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MBC 간판 프로그램 ‘유재석 김원희의 놀러와’를 7년째 진행 중인 김원희(39). 그녀는 말초신경을 자극하는 섹시한 타입도, 보호본능을 자극하는 청순가련형도 아니다. 대신 가식이라고는 조금도 찾아볼 수 없을 만큼 솔직하고 구김살이 없다. 방송에서든, 사석에서든 주변을 유쾌하게 만드는 분위기 메이커라고나 할까.
태양이 작열하던 8월 말 오후, 꼭 6년 만에 다시 만난 그녀는 그 모습 그대로였다. 어른 손바닥만한 얼굴은 여전히 깜찍했고, 피부는 구릿빛 광채를 내뿜었다. 무엇보다 전혀 녹슬지 않은, 재치 있는 입담이 반가웠다.
그런 그녀에게서 이상 징후를 감지한 건 만난 지 10여 분쯤 지나서다. 목이 잠겨 쉰 소리와 코맹맹이 소리가 뒤섞여 나왔다. 편도선이 심하게 부은 탓이었다. 그런데도 그녀는 카메라 앞에서 시종 환한 미소로 일관했다. 멋진 앵글을 연출하려고 축축한 소파에 앉는 수고도 마다하지 않았다. 이제야 조금 알 것 같다. 그녀 주변에 늘 사람이 들끓고, 진행하는 프로그램마다 장수하는 이유를.

