 것이다. 그리고 같은 해 10월, 미국이 아프가니스탄에 대한 공격을 시작하자마자 이 무인 항공기에 미사일을 장착, 공습에 투입함으로써 원격조종 공격의 가능성을 열었다.
개발과 동시에 실전에 참전할 수 있었던 이 운 좋은 로봇인 무인 항공기는 전장의 지휘관에게서 폭발적인 사랑을 받았다. 덩치 큰 전투기보다 운용비도 적게 들고 병사를 보내야 하는 위험 지역에 이 로봇 비행기를 먼저 보내 공격까지 할 수 있다는 점이 현장 지휘관들을 매료시켰다. 공격을 받아 부서지더라도 금방 수리하면 되기 때문에 사랑을 듬뿍 받았다. 무인 항공기를 만든 군수회사의 엔지니어가 전장에 상주하면서 수리를 해줬다. 지휘관으로서는 병사가 부상당해 후송되는 사태보다는 훨씬 부담이 적은 상황인 것이다.
이렇게 아프간전쟁과 함께 화려하게 데뷔한 무인 항공기는 이제 미군에 없어서는 안 되는 중요한 부분이 됐다. 이라크와 아프가니스탄, 그리고 파키스탄의 특수전 임무에 이르기까지 적을 탐지하기 위한 목적 등으로 사용하는 소형 무인 항공기까지 포함하면 미군의 총 무인 항공기는 2001년의 167대에서 엄청난 숫자로 증가했다. 아프간에서는 이미 7000여 대가 투입돼 사실상 아프간전쟁을 주도하고 있다.
이 무인 항공기 중 대표적인 기종은 ‘프레데터’와 ‘리퍼’다. 프레데터는 리퍼의 전 모델로 최고 비행기록은 40.5시간이다. 1t이 안 되는 무게로 시속 130㎞까지 비행할 수 있다. 보스니아에 최초로 실전 투입됐던 기종도 이 프레데터였다. 말하자면 무인 항공기의 시조인 것이다. 프레데터는 기체의 전방에 센서포드가 장착되어 주야를 불문하고 지상을 감시할 수 있고 레이저 표적지시기를 장착해 지상목표에 대해 폭탄을 유도할 수 있다. 특히 프레데터는 실시간으로 영상을 전송할 수 있어서 지휘관이 전장의 영상을 실시간으로 볼 수 있게 해준다. 화질도 뛰어나 자동차 앞좌석에 있는 사람의 얼굴을 식별할 수 있을 정도다.
하지만 정작 지상에 있는 사람은 이 무인 항공기가 자신을 촬영하고 있는 줄도 모른다. 무인 항공기가 엄청난 고도의 상공에서 촬영하기 때문이다. 2002년 3월 아프간 상공을 배회하던 프레데터는 SEAL대원이 탄 헬기가 지상에 추락하는 장면을 촬영했다. 당시 아나콘다 작전을 수행하기 위해 아프간 타쿠가 산에 투입되었던 SEAL 대원들이 탄 헬기는 탈레반의 RPG(견착로켓포) 공격을 받고 추락했다. 그때 생존자였던 닐 로버츠 대원은 탈레반에게 생포되어 처형당했다. 프레데터는 이 장면을 모두 촬영하고 있었다. 미군 병사가 탈레반에게 처형되는 장면은 미국 본토의 지휘관에게 생생하게 전송됐다. 이처럼 프레데터는 24시간 내내 아프간 곳곳을 지켜보고 있다.
최근 일어난 빈 라덴 사망 사건을 주도했던 미군 특수부대도 이 무인 항공기를 주축으로 작전을 벌였다. 그래서 무인 항공기가 자신의 일거수일투족을 감시하는 동안에도 빈 라덴은 전혀 눈치 채지 못하고 있었던 것이다. 무인 항공기는 그 외에도 도로 폭탄 매설을 감시하는 등 미군 첩보활동의 중심이 되었다. 무인 항공기는 생생한 정보를 미 본토로 전달하는 기능뿐만 아니라 미군이 전쟁을 쉽고 편리하게 치를 수 있도록 도움을 주고 있다.
프레데터의 후속작 ‘리퍼’는 이 같은 무인 비행기의 최첨단 진화를 보여주었다. 전장 36피트(10.8m)에 날개 길이 66피트, 총중량 5t의 ‘리퍼’는 프레데터보다 5배나 무겁지만 두 배나 빨리 비행할 수 있으며 두 배 이상 높은 고도로 비행할 수 있다. 그리고 무엇보다도 엄청난 무기를 적재할 수 있다. 프레데터가 겨우 2기의 헬파이어 미사일을 적재하는 데 비해 리퍼는 14기의 공대지 미사일을 적재할 수 있다. 네바다 크리크 공군기지의 조 과셀라 공군대령은 “리퍼는 말 그대로 엄청난 파괴력을 갖춘 공격용 전투기이며 게릴라전에 적합한 로봇”이라고 극찬했다.
무인 항공기는 실전배치의 전제 조건인 정밀타격에도 뛰어난 능력을 보였다. 데이비드 뎁툴라 공군중장은 현재까지 프레데터가 아프간에서 발사한 미사일 600여 기 중 95%가 목표물에 명중했다고 밝혔다. 이제 미군은 이 무인 항공기가 없으면 군사작전이 불가능한 상황에 와 있다. 2008년 필자는 이라크 바쿠바에서 미군의 알카에다 수색작전 중 가장 큰 규모의 작전에 참가했다. 대규모 군사작전인 만큼 3개 여단과 1개 사단이 동원됐다. 지상에서 모든 작전 준비가 끝나고 중무장을 한 채 작전 개시 명령만 기다리고 있었다.
프레데터와 리퍼
하지만 작전 개시 명령은 떨어지지 않았고, 필자와 작전에 참여하는 병사들은 더운 날씨에 활주로에 누워 하염없이 명령만 기다렸다. 그렇게 3일을 기다리다가 작전이 지연되는 이유를 지휘관에게 물어보자 지휘관은 “프레데터가 아직 준비되지 않았기 때문이다. 요새 이 프레데터 스케줄이 너무 바빠서 우리도 순번 대기 중이다. 프레데터 없이 작전은 불가능하므로 우리는 무조건 프레데터가 우리 작전에 출격되기를 기다려야 한다. 프레데터 없으면 알카에다 수색작전도 없다”라고 대답했다. 이라크와 아프간 전장에서 프레데터가 전력의 핵심으로 자리 잡았음을 보여주는 대목이었다. 프레데터가 출격하지 못하면 작전은 취소되는 일이 비일비재했다. 프레데터는 이라크에서도 혁혁한 공을 세웠다. 2006년 알카에다 지도자 아부 알 자르카위를 사살한 작전의 최고 공신도 바로 이 프레데터였다. 프레데터는 이라크나 아프간의 게릴라전에서도 역할을 톡톡히 해냈다.
사실 그전에는 미국 공군에 이런 시대가 오리라는 예상을 하지 못했었다. 소련과 냉전을 치르던 시절 누가 더 성능 좋은 전투기를 만드느냐와 뛰어난 전투기 조종사를 가지고 있느냐를 두고 치열하게 경쟁했었다. 그 결과 미 공군이 전력질주해서 만들어낸 것이 F-22였다. 이 전투기는 대당 가격이 4억1200만달러(약 4400억원)에 달할 정도로 비싸지만 2005년 도입 이후 단 한 번도 정식 작전을 수행하지 못했다. F-22가 절실히 필요해서 막대한 비용을 들여 연구 개발해 활주로를 박차고 비상할 때는 이미 소련과의 냉전이 끝난 뒤였다. 나라와 나라가 경쟁하는 전쟁의 시대에는 F-22 같은 전투기가 어울렸다면, 아프간에서와 같은 게릴라전 시대에는 값싸고 기동력과 정보전에 능한 무인 항공기가 더욱 적합했던 것이다. 지난 10년간 두 번의 큰 전쟁을 치르며 막대한 전비를 지출한 미국 입장에서 국방예산을 절감할 수 있는 무인 항공기의 등장은 그야말로 호재가 아닐 수 없었다. 로버트 게이츠 전 미 국방장관은 “한 대 만드는 데 5억달러 이상 투입된 F35가 조종사가 탑승하는 마지막 전투기가 될 것”이라고 말하기도 했다. 게이츠 장관은 이 무인 항공기와 F-22의 대결에서 무인 항공기의 손을 전적으로 들어주었다.
군사용 로봇 ‘빅독’
지난해에는 F-22 추가 구입이 국방비 예산 동결로 무산됐다. 미국 경제가 위기에 처하고 국가 부도사태가 오느냐 마느냐 하는 상황에서 덩치만 크고 천문학적인 유지비용이 드는 옛날식 무기의 구입 필요성을 못 느낀 것이다. 국가 부채 문제도 문제지만 현대전에 어떤 무기가 적합한지에 대한 관점의 변화도 F-22의 필요성을 감소시켰다. 오바마 대통령은 F-22기가 한 대라도 추가되는 비용이 포함되면 국방 예산 전체에 거부권을 행사하겠다고 으름장을 놓을 정도였다. 결국 F-22 추가 구입은 전면 백지화됐다.
공군의 실망은 이만저만한 것이 아니었다. 빠르고 민첩한 전투기로 벌이는 공중전이 전부라고 생각해온 공군에는 받아들일 수 없는 현실이었다. 미 공군은 “공군 자체를 없애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그동안 미국에서 전투기 조종사들의 힘이 얼마나 막강했는지는 과거 미 공군 참모총장들을 보면 알 수 있다. 1947년부터 지난해까지 미 공군이 창설된 후 미 공군 참모총장을 지낸 대장 19명 모두 전투기나 폭격기 조종사 출신이었다. 하지만 이라크와 아프간전쟁을 겪으면서 이 기록이 깨져버렸다. 2008년 공군 참모총장에 오른 노턴 슈워츠 대장은 수송기인 C130 조종사 출신이다. 로버트 게이츠 장관은 이렇게 조종사들의 아성을 누르면서 그들에게 전투기보다는 무인 항공기로 전향할 것을 조금씩 유도했다.
수송기 조종사 출신 참모총장
무인 항공기 도입에 가장 적극적이었던 로버트 게이츠 전 미국 국방장관
그러나 미 공군 지휘부는 이 무인 항공기를 꺼렸다. 당시 마이클 모슬리 공군 참모총장은 “전선의 장병들이 전쟁을 치르는 데도 국방부는 손을 놓았다”며 무인 항공기 도입에 대해 ‘게이츠가 공군을 잘 모르고 벌이는 쓸데없는 일’이라고 불평하곤 했다. 게이츠 장관 자신도 모슬리 총장에게 무인 항공기 활용 계획을 설득하는 일은 마치 이를 뽑듯이 힘들었다고 회고할 정도로 공군 내부의 반발이 심했다. 공군에게 무인 항공기는 그야말로 장난감으로 인식됐다. 멋지게 급하강하며 빨간 머플러를 뽐내던 전투기 조종사가 이 로봇에게 밀려난다는 것을 받아들일 수 없었다. 이 싸움은 전투기 조종사들에게 마치 밥그릇 싸움처럼 보였다. 조종사보다 기계를 더 믿는다는 처사라며 반발했다. 게이츠는 이 반대 여론을 모두 눌렀다. 그는 공군참모총장으로 전투기 조종사가 아닌 수송기 조종사였던 슈워츠를 임명했다. 그리고 그의 예상대로 수송기 조종사 출신 공군참모총장은 무인 항공기를 받아들였다. 또한 실전에서 게이츠의 예상이 적중했다. 당시 이라크·아프가니스탄 주둔군 사령관이던 데이비스 페트라우스 대장은 “슈워츠가 무인 항공기를 실전에 신속히 배치해서 지상군에 큰 도움이 됐다”고 했다. 이로써 무인 항공기의 활약상은 공군 내에도 알려지게 되어 이제 무인 항공기를 반대하는 세력은 없어졌다. 무인 항공기 정치 게임은 게이츠 장관의 압승으로 끝나버렸다.
한때 하늘을 날아다니며 자부심에 넘치던 미 공군의 조종사들은 무인 항공기가 들어오며 이제 원격 조종사가 되었다. 이 무인 항공기 조종은 아프간 현지에서 하지 않는다. 지구 반대편 미 본토에서 무인 항공기를 원격 조종한다. 현재 미 공군 공중전사령부와 특수전사령부가 네바다주, 뉴멕시코주, 플로리다주에서 프레데터 정찰기·전투기 편대를 조종하고 있으며 미 중앙정보국(CIA)도 자체적으로 프레데터를 운용한다. 미국 버지니아주 랭글리에 위치한 CIA 본부 사무실에서 ‘리모컨 전사들(remote-control worriors)’에 의해 무인 항공기가 원격 조종된다. 이 리모컨 전사는 조종사(pilot)와 센서운용사(sensor operator)의 ‘2인 1조’로 움직인다. 그리고 무인 항공기를 원격 조종하는 것이 마치 컴퓨터 게임하는 것과 비슷하다고 해서 조이스틱 조종사라고 불리기도 한다. 현재로선 원격 조종사도 전투기 조종사 자격증을 반드시 갖고 있어야 한다.
무인 항공기는 군인들의 생활양식을 바꿔놓기도 한다. 미국 네바다주 크리치 공군기지. 이곳에는 PC방처럼 생긴 방이 여럿 있다. 그리고 그 방에는 두 사람이 한 조를 이루며 무인 항공기 원격 조종사로 아프간전쟁에 참여하고 있다. 과거에는 아프간전쟁에 참여한다는 것이 아프간에 파병돼 전쟁을 수행한다는 말이었지만 이제는 미 본토 한가운데서 이 원격 조종으로 무인 항공기 조종을 하며 아프간전쟁에 참여하는 것이다. 이들은 집과 기지를 출퇴근하며 전쟁을 하고 있기 때문에 ‘전투 통근자(combat commuter)’라고도 불린다.
‘전쟁 포르노’
크리치 공군기지의 원격 조종사인 존 슈미츠 대위는 새벽에 출근한다. 조종사들이 24시간 이 모니터 앞에서 무인 항공기를 조종해야 하므로 시간제로 교대 근무를 한다. 새벽 3시, 그는 잠자는 아이들과 아내를 보고 집을 나선다. 출근하며 스타벅스 커피 한 잔을 사고 고속도로를 달려 기지로 들어선다. 그는 “무인 항공기가 없던 예전에는 직접 아프간이나 이라크에 파병돼 1년 넘게 주재해야 했다. 이라크전 당시 쿠웨이트의 알살람 공군기지에서 15개월 동안 있었다. 아내와 아이들이 너무 보고 싶었다. 내가 아프간전쟁에 참전해야 한다는 사실을 알고 ‘또 가족과 떨어져야 하나?’생각했는데 뜻밖에 나는 집에서 출퇴근하며 아프간전쟁에 참여할 수 있다는 사실을 알았다. 무인 항공기 덕에 나는 사랑하는 가족들과 지내며 일을 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출근하자마자 아프간 남부의 어느 산악지대를 원격조종으로 날기 시작했다. 모니터에는 생생한 아프간 지형이 들어오고 민간인 가옥뿐 아니라 당나귀를 타고 마을을 다니는 아프간 농부의 모습이 보였다. 그의 몸은 미국 네바다 주에 있지만 그는 아프간 상공을 날아다니고 있는 것이다. 지난해만 해도 전투기 조종사였던 그는 무인 항공기로 아프간 현지를 자유자재로 날아다니며 원격조종, 정찰 임무를 수행하고 미사일을 발사해 적 시설을 파괴하며 무장요원을 사살한다. 전투 현장에만 없을 뿐 그는 전투기에 탑승한 것과 똑같이 아프간에 있는 미군 지상군과 무선으로 교신하며 전투에 참여하고 있다.
이들이 매일 보는 무인 항공기의 영상은 그야말로 전쟁 영화의 한 장면보다 더 박진감이 넘친다. 그 영상이 ‘전쟁 포르노(War Porn)’라는 신조어도 만들어냈다. 전쟁 포르노란 이 무인 항공기가 날아가 적을 사살하는 장면을 담은 동영상을 말한다. 원격 조종사들은 ‘정찰기 포르노(Drone Porn)’라고도 한다. 지난해 위키리크스에 의해 공개된 영상에는 충격적인, 그러나 가슴 아픈 동영상이 있었다. 이 영상에는 2007년 7월12일 이라크 뉴 바그다드 지역에서 이동 중이던 로이터 사진기자 나미르 누르 엘딘과 운전사, 인근에 있던 이라크인 등 모두 12명이 무인 항공기의 폭격에 무자비하게 살해당하는 장면이 나온다. 동영상 속 나미르 기자는 한쪽 어깨에 카메라를 멘 채 다른 사람들과 얘기를 나누며 걸어가는데 미군이 이들의 카메라 관련 장비를 AK47 소총과 견착식 로켓포(RPG) 등으로 잘못 판단한 것이다. 공격을 받은 사람들은 형체도 알아보기 힘들 정도로 갈기갈기 찢겨 도로에 흩어졌고 일부 생존자가 겨우 기어서 움직이자 미군은 추가로 확인사살까지 했다. 그러다 지나가던 승합차가 이 부상자를 돕기 위해 섰다. 그러자 미군의 공격은 이들에게도 쏟아졌고 어린이 두 명을 포함해 구호에 나섰던 사람들까지 희생됐다. 공격이 끝나고 미 지상군이 현장에 도착하면서 장갑차가 거리에 나뒹구는 시신을 다시 한 번 깔아뭉개는 장면도 찍혔다. 이 장면이 너무 생생해 보는 사람들에게 큰 충격을 주었다.
개인적으로 필자와 알고 지내던 나미르 로이터 기자가 살해당하는 장면을 보는 것은 가슴 아픈 일이었다. 2008년 이라크 바그다드에서 필자와 만난 나미르의 아내 사라는 그 장면만 보면 남편이 너무도 가엾다며 왜 죄 없는 기자까지 죽여야 하는지에 대해 물었다. 그녀는 개인적으로 남편이 죽는 장면이 전세계적으로 흥밋거리로 보여진다는 사실이 더 슬프다고 했다.
우리는 언제부터인지 이런 전쟁 포르노를 많이 접하게 됐다. 전쟁 포르노를 사실상 처음 접한 것은 1990년 걸프전이었다. CNN방송이 걸프전을 생중계하며 지구 저편에 살고 있는 사람들까지 전쟁을 생생하게 볼 수 있게 되었다. 지금은 바로 이 무인 항공기가 이 전쟁 포르노를 더욱 발전시켰다. 걸프전 때보다 더 높은 해상도의 화질로 폭격과 그 폭격으로 죽어가는 사람들을 더욱 실감나게 볼 수 있는 것이다. 심지어는 시신이 찢겨져 나가는 모습과 건물의 잔해에서 도망가려 바동거리는 사람도 볼 수 있다.
인터넷에서도 이 잔인한 전쟁 포르노를 아주 쉽게 볼 수 있다. ‘갓워포른(gotwarporn.com)’과 같은 전쟁 포르노 전문 웹사이트뿐만 아니라 유튜브 영상에도 무인 항공기의 전쟁 포르노는 넘쳐난다. 이 영상들은 컴퓨터 게임도 아니요, 영화의 한 장면도 아니다. 무인 항공기가 아프간과 이라크, 파키스탄 등지에서 벌어진 장면을 촬영한 실제 영상이다. 미 국방부도 최근 인터넷에 전쟁 포르노를 공개하면서 전쟁 포르노는 더욱 많아졌다. 대부분의 동영상은 미군 영상공보를 담당하는 ‘DVIDS’ 의해 제공된다. 테러조직에는 경고의 메시지를 전하고 대외적으로는 미군 무인 항공기의 성능과 성과를 과시하기 위해서다. 하지만 홍보도 좋지만 어린이와 청소년까지 마치 컴퓨터 게임 보듯이 인명 살상 영상을 인터넷에서 쉽게 본다는 사실에 걱정이 앞선다. 그런 영상에 노출된 세대가 전쟁의 참상에 무감각해질 수도 있기 때문이다.
동정심 없는 학살기계
현재 아프간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의 국경지대에서도 이 무인 항공기가 활약하고 있다. 이 무인 항공기는 미국의 전쟁을 쉽고 편리하게 해주었지만 무인 항공기의 부작용은 아프간과 파키스탄에서 큰 문제가 되고 있다. 아프간에서 유독 자주 들려오는 뉴스는 미군의 공습으로 수많은 민간인이 희생됐다는 것이다. 지난해 5월 미군의 공습으로 인해 서부 파라주에서 100명 가까운 민간인이 희생된 것을 비롯해 같은 달 서부 발라 불루크 지구에서 교전 도중 미군의 공중 폭격으로 수십 명의 민간인이 목숨을 잃었다. 이 공중 폭격을 주도한 것이 바로 무인 항공기다.
무인 항공기의 공습은 무자비하다. 아프간 사람들 입장에서는 마른하늘에 날벼락 같은 것이다. 사실 지상에서는 아무리 하늘을 쳐다봐도 이 무인 항공기가 보이지 않는다. 그만큼 고도에 떠 있기에 이 공격을 피해 도망가기가 불가능하다. 헬파이어 미사일 등을 장착한 무인 항공기가 타깃을 정하고 미사일을 발사하면 그야말로 순식간에 불바다가 된다. 설사 하늘에 떠 있는 무인 항공기가 시야에 보인다 하더라도 사정거리를 벗어나기는 어렵다. 그래서 아프간과 파키스탄 사람들에게 무인 항공기는 엄청난 공포의 대상이다. 파키스탄 국경에서 취재 중인 파키스탄 지오 티비의 사미르 기자는 “미군의 공습은 갑작스럽게 무자비하게 벌어진다. 공격을 피할 수도 없다. 사람들이 아무리 ‘우리는 탈레반이 아니에요’라고 외쳐도 미군의 공습기는 가차 없이 마을 전체를 날려버린다”고 했다.
이 공포의 민간인 대량 희생을 가져오는 주범은 미군의 공습기인 무인 항공기다. 비행기 안에 조종사는 없고 비행기 자체가 로봇이다. 프로그램화된 공격지로 날아와 약속된 공격을 마치고 떠나는 기계 덩어리일 뿐이다. 멀리 미국 본토에 있는 원격 조종사가 민간인과 탈레반을 구분하기는 쉽지 않다. 그러니 아무리 밑에서 사람들이 ‘우리는 무고한 시민입니다’라고 백기를 흔들건 소리를 지르건, 이 냉정한 로봇은 조금의 동정심도 없이 계획된 임무를 완수하고 떠나면 그만이다. 그래서 아프간 민간인 대량학살을 가져오는 것이다.
미군은 마치 컴퓨터 게임을 하듯 무인항공기로 폭격을 하는 듯하다. 지난해 2월 네바다주 크리치 공군기지의 공군 특수전사령부는 프레데터 무인 항공기를 통해 보내지는 실시간 영상에서 아프간 중부 우루즈간주의 수상한 차량들을 보았다. 이 차량들이 수상하다는 정보는 무인 항공기의 영상이 제공했다는 게 미군 측의 설명이다. 이윽고 무인 항공기는 차량행렬을 폭격했다. 마침 현지에서 무장헬기도 공습을 같이 하던 중이라 미군 조종사가 육안으로 그 차량에 여성들과 아이들이 있었음을 보았다. 급히 공격을 멈추라고 교신했지만 이미 23명의 무고한 시민이 숨진 뒤였다. 이로 인해 아프간 시민들 사이에서 거센 반미시위가 일어났다. 당시 아프간 연합군 총사령관이던 스탠리 매크리스털은 이 사건에 대해 자체조사를 지시했다. 그 결과 프레데터는 문제의 차량을 단 3시간30분 동안만 추적한 것으로 나타났다. 그 짧은 시간에 이 차량이 수상하다고 판단한 근거는 무엇이었을까. 지난해 5월 공개된 이 오폭 사건에 대한 사건 보고서에는 “당시의 정보는 부정확했고 전문적이지도 못했다”고 나와 있다. 미국 본토의 크리치 기지에 있던 원격 조종사들도, 이 작전을 같이 수행했던 아프간에 있는 미군들도 이 정보를 정확하게 분석하려 하지 않았던 것이 23명의 무고한 생명을 앗아간 것이다. 비록 매크리스털 사령관이 네바다 크리치 기지의 미군 등 책임자급 4명의 문책을 지시했지만 죽은 희생자들의 목숨을 되돌릴 수는 없었다.
민간인 희생은 부수적 손해?
아프간에서 전쟁을 수행 중인 미군들.
미군은 무인 항공기에 의한 오폭이 일어나 무고한 아프간 시민들이 희생되었을 때 민간인 희생을 뜻하는 ‘Civilian Casualty(민간인 희생)’라는 표현대신 ‘Collateral Damage(부수적 손해)’라는 표현을 써왔다. 미군이 아무리 외과수술 같은 정밀타격을 할 수 있는 최첨단 군사 장비와 로봇을 가지고 있다 하더라도 현실은 그렇지 않다. 아프간에서만 무고하게 죽은 민간인의 숫자가 수만명에 달한다는 사실은 이를 방증한다. 기계나 로봇이 정밀 타격을 할 수 있지만 이 기계와 로봇을 다루는 군인들이 잘못된 정보를 가지고 판단해 무인 항공기에 지시하면 이렇게 남의 결혼식에 미사일을 퍼붓거나 아이들 통학 버스를 공습하는 결과를 가져오는 것이다.
아프간뿐만 아니라 파키스탄에서도 무인 항공기에 의한 민간인 희생이 날이 갈수록 늘어간다. 2004년부터 CIA는 파키스탄과 아프간 국경지대에 은신하고 있는 알카에다와 탈레반 지도자들을 암살하기 위해 무인 공습을 늘렸다. 공습 횟수가 늘어갈수록 오폭 횟수와 민간인 희생도 급증했다. 직접 바로 눈앞에서 봐도 민간인과 탈레반이나 알카에다가 구분되지 않는다. 탈레반이나 알카에다가 유니폼을 단체로 맞춰 입고 다니는 것도 아니고 인종이 다르거나 무슨 표시를 하고 있는 것이 아니기 때문이다. 민간인도 터번을 두르고 탈레반도 같은 민간인 복장이다. 간혹 총기를 소유하고 있느냐 없느냐로 구분한다는 미군도 있다.
하지만 아프간이나 파키스탄에서 총기는 집집마다 가지고 있는 필수 생활용품이나 마찬가지다. 아이들도 총을 들고 나와 가지고 놀고 축포도 쏘는 다용도 가정 상비품이다. 그런 사실을 잘 모르는, 수천 ㎞ 떨어진 미 본토의 미군이 무인 항공기가 찍은 영상을 보고 민간인과 알카에다나 탈레반을 구분할 수 있다는 것은 말이 되지 않는다. 2009년 미군이 무인 항공기로 파키스탄 탈레반 최고지도자 바이툴라 메수드 폭격에 성공했다. 그러나 독일의 슈피겔지는 “그렇게 미국이 숙적을 제거했지만, 문제는 그가 사망하기까지 15차례나 엉뚱한 곳을 파괴해야 했다는 점이다”라고 보도했다. 그 15차례의 오폭으로 희생당한 민간인 숫자만 100여 명이 넘어간다.
미국의 정치 싱크탱크인 ‘뉴 아메리카 파운데이션’은 2004년 이후 현재까지 파키스탄에서 발생한 무인기 공격으로 인한 사망자만도 1435~2283명으로 추정되며 이들 중 5분의 1 가량이 무고한 일반 시민이라고 분석했다. 파키스탄 수도 이슬라마바드에 있는 비정부기구 ‘갈등감시센터(CMC)’는 무인 항공기의 오폭으로 인한 피해자 대부분이 일반 시민이라고 분석하기도 했다.
민간인 피해 심각
이 일반인에 대한 오폭은 반미감정을 불러왔다. 아프간은 물론이고 파키스탄에도 이 무인 항공기 때문에 생긴 반미감정이 하늘을 찌른다. 이 무인 항공기의 폭격에 반대하는 시위가 연이어 파키스탄의 대도시에서 일어났다. 지난 5월 빈 라덴 사망 이후에는 파키스탄과 미국의 외교관계가 악화됐다. 미국이 파키스탄 정부에 사전 통보도 하지 않은 채 현지에 은둔한 빈 라덴을 사살하는 군사작전을 감행하자 주권 침해로 신뢰를 저버렸다며 정부와 시민 모두가 반발한 것이다. 파키스탄의 차우드하리 아흐메드 무크흐타르 국방장관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국경 인근의 샴시 공군기지에 미국 측의 비행을 전면 금지했다고 발표했다. 이 샴시 공군기지는 그동안 CIA가 알카에다와 탈레반을 소탕하기 위해 무인 항공기를 출격시키던 공군기지다. 파키스탄은 미국에 이 기지에 있던 인력을 철수하고 종전에 설치한 시설물도 철거하라고 통보했다.
파키스탄은 애초 미국의 ‘테러와의 전쟁’에 적극적으로 협력한 동맹이었다. 하지만 자국에서 그 누구도 모르게 벌어지는 미군의 군사작전이 파키스탄 정부와 시민들의 감정을 건드린 것이다. 그러나 미 정부는 그동안 파키스탄에 제공해오던 군사지원금의 상당액을 삭감하겠다고 발표하면서 두 나라의 갈등이 극에 달해갔다. 이 와중에 미국은 지난 7월12일 하루에만 총 4번에 걸쳐 파키스탄 국경에서 무인기로 공습을 해 최소 48명이 사망했다. 지금도 무인 항공기는 아프간과 파키스탄의 상공에서 폭격을 멈추지 않고 있다.
민간인 대량 살상 논란에도 불구하고 미국은 올해 사상 처음으로 실제 전투기 조종사보다 무인 항공기 조종사를 더 많이 배출할 것이라는 전망이다. 현재 미군에는 늘어가는 무인 항공기 원격 조종사 수요를 감당할 정도로 전투기 조종사가 많지 않기 때문이다. 그래서 미 정부는 굳이 전투기 조종사가 아니더라도 더 많은 원격 조종사를 훈련 발탁해 이 늘어가는 수요를 채울 예정이다. 이제 원격 조종사는 미 공군의 찬밥이 아닌 떠오르는 새로운 유망 분야다. 위험한 전장에 갈 필요 없이 집에서 출퇴근하며 전쟁을 할 수 있다는 점도 그들에게 매력적이다. 또한 공군 관계자에 의하면 준장 진급 심사위원회가 무인 항공기 비행단 지휘 경험이 있는 대령 대신 그런 경험이 없는 대령을 진급시키기가 상당히 어려워질 것으로 보인다.이제 무인 항공기 원격 조종사 출신 조이스틱 공군 참모총장 출현도 머지않은 듯하다.
무인 항공기가 현대전에 가져온 변화는 가히 획기적이다. 영화처럼 로봇인 무인 항공기는 전쟁의 필수품이 되었다. 물론 이 로봇무기를 운영하는 측은 희생을 줄일 수 있지만 상대방은 오히려 가혹하리만큼 심각한 피해를 당하고 있다. 영화 ‘터미네이터’에서처럼 스스로 판단하고 행동하는 인공지능 로봇이 언젠가는 세상에 등장하겠지만, 현재는 무인 항공기 같은 전쟁 로봇이 윤리성 논란의 중심에 서 있다. 미군이 로봇과 같은 첨단 무기들로 무장했지만 폭격으로 가족들을 잃은 아프간과 파키스탄 사람들은 갈수록 미국에 등을 돌리고 있다.
오바마 대통령이 노벨평화상을 탄 이후에도 이 무인 항공기는 민간인들을 향해 폭격을 가했고 오히려 오바마 정부에 들어서서 무인 항공기 수요가 날로 증가하는 추세다. 그 용도와 종류도 다양해져 이제는 벌새 모양의 무인 항공기까지 개발되었다. 곤충을 전투에 활용할 수 있는 하이멤스(Hi-mems) 프로젝트도 진행 중이다. 살아 있는 곤충에 전자칩을 이식해 조종한다는 것이다. 혹시 우리가 뒷마당에 서 있는 것을 무인 항공기가 지켜보는 것은 아닌지, 우리 앞에 날아다니는 참새와 뜰 안에 있는 귀뚜라미가 무인 항공기는 아닌지 하는 우려가 현실이 아니길 바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