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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라 먹여 살린다더니 MB정권 신성장동력 ‘낙제점’

  • 이한음|과학칼럼니스트 lmglhu@hanmail.net

나라 먹여 살린다더니 MB정권 신성장동력 ‘낙제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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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우리나라에서 세계 제일의 전자회사나 조선소가 나오게 된 것은 과거 정부가 신기술 개발에 혼신의 힘을 다한 데 따른 결실일 것이다. 언론의 조명을 별로 받지 못해서 그렇지 이명박 정부의 신성장동력 정책도 우리나라의 미래 운명을 좌우하는 중차대한 일이다. 이 정책이 제대로 진행되고 있는지 짚어봤다.
나라 먹여 살린다더니 MB정권 신성장동력 ‘낙제점’

지난 4월14일 열린 청와대 신성장동력 강화전략 보고대회.



정부는 2009년 1월 17개 과제를 신성장동력으로 언론에 제시했다. “세계 금융 위기를 극복하고 선진국으로 도약할 발판을 마련하기 위해서”라고 했다. 녹색 기술 영역에서 6개 분야, 첨단 융합 영역에서 6개 분야, 고부가가치 서비스 영역에서 5개 분야가 선정됐다.

지난 4월 정부는 그동안의 성과를 점검하는 보고회를 열었다. 기업 쪽은 아직 투자, 제도 개선, 인력 확충, 세제 지원이 미흡하다고 말했다. 정부는 개선 방안을 내놓겠다고 했다. 알맹이 없는 그렇고 그런 이야기로 땜하는 것으로 받아들여진다. 정부는 대기업이 이차전지, 태양광, 바이오시밀러 분야에 대규모 투자 계획을 내놓고 있다고 자평했다. 그러나 전체적으로 신성장동력이 아직 낙제점 상태이며 과학적·상업적 성과 없이 말의 성찬에 머물고 있다는 인상을 지울 수 없다.

과학적 성과 없는 말의 성찬

정부 역시 ‘아무래도 눈에 띄는 성과를 국민 앞에 내보여야 한다’고 생각하는지 17개 분야 중 10개 분야를 집중 추진할 예정이라고 한다. 10개 분야는 9월까지 확정지을 계획이다. 고부가가치 신기술을 수년 내 마련할 수 있다면 지구상에 선진국이 못 될 나라가 없겠지만 그래도 현 정부의 신기술 육성은 그 열정이나 성과에 있어 과거 정부보다 한참 뒤처진다는 이야기가 나온다.



먼저 신성장동력 중 녹색 기술 영역을 살펴봤다. 신재생 에너지, 탄소 저감 에너지, 고도 물 처리, LED, 그린 수송 시스템, 첨단 그린 도시 등 6개 분야가 속해 있다. 이 중 신재생 에너지의 비중이 가장 높다.

통계를 보면 신재생 에너지 분야의 성장은 고무적이다. 지난 3년 사이 매출이 6.5배, 수출이 7.3배, 민간 투자가 5.1배 증가했고, 고용도 3만명 늘었다. 정부는 전체 에너지에서 신재생 에너지가 차지하는 비율을 현재의 2.5%에서 2030년까지 11%로 늘릴 예정이다. 내년부터 발전기관은 발전 용량의 2%를 신재생 에너지로 채워야 하므로 태양광, 풍력, 조력 산업이 점점 커질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이 분야의 발전은 신기술 개발에 따른 것이라기보다는 세계 정세의 변화에 힘입은 바 크다. 중동의 정치 불안, 석유 매장량 감소, 유가 상승, 온난화 등으로 세계는 재생 에너지 비중을 높이고자 애쓴다. 중국은 화력발전소를 짓는 데에도 열심이지만 재생 에너지 발전량을 늘리는 일에도 앞장서고 있다. 한국 총 발전용량의 거의 2배인 약 130기가와트 풍력 단지를 조성할 계획이다.

유럽도 마찬가지다. 덴마크는 2025년까지 전기의 50%를 풍력에서 얻을 계획이고 스코틀랜드는 2020년까지 전기의 80%를 재생 에너지원에서 충당하겠다고 했다. 독일은 전기의 8%를 풍력에서 얻고 있으며 그밖의 재생 에너지원 비중도 높다. 미국도 재생 에너지원 확대에 애쓴다. 공화당의 반대로 사막에 대규모 태양광 발전 시설을 조성하려는 계획이 차질을 빚고 있지만, 인터넷 기업인 구글이 재생 에너지원에 투자하는 등 민간과 지역 차원의 투자가 활발하다.

뒷걸음치는 신재생 에너지

그러니 세계 전체로 보면 우리는 뒤처진 셈이다. 물론 신재생 에너지의 종류가 다양하므로 모든 분야에서 낙후된 건 아니다. 규모로 볼 때 조력발전은 우리가 앞서간다. 시화호 조력발전소는 세계 최대 규모다. 이 외에도 4곳에서 조력발전소가 건설될 예정이다. 문제는 조력발전에 적합한 해역이 갯벌이 발달한 곳과 주로 겹친다는 것이다. 즉 조력발전소는 갯벌을 파괴할 가능성이 높다. 갯벌 보호를 위해 조력 발전에 반대하는 환경운동도 벌어지므로 건설이 난항을 겪을 여지가 많다.

태양전지 분야도 대기업을 비롯해 국내 기업들이 가장 적극적으로 투자하는 영역에 속한다. 세계 태양전지 생산량은 연간 50%씩 증가해왔다. 지금은 미국이 선두지만 미국의 경제 상황과 생산비를 감안할 때 곧 중국이 세계 최대 생산국이 될 것으로 보인다. 현재 태양전지 생산 세계 1, 2위는 중국 기업이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기업은 더 고효율의 태양전지를 개발하느라 애쓰고 있다. 2015년이면 발전 단가가 화석연료와 같아지는 이른바 그리드 패리티에 이를 것이다. 태양광이 강한 사막 지역은 이미 그리드 패리티에 이르렀다.

문제는 공급 과잉 징후가 보인다는 점이다. 여기엔 세계 경제 상황이 좋지 않은 탓도 있다. 독일, 이탈리아 등 태양광 발전에 앞장선 나라는 재정 적자 때문에 보조금을 삭감하고 있다. 보조금이 줄면 태양전지 설비도 그만큼 줄어들 수밖에 없다. 이것은 대부분의 신재생 에너지원이 공통적으로 안고 있는 난관이기도 하다.

유기 발광 다이오드(LED) 분야도 공급 과잉이라는 비슷한 문제에 시달리고 있다. 주된 이유는 경기 침체로 LED를 이용한 주요 제품인 TV의 판매량이 저조한 탓이다. 제조사들은 LED 조명 쪽으로 활로를 모색하고 있지만 기존 조명과의 가격 차이가 너무 커 공공기관에 설치되는 것을 제외하면 보급률이 낮다. 국내 보급률은 2007년 1% 미만에서 2010년 2.5%로 오른 데 그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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